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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1/2014

제주 이주 – 나도 그들처럼

가장 좋아하는 가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바로 어떤날이라고. 거기엔 조동익이 있다
어떤날은 1989 2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이병우는 오스트리아 빈 국립대학으로 학위를 받으러 떠나 클래식기타과를 수석 졸업을 했다. 그러는 동안 조동익은 우리 곁에서 홀연 사라졌다. 그리고 어느 날 그가 제주에 머물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와 오랜 음악적 친구이자 정신적 동료인 장필순과 함께 말이다.
그 소식에 난 너무 부러웠다. 나도 그들처럼, 그렇게 내가 원하는 삶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오랜 준비와 기다림 끝에 이제는 제주에 머물고 있다. 
처음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우린 서로 의지하고 함께 사랑하며 살 것이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애월의 2014년 마지막 밤이 저물어 간다.


모두 행복한 2015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2/30/2014

[음악] 제주 이주 - 애월낙조

참 오래 기다리던 노래다.
재즈 피아니스트 임인건이 곡을 쓰고 들국화의 최성원이 가사를 붙였다. 하지만 장필순의 목소리에 묻어있는 조동익 스타일은 숨길 수 없는 법.
내가 살고 있는 이곳, 애월을 노래한다.

제주 이주 - 학교 이야기

학교가 숨을 쉰다. 아이들이 학교에 맞추는 게 아니라 학교가 아이들을 맞춘다. 도시에서 매달 내던 우유 대금이 여기에서는 필요 없다. 학교 급식이 아주 맛있다고 한다. 방과 후 수업 중, 바이올린 같은 악기는 학교에서 제공한다.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이 있고, 만 오천 원이다. 영어교육은 또한 어떠한가. 원어민 한 명과 보조교사 한 명이 참여하고 학기 중에는 주 3, 방학 중에는 주 4회 수업을 한다. 물론 공짜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런 것들이 사소한 일일 수 있다. 그렇다. 아주 사소한 일들이다. 하지만 이 사소한 것들을 누리며 이곳 제주에 머물고 있는 현재가 난 고맙고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그것을 난 희망이라 말하고 싶다. 그런 희망은 모두의 마음속에 있다. 꺼내자. 마음속에 담겨 있는 그 희망 하나 하나를...

12/09/2014

제주 이주 - 마을 사람들

집 앞 양배추밭 사잇길을 걸어가던 중에 떠돌이 개가 정면에서 뛰어왔다. 순간 당황해 할 때, 옆 밭에서 일하시던 할망이 돌을 던지며 물리쳐 주셨다.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저쪽 집으로 이사 왔습니다' 했더니 할망은 바로 앞 골목 안쪽에 사신다고 했다. 
해 질 무렵,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나가보니 아침에 뵈었던 앞집 할망이다. 두 손에 들고 계신 콜라비를 내밀더니 '한번 먹어보간~'하셨다. 어떻게 먹는지도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
아직 남아있는 시골인심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 하루.

11/06/2014

맛있는 제주 이야기 5 – 방어회

바로 지금부터 시작이다. 방어회가 맛있어지는 시기다. 사실 붉은빛의 생선살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11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때 잡히는 방어는 다른 어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소하다. 기름기가 살짝 많지만, 광어와 그리 다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부위별로 다른 색이고 맛 또한 다르다. 참치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냉동이 아닌 활어로 그와 비슷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다만 7kg 이상의 대방어와 중방어의 맛은 달라도 너무 다른 게 문제다. 7kg 이상의 대방어를 먹으려면 일단 인원이 많아야 하는데 그게 좀 어렵다. 어렵긴 하지만 가끔 대방어를 잡아 부위별로 나누어 한 접시씩 파는 횟집들도 있으니 그 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방어회가 느끼하다 느껴진다면 무순이나 생 와사비와 함께 먹어보시라. 새로운 맛의 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11/05/2014

