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9/2011

4주년 기념

벌써 Cocoon Asset 4주년.
아직 갈길이 멀지만 지금까지 걸어온것처럼 조심스럽게 가보자.
자축하는 하루!

11/28/2011

어린새

『둥지 밖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두려움반 설레임반
   끝없이 펼쳐진 높은 하늘을 향한 강한 도약
   그리고 힘찬 날갯짓』

어린새는 본능에 따라 물을 마시고 먹이를 구하고 깃털을 고른다. 어미새는 지극정성으로 어린새가 둥지를 떠나는 날까지 쉴새없이 먹이를 잡아와 먹여주고 변은 치워준다. 이렇듯 어린새를 보면 여타 동물들처럼 태어나자 마자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는게 사람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만든다.
그렇다고 인간이 어미새만큼 그렇게 자식을 잘 보살피고 있는것일까?

우린 스스로가 가장 우월한 영장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린시절 본능적으로 해보고 싶은것들이 많더라도 그것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조차 갖을틈 없이 어린이들은 무엇을 위해, 왜 해야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부모가 잡아끄는 손에 이끌리다보니 소중한 어린날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다. 남보다 한발자욱이라도 더 앞서야 하는 경쟁사회에 일찌감치 내던져진 어린이들.
그런 그들을 볼때 조금은 늦더라도,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그 나이에 걸맞은 선택을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부모가 되기를 나는 꿈꾼다. 적어도 내 아이에게만은 그런 부모이고 싶다.

비단 이런것이 모든 부모 탓이라고 하고싶지는 않다. 지금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니까. 하지만 사회란게 무엇인가. 같은 무리가 모여 이룬 집단이다. 이 집단이 바뀌기 위해선 개개인이 바뀌어야 한다. 바꿀 의지를 가진 개인이 하나둘 모이고 모일때 사회는 바뀌는게 아닌가!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안된다를 외치는 어리석음은 우리 세대로 끝낼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나에게 묻다

최근 산적한 일들이 많은데 뭐하나 차근차근 준비하지 못하고 허둥대는통에 신경이 곤두서서 밤에 잠을 잘수가 없다.
이불속에서 먼동이 트는 새벽까지 뒤척이는일도 힘들고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어가는 생각때문에도 힘들다. 그렇다고 일 하겠다고 PC앞에 앉는것만으로는 해결안되는 일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영화 한편을 보는일이다. 늦은 시간이라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게 볼수 있는 영화 말이다. 최근에 본 영화 두편이 있다.
'The strings attached'와 'Friends with benefits'이라는 로멘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가 그것이다.
우연인지 두 영화 주인공은 얼마전 깊은 여운을 남겼던 'Black swan'에 나온 인물들이다. 나탈리포트만과 밀라쿠니스.

청소년 관람불가라서 야한 장면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그저 정통 미국인들의 일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당연히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어쩌면 그들의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다.
그들이 바라보는 섹스란 그저 즐기는 일이지 심각해 할 필요 없다는 서양인들의 생각을 전하지만 그 내면에는 인간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은 분리될수 없다는 진실한 사랑이란게 포함된다.
예전 오랜 친구가 한말이 생각난다. 20년 우정을 버릴 자신있으면 해보라고.. 그리고는 나에게 한마디 '내가 아는 넌 못해. 우정을 버릴 녀석이 아니니까'

사랑과 우정
Friend와 Partner
Just friend와 Boy/Girl friend
Eros vs. Platonic

이른 새벽 나에게 묻는다. 진정 네가 원하는게 무엇이냐고..

11/25/2011

낙동강 상주보

불과 일주일전 보 개방행사를 성대하게 마친 낙동강 상주보가 부실공사로 인해 물이 새고있다.
보를 사이에 두고 상류 수심은 현재 10m이고 하류 수심은 2.5m인데, 하단에서 8m 높이까지 누수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본적인 안전진단도 없이 새는 물만 가리면 되는양 발포우레탄을 갈라진 틈사이에 덕지덕지 바르고 있다. 이런걸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하던가.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하게 보이는 문제는 고정보 뿐만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쌓아놓은 제방쪽도 누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물이 옹달샘처럼 계속 흘러나오지만 보수공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토목공학 전문가들은 '누수현상은 내구성을 저하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붕괴의 우려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누수현상을 100% 다 잡을 수 없다. 홍수 때 더 큰 수압을 견디기 위해서는 상류의 물을 차단하고 긴급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공사 관계자의 대답이 참 가관이다. '콘크리트를 나눠 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이음부에 누수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안전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조금만 틈이 생겨도 엄청난 수압으로 인해 물이 새어나온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보도 다 셀 것이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관계자의 대답이 이렇다는게 놀라울 따름이다.
거대한 댐에 조그만 구멍이 하나 생겼다고해서 무너지지는 않는다! 라는 소리로 들릴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옛날 동화하나가 생각난다.
네덜란드를 구한 소년의 이야기..
누군가는 막아야한다. 더 큰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말이다.

▶▶ 고정보 누수(위)/제방쪽 누수 상태(아래)

11/22/2011

긴 여행

나에게 여행이란?

그리움.
자유.
새로움에 대한 도전.
혼자만의 상념.
미치도록 외로움.
재충전.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마주할때 다시 나를 다독거리기 위한 방법.


대부분이 나를 찾아가는 길이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조금씩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나를 찾는 여행에서 조금씩 내가 가진것을 버리는 여행으로..

그래. 산다는것도 마찬가지다.
잊혀진 자신을 수없이 찾아 헤매는 일이면서 너무 많이 가진것을 한순간 내려놓을 수도 있는 길고 긴 여행이였지.

