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0/2014

제주 이주 준비 - 집 구하기



시작은 단순했다. 편안하게 지내던 회사생활이 갑자기 무료해졌다. 다른 직장을 구하는 방법도 있었겠지만 그냥 멀리 떠나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냥이었다.
2003. 처음 알아보던 지역은 인간의 생체리듬에 가장 적합한 해발 700m 정도에 자리잡은 곳. 강원도 평창, 둔내 지역이었다. 대략적인 사전조사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돌아다녔다. 우여곡절 끝에 적당한 땅을 찾았고 계약을 하려던 마지막 단계에서 일이 틀어져버렸다. 아무리 가고 싶은 일이라도 혼자서는 갈 수 없는 일이었다. 처음엔 찬성하던 사람이 마지막 단계에서 결사 반대를 하길래 마음속에서 덮어버렸고 다시 회사를 다녔다. 지금은 그 지역 땅값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2008. 일년에 한두 번 다녀오던 곳이었다. 제주였다. 다녀오면 그리워 다시 가고 싶어지는 곳이었다. 이젠 내 일을 하고 있으니 움직이기도 편하고 또한 반대할 사람도 없다. 혼자 결정하면 된다. 수 차례 내려가 몇 날 몇 일씩 지내기를 수십 번. 마침내 살고 싶다는 생각이 뼈 속까지 느껴졌다. 그때부터 준비를 했다. 적당한 지역을 찾아 돌아다니며 시세를 알아봤다. 나름 계산을 해보고 결정하고 계약을 하려 하면 가격이 달라져있었다. 기분이 나빠 흥정도 안하고 다른 집을 찾아 다녔다. 하지만 마찬가지였다. 맘에 드는 집을 발견하고 계약을 하려 하면 집 값을 올려버렸다. 더럽고 치사해서 알아보던 일을 멈췄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달라지겠지 라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 판단이 틀렸다. 집값은 계속 올랐다. 이젠 소위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렸다.
2014. 여전히 제주에 살고 싶다는 생각이다. 이미 오를 데로 올라서 말도 안 되는 가격이지만 그래도 살고 싶다. 다시 돌아다녔다. 무작정 리사무소, 초등학교를 돌아다녔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던가마침내 찾았다. 몇 년 전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가격이지만 그래도 나름 마음에 드는 집이다. 이제 계약서에 도장만 찍으면 된다. 이번에는 무사히 넘어갈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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