제주 이주 준비 – 이사짐

결정은 났다. 이제 정리하기만 하면 된다. 그런데 도시에서만 살던 녀석이 시골구석으로 내려가려니 신경 쓸 게 많다. 무엇부터 챙기고 준비해야 하는지 좀 막막하다. 이사도 해야 하고 아이 전학도 시켜야 하고 현재 하는 일도 적당히 갈무리하고 내려가야 하는데 어디 먼저 손을 대야 할지 걱정이다. 아무튼 한 달 정도 남은 기간 철저히 준비하기로 한다. 어차피 계획대로 모든 게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계획이 없다면 배가 산으로 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사업체는 몇 군데 견적을 받았다. 신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 평균 가격은 250만 원 전후다. (5톤 기준) 이것도 제주 열풍으로 가격이 높아져 있다. 조금 저렴하게 이사를 하려고 화물운송을 알아봤는데 차량 가격만 140만 원이고 인부와 포장은 직접 해야 한다. 사다리차, 인부, 포장재료 등을 어림잡아 따져보니 포장이사와 20~30만 원 차이다. 약간 고민은 되지만 다른 신경 쓸 일들도 많으니 속 편하게 포장이사로 결정이다.

10/17/2014

제주 이주 준비 - 나를 허락한 제주

제주에 게스트하우스는 300개가 넘는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게하보다 육지 사람들이 내려가 만든 게하가 더 많다. 불과 3~4년만에 이렇게 늘어났다. 그만큼 제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사람들이 현실을 외면하도록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프레임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잠시지만 여러번, 제주에 머물며 육지에서 내려온 사람을 여럿 만났다. 가족과 모두 함께 내려와서 천천히 사는 분들도 있었고, 가족은 육지에 있지만 홀로 내려와 지내는 분도 있었다. 혹은 아직 젊은 친구들은 그곳을 자신의 땅으로 가꾸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았다. 나 역시 그곳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은 차고 넘치지만, 생각만큼 쉽게 움직여지지 않아 늘 힘들었다. 어쩌면 그 긴 시간동안 제주가 나를 허락하지 않은 건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흙을 밟으며 자라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차일피일 지내다보니 정작 아이가 놀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도 고민 내일도 고민뿐이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머물곳을 구한 지금, 이런 걱정은 없다. 다만 이제 그곳, 제주에서 어떤 살이를 해볼까하는 새로운 고민만 있다. 그저 행복한 고민일지는 스스로 자문하면서 말이다.

10/10/2014

제주 이주 준비 - 집 구하기



시작은 단순했다. 편안하게 지내던 회사생활이 갑자기 무료해졌다. 다른 직장을 구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그냥 멀리 떠나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냥이었다.
2003. 처음 알아보던 지역은 인간의 생체리듬에 가장 적합한 해발 700m 정도에 자리잡은 곳. 강원도 평창, 둔내 지역이었다. 대략적인 사전조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돌아다녔다. 우여곡절 끝에 적당한 땅을 찾았고 계약을 하려던 마지막 단계에서 일이 틀어져버렸다. 아무리 가고 싶은 일이라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엔 찬성하던 사람이 마지막 단계에서 결사 반대를 하길래 마음속에서 덮어버렸고 다시 회사를 다녔다. 지금은 그 지역 땅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2008. 일년에 한두 번 다녀오던 곳이었다. 제주였다. 다녀오면 그리워 다시 가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이젠 내 일을 하고 있으니 움직이기도 편하고 또한 반대할 사람도 없다. 혼자 결정하면 된다. 수 차례 내려가 몇 날 몇 일씩 지내기를 수십 번. 마침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뼈 속까지 느껴졌다. 그때부터 준비를 했다. 적당한 지역을 찾아 돌아다니며 시세를 알아봤다. 나름 계산을 해보고 결정하고 계약을 하려 하면 가격이 달라져있었다. 기분이 나빠 흥정도 안하고 다른 집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마찬가지였다. 맘에 드는 집을 발견하고 계약을 하려 하면 집 값을 올려버렸다. 더럽고 치사해서 알아보던 일을 멈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겠지 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 판단이 틀렸다. 집값은 계속 올랐다. 이젠 소위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렸다.
2014. 여전히 제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미 오를 데로 올라서 말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그래도 살고 싶다. 다시 돌아다녔다. 무작정 리사무소, 초등학교를 돌아다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마침내 찾았다. 몇 년 전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가격이지만 그래도 나름 마음에 드는 집이다. 이제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된다. 이번에는 무사히 넘어갈 수 있겠지?