[영화] The Beaver

『상자가 된 자신이 보이고
   우린 그 안에 갇혀있고
   그 상자를 제대로 빠져나올 방법은
   그걸 한꺼번에 없애버리는 길 뿐이다
   하지만 그건 애초에 자신이 만든 상자다

   새출발을 하는건 미친게 아니다
   행복한척 하는게 미친 것이다
   다 잘되고 있는척 하는건 평생을 그런척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 삶의 모든 열정을 빨아먹어 버린다』

오랫만에 본 영화에서 생각의 동질감을 느껴본다.

11/18/2011

귀신 << 2부

설악산에 가면 늘 하룻밤 묵는 곳이 있는데 바로 양폭산장이다. 천장이 낮아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 불편한 돌집인데 그 곳에 가면 늘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눈이 많이 내린 겨울날, 거의 해가 질무렵 도착한 산장에서 난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해야했지만 그곳에 계신분들이 이미 차려놓은 식사를 같이 나누자고 하셨다. 산에서는 이런 초대가 비일비제 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모여앉아 식사를 함께 했다. 소주 한잔도 자연스럽게 돌려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9시가 지나고 있었다.
다음날의 일정들이 있기에 산에서의 술자리는 일찍 끝난다. 모두들 잠자리로 돌아가는 사이 난 산장 옆으로 나와 담배 한개피에 불을 붙였다.
차가운 겨울 공기속에서 뜨거운 연기 한모금을 토해내며 아주 밝고 하얀달이 하얀 눈으로 덮인 사방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장관을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가려린 피리소리였다.
깊은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려니 생각했는데 아주 또렷한, 귀에 익은 소리다. 자연스럽게 산장 건너편 만경대를 바라보게 되었고 잊고 있었던 그 연두색 존재가 만경대 꼭대기에 걸터 앉아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너무 반가워 그것이 귀신일지라도 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잊고 있던 존재였기에 더 더욱 반가웠다.
아주 잠깐동안이였지만 오랫동안 보아온 친구처럼 난 그 존재를 바라보며 그 피리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그 소리가 뚝 끊기고 그 연두색 존재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나도 손을 뻗으면 만져질만큼 가까이 느껴졌는데 그 손이 나를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였고 그 존재는 이미 사라졌다.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만경대 꼭대기를 올려다 보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없었다. 그렇게 또 가버렸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몸이 너무 추웠다. 들어가야한다는 생각이 가득해서 저절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내 손에는 아까 한모금 빨아들이고만 담배가 그대로다. 시계를 보니 11시가 다 되었다. 휴~~
산장에 들어오니 다들 깊은 잠에 취해있었고 난 차가워진 몸을 침낭에 눕히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산장은 시끌벅적했다. 무슨일인지 밖에 나가보았을때 난 뜻밖의 사건을 보았다. 산장 옆으로 눈사태가 나서 올라가는 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산장지기의 말로는 어제밤에 눈사태가 났다고 했다. 다들 일찍 잠들지 않았으면 큰일날뻔 했다고..
그런데, 그런데 눈사태로 모두 덮여버린 그곳이 내가 어젯밤 서있던 바로 그곳이였다!

세월이 한참 지났고 두번 다시 그 연두색 존재를 본적은 없다. 하지만 그날 그 장소에서 나에게 손짓해 준 그 존재는 무엇이였을까 생각해본다.
혹시 나를 수호하는 정령? 아니면 우연과도 같이 잠시 스쳐지나간 귀신? 나만의 착시?
그 존재가 무엇인지 알수는 없지만 난 이렇게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보호해주는 존재가 분명 있다고..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언제 어느곳에서든 자신을 보살펴주는 존재는 반드시 있다고. 그것이 나에게만 보이는 존재일수도 있고 아니면 내 주변에 매일같이 마주하는 사람일수도 있다.
아무튼 내가 만났더 그 존재를 다시 만날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언제가되든 꼭 한번 보고싶다.

귀신이란 단지 연약한 자기 자신과의 대면이라 생각한다. 혼란속 내 젊은날의 경험처럼...

▶▶ 1991년 양폭산장. 오른쪽에서 쓸려내려온 눈들이 계곡을 덮었다

11/16/2011

귀신 << 1부

누구나 한번쯤은 귀신을 본 적이 있을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본 것이 귀신이였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2번 귀신을 만났다. 귀신이라하면 의례 미신이거나 아니면 나쁜 혼령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왜냐하면 내가 보았던 귀신은 내가 아직 숨쉬고 있도록 만들어준 존재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그 존재를 만난건 월악산 영봉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서이다.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등산객이라곤 볼수 없었던 겨울산은 일찍 해가 져버리니 서둘러 하산하는 길이였다. 빽빽한 소나무숲 사이를 지나는길에 잠시 눈위에 앉아 따뜻한 커피한잔을 하려고 할때였는데 앞쪽 나무 사이에서 무언가 삐쭉 고개를 내미는게 있었다.
분명 사람의 형상이였는데 그날 산행에서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오는 길에 사람을 보지 못했으니 그곳에 사람이 있을리는 만무했다. 자세히 보니 그 모습은 분명 사람의 형상이지만 빛이 나고 있었다. 무슨 빛이라고 딱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옅은 연두색 빛이였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것은 그것이 전혀 두렵거나 무서워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변에 사람 그림자도 안보이는 산속에서 나 혼자인데도 말이다.
잠깐동안 그 존재는 나무 사이를 오가며 내주위를 맴돌았다. 마치 나와 장난을 치려는 듯이 말이다. 너무 부드러운 움직임이였고 그 존재는 나를 보고 미소지으며 그렇게 함께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갑자기 그 빛은 사라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난 나무에 그대로 기대 앉아있었고 사방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대략 1시간정도 지나있었지만 더욱 놀랐던건 내가 들고 있던 컵에는 여전히 커피가 따뜻했다는 것이다. 한시간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그 경험에 대해 더이상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이상한 경험이였지만 그 부드러운 미소와 내가 보았던 그 빛은 한동안 내 머릿속 남아있었다. 그리곤 시간이 지나면서 난 그 존재에 대해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 빛나는 존재를 다시 만난건 몇 년이 흐르고 한겨울 설악산에서다. 난 다시 그 연두빛 존재를 만나게 되었다.... <1부 끝>

11/15/2011

설악산

1980년대 말. 겨울산에 한참 미쳐있을때였다.
특별한 겨울용 장비도 없지만 그저 눈이 한바탕 내리는 날이면 새벽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고속버스를 타러 갔던 오래전 기억들.
지금이야 히말라야도 다녀올수 있을만큼의 좋은 장비들도 손쉽게 구할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장비들은 너무 고가였고 내게 있는 산행장비라고는 보온을 위한 백양 3중 보온메리와 오리털 파카 그리고 겨울산의 필수품인 아이젠뿐이였다. 그것도 고작 4발짜리.
버너도 당시는 가스버너는 거의 없었고 기름버너(알콜로 예열하는)뿐이라 무거웠다. 음식물도 지금처럼 간편한 레토르트 식품이 없어 감자, 양파, 쌀과 같은 부식을 한가득 짊어지고 가야만 몇일간의 산행이 가능했다. 그러기에 배낭의 무게는 늘 가녀린 내 어깨를 짓눌렀다.

설악산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천불동 계곡을 타고 오르다 죽음의 계곡 코스로 대청봉까지 가는 코스와 일행을 만나는 경우는 공룡능선을 타는 코스다. 두 곳 모두 말로 표현할수 없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코스다.
당시에 만났던 동국대 산악부 다람쥐형, 명일여고 수학샘, 이태원 뉴욕피자 지배인님, 방배중학교 마유미누님, 그리고 정체를 알수 없었던 산적형님들이 기억난다. 잊고 있던 그때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는걸 보니 후후.. 나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 1988년. 대청봉을 내품에(위), 마유미누님과 대포항에서(아래)

11/14/2011

막걸리

운동을 하고 들어오는 길에 막걸리 생각이 나서 2통을 샀다.
여느때 처럼 냉장고 뒷편에 있는 것으로 골라 계산을 하고 집에 와서는 시원하게 한잔 마셨다. 그런데 막걸리 맛이 좀 이상하다. '내 입맛이 좀 이상한가?' 한잔 더 따라서 맛을 봤는데도 이상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날짜를 확인해보니 '제조일 10월 30일' 유통기간이 지났다.
근처 마트인데 다시 나가는게 귀찮기만하다. 어찌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바꾸러 가자!
천원짜리 막걸리 때문에 옷을 갈아입고 나서는게 번거러운 일이지만 이런 작더라도 잘못된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과, 귀찮으니 그냥 넘어가자~라고 생각이들만큼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것은 정당한 내 권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곳에 있는 막걸리들 중 분명 유통기간이 지난것들이 또 있을테니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다.

영수증을 버린 상태라 좀 찜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마트로 가서 상황 설명을 하니 당연히 교환해준다고 한다.
막걸리 코너로 가서 하나씩 날짜를 봤더니 역시 유통기한 지난게 몇개 더 있다.
별 큰일을 한것도 아니지만 왠지 기분좋은 마음에 바꿔온 막걸리 한잔 쭈~~~욱!!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막걸리.. 그립다!!

주류(主流)

얼마전 선배와의 이야기에서 나온말이다.
'주류(主流)가 되자'

사전적 의미로는 다음과 같다.
1. 강물 따위의 원줄기가 되는 큰 흐름.
2. 사상이나 학술 따위의 주된 경향이나 갈래
3. 조직이나 단체 따위의 내부에서 다수파를 이르는 말

맞는 말이기는 하다. 무얼 하던간에 대세를 따라간다면 중간은 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정작 그 주류라는게 무얼까?
자신의 주장이나 신념도 없이 그저 다수가 가는 방향이라서, 그들과 발맞춰 가야할 것 같아서 그렇게 따르는게 과연 주류일까? 옳은 일일까?
통계학적으로 따진다면 그렇게 가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이론적으로는 최소한의 오류일테니.. 하지만 세상 모든일이 그렇게 이론적으로 정상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는게 문제다.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면..
개인적으로 부자가 되려면.. 주류가 되자? 과연 그저 다수를 따른다고 주류가 될수 있을까?
이론이 통하고 상식이 통하는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가능한일 일 듯하다. 하지만 내가 보는 지금 우리 사회는 정상적이지 않다. 너무 많이 왜곡되어 있다.

11/10/2011

수학능력시험

수능일이다. 예전 내가 학력고사를 볼때는 12월이고, 시험 당일은 늘 추워서 '입시한파'라는 말까지 있었는데 다행스러운건지 요즘은 수능이 11월에 치뤄지니 크게 춥지 않다.
이제 시험은 끝났고 결과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수험생들에게,
현실은 본인이 노력한만큼 기대한만큼 이루어지는게 많지는 않겠지만, 오늘만은 일년을 아니 지난 12년동안 이 시험을 준비한 모든이들과 그 주변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보낼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결과에 승복하고 자신이 가진 달란트 만큼에 만족하기를.. 건투를 빈다.