10/07/2014

제주답지 않은 제주 이야기 1 – 최xx 빵다방

요즘 제주의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한 집이 아닐까 싶다. 예전부터 제주도라 하면 일반적으로 관광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제주 음식=비싸다라는 공식이 성립되어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식당은 아직 저렴하고 푸짐하다
그런데 요즘 시쳇말로 육지 것들이 들어와서 제주를 마구잡이로 망가뜨리고 있다. 한술 더 떠서 육지 것이 보기에도 너무 비싸게 팔고있다. 서울 특급호텔의 빵 가격보다 더 비싼 느낌이랄까2008년부터 시작된 제주 열풍이 제주의 집값은 물론이고 물가를 한껏 띄워놓았다. 물론 방송 탓도 있지만 그 중 한 몫하고 있는 게 육지 것들의 탐욕이 아닐까? 요즘 들어 달라지는 제주의 속살을 보고 있자니 쓴 소리 한마디를 하고 싶다. 이건 아니잖아!!!

9/26/2014

맛있는 제주 이야기 4 – 겡이죽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먹거리가 있다. 육지의 여느 바닷가에서도 흔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지만 아직까지 육지의 어떤 음식점에서도 보지 못했다. 바로 겡이죽이다.
겡이란 제주 방언으로 를 말한다. 갯바위 틈새에서 살고 있는 작은 겡이를 삶아 곱게 갈아 채에 걸러서 죽을 쑤는 것이다. 색깔은 전복죽보다 조금 더 갈색으로 은근히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흔히들 제주에 가면 전복죽을 많이들 찾는데 전복죽은 집 근처에서 흔하게 먹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굳이 제주까지 가서 찾는다는 건 아쉬운 일이다.

긴 꼬챙이 하나와 장갑을 준비하여 갯바위 틈에서 갱이를 잡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다. 혹시 아이들이 있다면 더 없는 자연놀이다. 먹기 위해 잡는 게 아니라면 잡은 후에는 다시 바다의 품으로 돌려주는 일도 잊지 말자. 하찮은 미물이더라도 함께 살아가는 세상 아닌가!

9/25/2014

맛있는 제주 이야기 3 – 무늬오징어 회

 오징어의 종류는 참 다양하다. 우리가 흔히 말려 먹거나 회로 즐기는 오징어가 있다. 그리고 이보다 조금 더 부드럽고 하얀 육질을 가진 녀석이 한치다. 또 다리가 짧고 등판에 납작한 뼈 조직을 가진 갑오징어도 있다. 회로 먹을 때 오징어나 한치보다 맛있는 게 갑오징어다. 그런데 이건 무늬오징어를 먹어보기 전에 하는 말이다. 일단 무늬오징어는 육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쫄깃하여 식감이 좋다. 물회를 만들어 먹을 때도 연한 맛을 원한다면 한치가 좋지만 약간의 씹는 맛을 선호한다면 무늬오징어 물회가 제격이다.

무늬오징어는 난류성 어종이라 제주도에서만 잡혔지만 이제는 남해나 서해에서도 잡히고 있다. 낚시를 좋아하는 일인이라 먼 제주도가 아닌 서울과 가까운 바다에서 잡을 수 있다고 하니 입가에 살짝 미소가 스치고 지나가지만 그만큼 지구의 수온이 올라갔다는 증거라 마냥 즐거워할 일은 아니다. 해가 짧아지는 이때부터 제주도 연안에 무늬오징어가 잡힌다. 저녁 시간 방파제에서 야광 에기를 달고 싱싱한 무늬오징어 한 마리 낚아보는 건 어떨까? 미터급 크기를 잡는다면 더 없이 행복한 저녁시간이 될 것이다.

9/24/2014

맛있는 제주 이야기 2 – 문어 숙회



제주하면 생각나는 먹거리가 무얼까? 전복, 옥돔, 말고기, 오분자기 등 많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문어다. 예전에는 전복이 유명했지만, 완도의 전복 양식에 밀려 제주의 전복은 그저 해녀 할망들이 채취하는 자연산이라는 의미로 퇴색된 듯하다. 오분자기는 개체 수가 많이 줄어 지금은 전복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고, 옥돔도 수입이 많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문어는 서해를 제외한 전역에서 아직 많이 잡힌다. 동해 문어는 참문어로 다년생이고, 제주 돌문어는 낙지와 마찬가지로 한해살이를 한다. 그래서 봄과 초여름 돌문어는 크기가 작다.두 종류 모두 맛있기는 하지만 돌문어가 조금 더 씹히는 맛이 있다.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때가 본격적인 문어 철이다. 크기도 적당하게 크다. 요즘 활문어가 kg 2만원 정도 하지만 포구에서 조금 더 저렴하게 직접 구매도 가능하다. 지역 오일장에서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하니 가을이 더 영글기 전에 문어 숙회 한 접시는 어떨까?

9/23/2014

맛있는 제주 이야기 1 – 뿔소라 회

 금어기가 끝나고 여름이 지나갈 무렵부터 뿔소라가 나오기 시작한다. 대부분 바다 생물들이 그렇듯 가장 맛있을 때가 찬바람이 솔솔 불어올 때다. 추석이 지나고 마침 제주에 일을 보러 내려갔더니 뿔소라가 눈에 띈다. 마트에서 kg8천원이다. 껍질 손질하기가 고생스럽지만, 회 맛을 아는 사람은 그 수고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뿔소라는 전복이나 참소라와 다른 색과 맛이다. 약간 발그스름한 색은 여간 미각을 돋우는 게 아니다. 또한, 오도독하게 씹히는 질감이 가위 일품이라 할만하다.

아직은 찬바람이 덜 불어서인지 서쪽 한림 아래쪽에서 보인다. 작은 포구에 들어오는 배에서 내리는 뿔소라가 300kg 정도니 조만간 제주 전역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0/17/2011

북촌마을

어느 나라든지 아픔의 역사가 있다. 체코의 프라하를 가면 중앙광장에 아직도 '프라하의 봄'을 기억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체 게바라'로 알려진 쿠바혁명도 있다.
물론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우리에겐 수많은 아픈 역사가 있다. 그것도 외세에 대한 저항보다는 내부적인 탄압과 억압에 의한 일들로 말이다.
5.18 민주화운동, 4.19 항쟁, 부마항쟁, 4.3 항쟁 등 열거할 수 없을만큼 많은 일들이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정확히 알고 있는건 없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 시대에 일어났던 일이거나 아니면 철저한 언론통제와 왜곡에 의해 감춰져있던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주 4.3 항쟁도 그런것 중 하나가 아닐까?
4.3 항쟁에 대해서는 현기영 작가가 쓴 '순이삼촌'이라는 책이 있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책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4.3 항쟁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되어있던 기억이 난다.

조천읍 북촌리에 가면 '너븐숭이 4.3 기념관'이 있다. 북촌은 당시 마을주민 700여명중 443명이 희생되었고 단 하루에 남녀노소 할것없이 300여명이 학살당한 지역이다.
단 하루동안 300명이 넘는 주민이 집단학살당한 이 너븐숭이에는 당시 영문도 모른채 죽은 2~3살 애기무덤들이 아직 남아있고, 그 아픔을 위로하기위한 비석들이 앞에 줄지어 서있다.

아픈 역사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 자유를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하지만 그런 아픈 역사앞에 잔인한 만행을 저지르고도 부끄럼없이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 그런 그들과 함께 아직도 부디끼며 살아야 한다는게 부끄럽다.
언제쯤 이런 잘못된 일들이 바로잡힐 수 있을까? 그런 날이, 그런 세상이 올수 있을까?

10/14/2011

제주 낚시 3

제주 낚시의 가장 큰 특징은 육지와 다르게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만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생각하는게 육지에서 쉽게 잡을수 없는 돔 종류가 나온다는게아닐까 싶다.
제주에서는 감성돔, 참돔, 자리돔 그리고 벵에돔이 잘나온다. 감성돔과 참돔은 낮은 수온을 좋아하고 벵에돔은 수온이 따뜻할때 많이 나온다. 그래서 온난한 해양성 기후의 제주에서는 연중 벵에돔을 만날수 있다.
대부분의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벵에돔을 만날수 있지만 그중 한곳을 콕 찍어 추천하라면 단연 북촌리 작은방파제를 추천한다.
현지인에게 들은 정보로는 비가내릴듯 흐린날이면 벵에돔이 연안으로 붙는다고 한다.
비가올듯 흐린날이면 조천읍 북촌리 작은방파제에는 어김없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는 사실~