[음악] 인생은 금물

모든 사물의 '이름'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음악을 하는 그룹들은 그들의 음색을 그룹 이름에 함축하고자 한다. 가끔 자우림(紫雨林)의 노래속에는 그들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몽환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처럼..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밴드가 있다. '언니네 이발관'
무슨 느낌일까? 솔직히 감 잡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문득 '지독한 현실성'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다. 내가 느끼기에 그들의 음악속에 녹아있는, 혹은 그들이 녹이고 싶었던 지독하게 현실적인 우리들의 모습들, 특히 사람과 사랑에 관해서는 말이다.

언젠가 우리 별이되어 사라지겠죠
   모두의 맘이 아파올걸 나는 알아요
   하지만 어쩔수 없죠 그렇게 정해져 있는걸
   세상을 만든이에겐 아무일도 아닐테니까...


   사랑도 금물 함부로 빠져들지는마 
   먼저해본 사람의 말이
   자유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죽을만큼 괴로울지도 몰라


11/08/2011

어머니

친구가 facebook에 올린 글을 옮겨본다.
다행스럽게도 작은 수술로 회복하신 어머니께 먼저 감사하고, 덕분에 다시 한번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준 녀석에 감사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거겠지. 내가 관심있어하는 대상들 위주로 돌아간다는 것. 그것이 자식이든 사회든 종교든 일이든 심지어 음악까지, 그 무엇이든 간에 다 좋다.
다만 본질적인 것, 인간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그건 단지 내가 관심있어 하는 것에 쏟아붓는 에너지의 1%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테니 말이다.

내가 믿는 신이 본훼퍼가 말하는 deux de machina라도 좋다.
누군가 자기를 한정없이 기다려 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되는 순간 인간은 외로워진다. 사랑했던 사람이 사랑은 여전히 하지만 한정없는 기다림이라면 나가 떨어질 것을 알게될때 불타는 사랑은 조금씩 열기를 발산하며 식어가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자기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한정없이 기다려 줄 존재를 갈망한다. 그걸 신이라고 불러도 좋다.
신은 그 한정없는 기다림이 실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어머니를 우리 곁에 두셨다.
어디서 무슨 개망나니가 되든, 엄마는 항상 기다려준다. 그래서 엄마가 있는 것이 중요하겠지. 그 사랑을 아는 것이 또 인간의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지난 주말 자식에게 걱정 끼칠까 담도에 1.2cm짜리 돌이 박힌지도 모르고 소화재와 밥 반 공기로 보름을 버티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병원에 모시고 갔다. 내시경으로 하는 10분 짜리 수술이어서 모든 것은 잘 끝났다. 
얼마나 못난 자식인가. 병원비 걱정에 전전긍긍하며 소화제로 하루를 버티는 어머니를 알아채지 못하는.
얼마나 못난 엄마인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도 못하는.


그래도 항상 거기서 기다려줄 사람은 엄마 밖에 없는데. 
엄마, 사랑해요- Written by 김성회

갑자기 이 노래가 듣고싶다.

11/07/2011

[음악] 100년 동안의 진심

기타 선율이 차분하면서도 가슴 속 깊은 슬픔을 밀어올린다. 제목처럼 100년 동안의 진심을 표현하려는 듯..
오랫만에 듣는 '언니네 이발관'

오월의 향기인 줄만 알았는데
   넌 시월에 그리움이였어
   슬픈 이야기로 남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네

황남시장 앞, 황남시장 건너편

예전만큼 버스를 타는일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 헷갈리는 일이 있다. 바로 정류장 이름이다.
정류장 명칭은 대부분 주변의 대표적인 건물이나 장소의 이름을 사용하지만 막상 초행길인 지역에서 버스를 타려면 버스번호는 알고 있더라도 이쪽에서 타야 하는지 저쪽에서 타야 하는지 헷갈릴때가 생긴다.
이렇게 헷갈리기에 한번 더 물어봐야 하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것이라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있지만 언제나 찜찜했다. 그런데 이런 불만이 한순간에 해소되는 일이 생겼다.
경주시내에 가면 황남시장이 있다. 시장 바로 앞 정류장 이름은 '황남시장 앞'이다. 그리고 길을 건너 반대편은 '황남시장 건너편'으로 되어 있다!!
타야할 버스는 500번 이라는것은 알지만 어느쪽에서 타야하는지를 한번 더 주변 사람들에게 묻던가 아니면 기사님께 물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친절하게도 정류장 이름이 다르게 되어 있는것이다.

이렇듯 살다보면 불합리하지만 기존의 오랜 관습으로 그냥 익숙한듯 사용하는 사소한 많은 것들을 이제는 좀 더 실생활에 맞고 편리하게 바꾼다면 우리가 사는일이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4거리 정류장이나 중앙 버스전용차로인 경우는 조금 더 헷갈리겠지만 그런 경우는 이렇게 바꾸는게 가능할 듯 하다.
강남역(S), 강남역(N), 강남역(E), 강남역(W) 이런 식으로 말이다.

10/31/2011

고시히까리

직접 수확한 햅쌀이니 먹어보라며 보내주신 고시히까리 쌀.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만 형님의 직업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내가 아는 바로는 농장 몇개를 운영하시니 농장주. 양계장을 가지고 계시니 양계장주. 사료 대리점을 몇개 운영하시니 대리점 사장. 밭농사를 해왔으니 농부는 농부인데 이번에는 논농사까지 추가하니 완전농부. 땅에 관심이 많아서 이곳저곳 조금씩 땅을 사고 있으니 땅투기꾼.^^
하지만 그 무엇이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누군가에게 기쁨을 주고 행복을 전해주니 그의 직업이 무엇이든 그게 도데체 무슨 상관이냔 말이다.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사람이 되기위해 노력이 필요한 때!!

10/26/2011

숲체험

아빠와 숲체험 행사를 다녀왔다. 행사주제가 '숲에서 놀자'였다. 광교산 자락에 모여서 몇가지 게임을 하면서 아들과 한나절을 보낸 귀중한 시간이였다.
행사가 진행되는 곳은 가끔 산에 갈때면 지나다니는 길이였는데도 이렇게 다른 목적으로 와보니 전과는 다른 느낌의 공간이였다. 자연속에서 체험하는 행사이니 만큼 주변에 흩어져 있는 나뭇잎, 나무가지, 깃털, 열매 등의 재료를 이용하고 돌아올때는 그냥 놔두고 와도 다시 자연이 되어버리니 나쁠게 없다. 준비해간 찰흙으로 곤충을 만들고는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기쁘다.
획일화된 콘크리트 속에 묻혀살다가 이렇게 자연에서 느끼는건 또 다를것이다. 그래 이렇게 사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런데 어쩌면 잠시 머무는것과 생활의 공간이 되는것은 또 다른 문제일거다.
하지만, 그렇다하더라도 할수만 있다면 난 자연으로 돌아가고싶다.

겨울 김장

여름이 지나갈 무렵 형님농장 한쪽 구석에 배추를 심었다. 겨울 김장을 위한 작업이었다. 낫으로 잡초를 제거하고 괭이로 뿌리를 파네고 돌을 고르고 흙을 돋우어 고랑을 만들고 수분유지를 위해 검은 비닐을 덮었다. 그리고는 배추 모종을 한뿌리 한뿌리 정성스럽게 심었다. 잘자기를 바라며..

그렇게 2달정도 지나고나니 아침저녁 찬바람이 분다. 첫추위에 배추가 얼어버리면 안되니 배추를 묶어줘야 한다. 묶는 이유는 추위도 있겠지만 배추 속이 잘 들게하는 이유도 있다.
노끈을 길이에 맞게 잘라 한포기 한포기 품에 안고 살살 묶어준다. 그리고는 한마디씩 해준다. 잘자라주어 고맙다.
아마도 이녀석들이 올 겨울 우리집의 식탁을 즐겁게 해주지 않을까? 이제 다음달초에는 수확의 기쁨을 맛보러 갈것이다.

10/17/2011

북촌마을

어느 나라든지 아픔의 역사가 있다. 체코의 프라하를 가면 중앙광장에 아직도 '프라하의 봄'을 기억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체 게바라'로 알려진 쿠바혁명도 있다.
물론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우리에겐 수많은 아픈 역사가 있다. 그것도 외세에 대한 저항보다는 내부적인 탄압과 억압에 의한 일들로 말이다.
5.18 민주화운동, 4.19 항쟁, 부마항쟁, 4.3 항쟁 등 열거할 수 없을만큼 많은 일들이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정확히 알고 있는건 없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 시대에 일어났던 일이거나 아니면 철저한 언론통제와 왜곡에 의해 감춰져있던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주 4.3 항쟁도 그런것 중 하나가 아닐까?
4.3 항쟁에 대해서는 현기영 작가가 쓴 '순이삼촌'이라는 책이 있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책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4.3 항쟁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되어있던 기억이 난다.

조천읍 북촌리에 가면 '너븐숭이 4.3 기념관'이 있다. 북촌은 당시 마을주민 700여명중 443명이 희생되었고 단 하루에 남녀노소 할것없이 300여명이 학살당한 지역이다.
단 하루동안 300명이 넘는 주민이 집단학살당한 이 너븐숭이에는 당시 영문도 모른채 죽은 2~3살 애기무덤들이 아직 남아있고, 그 아픔을 위로하기위한 비석들이 앞에 줄지어 서있다.

아픈 역사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 자유를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하지만 그런 아픈 역사앞에 잔인한 만행을 저지르고도 부끄럼없이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 그런 그들과 함께 아직도 부디끼며 살아야 한다는게 부끄럽다.
언제쯤 이런 잘못된 일들이 바로잡힐 수 있을까? 그런 날이, 그런 세상이 올수 있을까?

사교육 시작

주변 친구들이 영어, 한글, 산수, 피아노, 미술, 문화센터, 학습지같이 이런것 저런것 한다는 소리를 오래전부터 들었다. 이제 고작 6살인데 말이다.
이런 조기교육에 대한 불만이 있는터라 아직 학원 보내는 일이 없었는데, 유치원 다녀오면 놀이터에서 놀던가 친구들 데리고 와 집에서 노는 녀석이 이제는 좀 따분해 보인다. 내 마음을 조금 바꿔보자.. 고심 끝에 태권도장 등록을 했다.
이제 사교육의 시작인가~^^