10/13/2011

동전 보관함

외출하고 돌아오면 주머니에 동전이 몇개씩 들어있다. 주로 카드를 사용하지만 그래도 현금을 쓰는일도 생기기때문이다. 주머니에 동전이 들어있으면 짤랑거리고 여간 성가신게 아니라서 들어오자마자 저금통에 다 넣어둔다.
그런데 내가 쓰는 저금통은 뚜껑이 달린 상자라서 저금통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동전 보관함이라고 부르는게 어울릴듯하다.
이렇게 몇달간 동전을 모으다 어느날 열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동전에 놀라고는 하는데, 오늘은 오랫만에 얼마나 들었나 한번 세어보았다.
동전을 세고 있는데 마침 아들이 들어오더니 "와~ 아빠 부자다!" 하는거다.
아들한데 용돈 줘본지도 한참 된거 같아서 기분으로 "한주먹 쥐어봐~" 했더니 기분좋게 웃으며 상자에 손을 집어넣더니만 한움큼을 집어낸다.
예전에는 손이 작아서 조금 쥐었는데 이제는 제법 큰건지 주먹이 묵직할 정도로 집어올린다. (음.. 이거 치사하게 다시 내려놓으라고 할수도 없고..ㅠ)
"아들 저금통에 넣어두었다가 은행에 넣기다~" 말은 했지만 또 지난번처럼 저금통을 털어서 딱지를 사는게 아닐까 걱정이였는데, 자기 저금통에 다 넣고 와서는 "저거 다 모아서 아빠 제주도 또 보내줄께~" 이런다.
이런 기특한 녀석을 두고 괜한 걱정을 한 못난 아빠.. 바로 나다.^^;

10/12/2011

강정마을, 구럼비

끝내 구럼비가 깨졌다. 1.2km에 달하는 하나의 바위덩어리가 너덜너덜 조각이 되어버렸다.
제주에서는 제를 올리거나 기원을 할때 바닷가 바위 제단을 사용한다. 그중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이 바로 구럼비 바위다. 하지만 이 구럼비가 한낱 인간의 탐욕에의해 파괴되었다.
구럼비 파괴를 그렇게 막으려고 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공권력앞에 폭력당하고 구속당했다. 평화의 축제를 하겠다는 동네에 서울/경기 기동대을 포함한 전투경찰 1000여명이 봉쇄해버렸고 그것도 모자라 살수차까지 옆에 동원해 둔 공권력이었다.
유네스코 보전지역이라서 개발을 해서는 안된다는건 아니다. 멸종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가 서식하는 곳이라서 개발하면 안된다는게 아니다. 선사 유물이 발굴되어 역사적 가치가 있어서 개발을 중지하라는게 아니다.
다만 어떤 지역을 개발하려면 다각도에 걸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것은 물론이거니와 개발이익, 편의성,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개발과 보존사이에 더 유리한것을 선택해야한다. 지역주민의 의견수렴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무시한채 그냥 힘으로 밀어붙인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던 초기 계획은 없어지고 높다란 담장을 둘러싸고 안에서는 해군이 지키고 밖에서는 경찰병력이 지킨다. 자기들의 왕국을 건설하려는듯이 말이다.
최종 목표는 이지스함급 구축함 15대를 동시에 정박할수 있는 규모의 해군기지 건설을 한다고하는데 그렇다면 이건 우리나라 해군기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이지스함은 3척뿐이니까.

동네주민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를 증오한다. 올레 7코스인 마을은 경찰병력이 이중삼중으로 막고있어 올레꾼들이 지나가기에도 뻘쭘하다.
경찰과의 사소한 말다툼 욕지거리는 흔한일이 되어버렸다. 공사방해라는 이유로 벌금을 내거나 경찰에 무참히 연행되어 가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얼마전에는 칠순의 신부님도 덤프트럭을 3분 막았다고 닭장차에 실려 연행되었다.
종교인이자 환경운동가 한분은 SSU 대원들에게 물속에서 폭행을 당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일까지 벌어졌다.(강정마을 SSU, 민간인 폭행)
왜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뿐이다.

온나라에 강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
대화와 소통이 사라진 시대.
반대가 있다면 무조건적인 공권력 투입과 진압.
나는 지금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 도륙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아프고 신음하는 땅, 그런 대한민국에 살고있다.

▶▶알파뉴베리4세 구럼비 사진

10/11/2011

제주, 맛집 3

방주할머니식당 (조천읍 선흘리)
아드님이 직접기른 콩으로 만든 고소한 해수두부와 도토리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자극없이 고소한 맛을 원할때 좋을듯 하다. 두부전골 7k

하나로국밥 (서귀포시 중문초교 옆)
도로변에 있는 조그만 식당이지만 개인적으로 동문시장 국밥보다 한수위라고 생각된다. 해물된장 6k, 순대국밥 5k

또오마 (서귀포시 천지동)
비빔밥 한가지 메뉴다. 양푼에 반찬을 먹을만큼 담아 자리에 앉으면 계란후라이, 국, 간장게장이 나온다. 간장게장을 더 달라고하면 인심좋게 한그릇 가득 담아준다. 간장게장을 좋아한다면 들려볼만 하다. 비빔밥 6k

5월의 꽃 (한경면 저지리)
무인카페로 간단한 차종류를 마실수 있다. 커피메이커가 4대있고 엽차종류도 다양하다. 냉장고에는 쥬스도 있다. 다 먹고는 설겆이는 셀프로 한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나올때 작은 정성만 보이면 된다.
이런 무인카페는 서부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곳들을 편안하게 방문하고 계속 유지되려면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방문하기를..


준반점 (함덕해수욕장 해변 앞)
이곳은 완전 비추다. 왠만하면 나쁘다는 평가를 안하는데 이곳은 써야할듯하다. 맛은 물론이고 서비스에 있어서 완전 엉망이다.
손님이 식사중인데 카운터에서 자연스럽게 손톱을 깍는다. 단무지를 조금 더 달라고했더니 주방쪽에서 욕지거리가 들린다. (물론 자기들끼리 한것이겠지만)
짬뽕은 먹어본 중 최고로 조미료 범벅이다. 볶음밥은 그릇을 기울여두면 기름이 흥건히 고일정도로 느끼하다.

10/10/2011

Quantum Jump

다들 무슨꿈을 꾸고 있을까?
나는 무슨꿈을 꿔야 하는걸까?
아주 높게, 아주 멀리까지 가보고싶다.



▶▶ 안개가 살짝낀 몽환적 분위기의 아부오름에서.. 2011.7

10/07/2011

선흘리 돌집

조천읍 선흘리에 가면 제주 어멍 3명이 10년동안 짓고 있는 돌집이있다. 일반 가정집이지만 방문객에게 집안 구경을 흔쾌히 허락해주신다.
넓은 정원을 사이에 두고 건물은 5채정도 있는데 현무암으로 외벽을 올리고 나무와 황토로 실내를 꾸몄다. 1층 거실 바닥도 특이한데 거실바닥은 황포를 깔고 위에 황토를 덧칠했는데 보기보다 푹신한게 느낌이 좋다.
거실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다락방이 있고, 주방을 건너 나무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방사형 천장이 펼쳐진다. 천장은 너와집 지붕처럼 널찍한 나무를 이어붙여 완성했고 2층바닥은 비슷한 두께의 널판지를 얽기설기 짜맞춰 두었다.
실내 내벽은 전체적으로 하얀흙으로 미장을 해서 그런지 밝은 느낌이고 아늑한 공간을 연출한다. 실내에 있는 가구나 장식품들도 대부분 손수 나무나 돌을 깍아만든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주방과 연결된 주방창고 겸 발효실도 눈에 띄는 공간이며 건물 바로 옆 작은 창고도 눈에 띄는 공간이다.

주 건물 옆으로는 사랑채를 지었는데 일층은 주방으로 꾸며져 있고 이층에는 아늑한 방이 한개씩 있다. 그런데 특이한것은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개별적으로 놓여있어 완전한 독립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 뒷편 잔디마당을 가로지르면 별채가 독립적으로 지어져있고, 앞마당 한쪽에는 20여명이 함께 앉을만한 넓찍한 야외 테이블과 베베큐장도 만들어두었다.
전문 건축가가 설계하고 지은게 아니라 어딘가 어설퍼 보이지만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 공간들이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알맞은 공간을 계획하고 천천히 만들며 그 안에서 사시는 분들.
이름난 건축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10여년간 손으로 조금씩 지었다는 건축물을 보고 있자니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하고 100여년간 건축중인 바로셀로나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이 자연스레 오버랩되는건 비단 나만이 아닐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