10/14/2011

제주 낚시 3

제주 낚시의 가장 큰 특징은 육지와 다르게 다양한 종류의 물고기를 만날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최고로 생각하는게 육지에서 쉽게 잡을수 없는 돔 종류가 나온다는게아닐까 싶다.
제주에서는 감성돔, 참돔, 자리돔 그리고 벵에돔이 잘나온다. 감성돔과 참돔은 낮은 수온을 좋아하고 벵에돔은 수온이 따뜻할때 많이 나온다. 그래서 온난한 해양성 기후의 제주에서는 연중 벵에돔을 만날수 있다.
대부분의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벵에돔을 만날수 있지만 그중 한곳을 콕 찍어 추천하라면 단연 북촌리 작은방파제를 추천한다.
현지인에게 들은 정보로는 비가내릴듯 흐린날이면 벵에돔이 연안으로 붙는다고 한다.
비가올듯 흐린날이면 조천읍 북촌리 작은방파제에는 어김없이 사람들로 북적거린다는 사실~

[음악] Always winter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코끝이 싸해지는걸보니 겨울이 멀지 않았다.
이렇게 또 한해가 가는구나.
일년에 한번씩 겪는 일이고, 수십년간 겪은 일이라 무뎐해질만도한데 역시나 가슴 한편이 시리다. 이런 불편한 감정은 남은 인생 내내 계속되겠지..


차가운 바람불어 가녀린 어깨 스쳐가면
떨치려 애를 써도 텅빈 가슴 언제나 겨울
우린 서로 기댈곳이 필요해
세상은 너무도 외로운 곳이잖아
           - song by spring, summer, fall and winter

10/13/2011

동전 보관함

외출하고 돌아오면 주머니에 동전이 몇개씩 들어있다. 주로 카드를 사용하지만 그래도 현금을 쓰는일도 생기기때문이다. 주머니에 동전이 들어있으면 짤랑거리고 여간 성가신게 아니라서 들어오자마자 저금통에 다 넣어둔다.
그런데 내가 쓰는 저금통은 뚜껑이 달린 상자라서 저금통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동전 보관함이라고 부르는게 어울릴듯하다.
이렇게 몇달간 동전을 모으다 어느날 열어보면 생각보다 많은 동전에 놀라고는 하는데, 오늘은 오랫만에 얼마나 들었나 한번 세어보았다.
동전을 세고 있는데 마침 아들이 들어오더니 "와~ 아빠 부자다!" 하는거다.
아들한데 용돈 줘본지도 한참 된거 같아서 기분으로 "한주먹 쥐어봐~" 했더니 기분좋게 웃으며 상자에 손을 집어넣더니만 한움큼을 집어낸다.
예전에는 손이 작아서 조금 쥐었는데 이제는 제법 큰건지 주먹이 묵직할 정도로 집어올린다. (음.. 이거 치사하게 다시 내려놓으라고 할수도 없고..ㅠ)
"아들 저금통에 넣어두었다가 은행에 넣기다~" 말은 했지만 또 지난번처럼 저금통을 털어서 딱지를 사는게 아닐까 걱정이였는데, 자기 저금통에 다 넣고 와서는 "저거 다 모아서 아빠 제주도 또 보내줄께~" 이런다.
이런 기특한 녀석을 두고 괜한 걱정을 한 못난 아빠.. 바로 나다.^^;

10/12/2011

강정마을, 구럼비

끝내 구럼비가 깨졌다. 1.2km에 달하는 하나의 바위덩어리가 너덜너덜 조각이 되어버렸다.
제주에서는 제를 올리거나 기원을 할때 바닷가 바위 제단을 사용한다. 그중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이 바로 구럼비 바위다. 하지만 이 구럼비가 한낱 인간의 탐욕에의해 파괴되었다.
구럼비 파괴를 그렇게 막으려고 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공권력앞에 폭력당하고 구속당했다. 평화의 축제를 하겠다는 동네에 서울/경기 기동대을 포함한 전투경찰 1000여명이 봉쇄해버렸고 그것도 모자라 살수차까지 옆에 동원해 둔 공권력이었다.
유네스코 보전지역이라서 개발을 해서는 안된다는건 아니다. 멸종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가 서식하는 곳이라서 개발하면 안된다는게 아니다. 선사 유물이 발굴되어 역사적 가치가 있어서 개발을 중지하라는게 아니다.
다만 어떤 지역을 개발하려면 다각도에 걸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것은 물론이거니와 개발이익, 편의성,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개발과 보존사이에 더 유리한것을 선택해야한다. 지역주민의 의견수렴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무시한채 그냥 힘으로 밀어붙인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던 초기 계획은 없어지고 높다란 담장을 둘러싸고 안에서는 해군이 지키고 밖에서는 경찰병력이 지킨다. 자기들의 왕국을 건설하려는듯이 말이다.
최종 목표는 이지스함급 구축함 15대를 동시에 정박할수 있는 규모의 해군기지 건설을 한다고하는데 그렇다면 이건 우리나라 해군기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이지스함은 3척뿐이니까.

동네주민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를 증오한다. 올레 7코스인 마을은 경찰병력이 이중삼중으로 막고있어 올레꾼들이 지나가기에도 뻘쭘하다.
경찰과의 사소한 말다툼 욕지거리는 흔한일이 되어버렸다. 공사방해라는 이유로 벌금을 내거나 경찰에 무참히 연행되어 가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얼마전에는 칠순의 신부님도 덤프트럭을 3분 막았다고 닭장차에 실려 연행되었다.
종교인이자 환경운동가 한분은 SSU 대원들에게 물속에서 폭행을 당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일까지 벌어졌다.(강정마을 SSU, 민간인 폭행)
왜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뿐이다.

온나라에 강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
대화와 소통이 사라진 시대.
반대가 있다면 무조건적인 공권력 투입과 진압.
나는 지금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 도륙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아프고 신음하는 땅, 그런 대한민국에 살고있다.

▶▶알파뉴베리4세 구럼비 사진

10/11/2011

제주, 맛집 3

방주할머니식당 (조천읍 선흘리)
아드님이 직접기른 콩으로 만든 고소한 해수두부와 도토리요리를 전문으로 한다. 자극없이 고소한 맛을 원할때 좋을듯 하다. 두부전골 7k

하나로국밥 (서귀포시 중문초교 옆)
도로변에 있는 조그만 식당이지만 개인적으로 동문시장 국밥보다 한수위라고 생각된다. 해물된장 6k, 순대국밥 5k

또오마 (서귀포시 천지동)
비빔밥 한가지 메뉴다. 양푼에 반찬을 먹을만큼 담아 자리에 앉으면 계란후라이, 국, 간장게장이 나온다. 간장게장을 더 달라고하면 인심좋게 한그릇 가득 담아준다. 간장게장을 좋아한다면 들려볼만 하다. 비빔밥 6k

5월의 꽃 (한경면 저지리)
무인카페로 간단한 차종류를 마실수 있다. 커피메이커가 4대있고 엽차종류도 다양하다. 냉장고에는 쥬스도 있다. 다 먹고는 설겆이는 셀프로 한다. 가격이 정해져 있지 않으니 나올때 작은 정성만 보이면 된다.
이런 무인카페는 서부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이런 곳들을 편안하게 방문하고 계속 유지되려면 최소한의 양심을 가지고 방문하기를..


준반점 (함덕해수욕장 해변 앞)
이곳은 완전 비추다. 왠만하면 나쁘다는 평가를 안하는데 이곳은 써야할듯하다. 맛은 물론이고 서비스에 있어서 완전 엉망이다.
손님이 식사중인데 카운터에서 자연스럽게 손톱을 깍는다. 단무지를 조금 더 달라고했더니 주방쪽에서 욕지거리가 들린다. (물론 자기들끼리 한것이겠지만)
짬뽕은 먹어본 중 최고로 조미료 범벅이다. 볶음밥은 그릇을 기울여두면 기름이 흥건히 고일정도로 느끼하다.

10/10/2011

나가수, <백현진>

[재작년에 한번 백현진이란 가수에 대해 포스팅한적이 있었으니 참조]
지난 포스팅

그가 보컬로 있는 이어부 프로젝트의 모든 노래는 금지곡이다. 심지어는 연주곡조차도 방송금지 판정을 받았다. 그 당시 그의 노래를 처음듣는 사람들은 그의 목소리를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 했고, 쇠소리가 난다며 싫어했고, 가래 끓는 소리라 듣기 거북하다고 기피했었다.
그런데 지난주 나가수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백현진이 무대에 서있는것이다. 자우림과 함께 '사랑밖엔 난 몰라'를 불렀다. 반응은 폭발적이였다.

그제서야 평론가들은 백현진에 대한 또 다른 평을 하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전인권의 긁어내는 창법(?)과 같다는 둥. (솔직히 여기서 인권이형을 들먹이는건 좀..) 마성의 음악세계라는 둥. '선의적 퇴폐의 끝을 보여줬다'는 둥. ('선의적 퇴폐'가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현란한 찬사였다.
세상 모든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재평가되는건 당연하지만, 아무것도 달라진게 없는 같은 사람의 같은 목소리인데도 영향력있는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한번 나왔다는 것만으로 이렇게 전혀 달라지는 평을 받는다는 사실이 골때릴뿐이다.
그렇다면 세상에서 평가의 잣대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잘 살펴보고, 나와 같은 방향이 아닐지라도, 가끔은 그 방향으로 슬쩍 발 한번 담가보는것도 좋지 않을까? 성공하고 싶다면 말이다.
다만 나는 빼달라는 말씀!!

Quantum Jump

다들 무슨꿈을 꾸고 있을까?
나는 무슨꿈을 꿔야 하는걸까?
아주 높게, 아주 멀리까지 가보고싶다.



▶▶ 안개가 살짝낀 몽환적 분위기의 아부오름에서.. 2011.7

10/07/2011

선흘리 돌집

조천읍 선흘리에 가면 제주 어멍 3명이 10년동안 짓고 있는 돌집이있다. 일반 가정집이지만 방문객에게 집안 구경을 흔쾌히 허락해주신다.
넓은 정원을 사이에 두고 건물은 5채정도 있는데 현무암으로 외벽을 올리고 나무와 황토로 실내를 꾸몄다. 1층 거실 바닥도 특이한데 거실바닥은 황포를 깔고 위에 황토를 덧칠했는데 보기보다 푹신한게 느낌이 좋다.
거실에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다락방이 있고, 주방을 건너 나무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방사형 천장이 펼쳐진다. 천장은 너와집 지붕처럼 널찍한 나무를 이어붙여 완성했고 2층바닥은 비슷한 두께의 널판지를 얽기설기 짜맞춰 두었다.
실내 내벽은 전체적으로 하얀흙으로 미장을 해서 그런지 밝은 느낌이고 아늑한 공간을 연출한다. 실내에 있는 가구나 장식품들도 대부분 손수 나무나 돌을 깍아만든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주방과 연결된 주방창고 겸 발효실도 눈에 띄는 공간이며 건물 바로 옆 작은 창고도 눈에 띄는 공간이다.

주 건물 옆으로는 사랑채를 지었는데 일층은 주방으로 꾸며져 있고 이층에는 아늑한 방이 한개씩 있다. 그런데 특이한것은 방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개별적으로 놓여있어 완전한 독립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건물 뒷편 잔디마당을 가로지르면 별채가 독립적으로 지어져있고, 앞마당 한쪽에는 20여명이 함께 앉을만한 넓찍한 야외 테이블과 베베큐장도 만들어두었다.
전문 건축가가 설계하고 지은게 아니라 어딘가 어설퍼 보이지만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함이 없는 공간들이었다.

스스로 자신에게 알맞은 공간을 계획하고 천천히 만들며 그 안에서 사시는 분들.
이름난 건축가의 작품은 아니지만 10여년간 손으로 조금씩 지었다는 건축물을 보고 있자니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하고 100여년간 건축중인 바로셀로나의 사그리다 파밀리아 성당이 자연스레 오버랩되는건 비단 나만이 아닐듯하다.

제주 낚시 2

낚시의 천국이라고 불리는 제주에서 광어를 마릿수로 낚을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구좌읍 행원리 행원육상양식단지 방류터가 바로 그곳이다.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깊지 않아서 지나치기 쉽지만 광어낚시터로 이만한 곳이 없을듯하다. 양식장 주변이라서 양식장에서 탈출한 광어도 있지만 배가 하얀 자연산 광어가 주변에 많이 몰려있으니 나쁘지 않다.

루어대에 보통 1/4oz 지그헤드를 사용하지만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1/2oz를 사용하는게 좋다.
웜은 붉은색을 사용하는게 입질을 더 잘받을수 있지만 노란색 스픈을 사용해도 마릿수로는 문제없다.
어느정도 밑걸림을 파악할수 있다면 sink type 미노우를 사용하면 입질의 확률은 배로 높아진다.
다만 광어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으니 포셉가위 정도는 준비하는게 좋고 kg이 넘는 광어들도 많으니 뜰채는 필수다.

9/27/2011

아빠와 숲 체험

유치원에서 '아빠와 숲 체험' 활동을 한다는 안내문을 보내왔다.
대부분의 참여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려고 노력하지만 거의 다 엄마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다보니 참석은 하지만 아직도 쑥스러운건 사실이다.
그런데 마침 아빠와의 활동이란다. 아싸~

신청서를 읽어보고 바로 싸인해주고는 '재밌게 놀자~' 라고 했는데 아들 표정이 영 시덥잖다. 왜 그런지를 물어봤더니 이번주말은 '엄마와 숲 체험'이 있는데 신청서를 일부러 안가져왔다고 한다.
내가 해줄말이 없어서 물끄러미 아들을 바라봤더니 아들이 한마디 한다.

"괜찮아. 난 엄마없으니까 거긴 참석 안해도되. 대신 아빠랑 같이 놀면되잖아~"
활짝 웃어주는 아들. 부쩍 커버린 생각.
난 그 웃음의 의미를 아직 모르겠지만 고맙다. 그리고 또 미안하다.

9/26/2011

[음악] 새날

누구에게나 새날이 온다.
어제도 새날이였고 오늘도 새날이다.
그리고 다가올 내일도 새날이다. 하지만 단지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로 살뿐, 새날이 새날인지 모른다.
오늘만이라도 아름다운 새날을 뜨겁게 맞이해보자. 두팔 가득, 가득~ 벌리고 말이다.

새날이 올거야. 
어여쁜 날개짓.
그 푸른 잎사귀를 물고.
나의 가난한 마음에 날아와 안길..
새날.

9/23/2011

저금통

마루바닥에 저금통이 뒹굴고 있다. 밑뚜껑이 따져있고 구겨진 만원, 천원, 동전들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도둑은 아닌거 같고 아들이 또 저금통에 손을댄 것 같다.
지난번에도 친구가 놀러왔다고 저금통에서 만원을 꺼내들고 300m 떨어진 문방구에 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카드를 친구에게 사준적이 있었다. 친구에게 선물하는 마음 씀씀이는 예쁘다고 했지만 큰길을 건너야하는 상황과 아무리 자기꺼라해도 저금통을 함부로 열고 마음대로 돈을 쓴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설명해줬더니 다음부터는 안한다고 했었는데 또 그런것같다.
이런 경우는 어찌해야 할까?
따끔하게 야단을 쳐서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해야하는지 아니면 부드럽게 설명을 해주고 스스로 하지않도록 유도해야 하는게 맞는것인지 고민스럽다.

아무튼 어지럽혀진 바닥을 치우고 저금통에 다시 지폐와 동전을 넣다보니 한쪽에 가지런하게 놓여있는 오천원, 천원권이 있다. 다른 지폐는 저금통 입구가 작아 넣을때 구겨졌는데 이것들은 구겨지지 않았다.
무슨 돈일까? 지폐사이를 보니 영수증 한장이 있다. 더위사냥 600원!!
영수증을 보니 상황이 대충 그려졌다.
친구가 놀러왔고 아이스크림 먹자는 말에 냉장고를 봤는데 아이스크림이 없으니 '내가 사줄께'라고 호탕하게 말하고는 저금통에서 만원짜리 한장 꺼내 길건너 마트에 가서 더위사냥 하나를 사고 둘이 나눠먹은거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더위사냥이다. 이건 둘로 쪼개지는데 친한사람한테만 반을 나눠주는 특별한 것.
기특하기는 하지만 아빠와의 약속을 안지킨것은 살짝 야단맞아야 할듯..^^

9/22/2011

빛바랜 사진 한장

앨범을 정리하다가 오래된 사진들에 눈길이 머문다. 사진 찍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많은 사진이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살아온만큼의 시간은 그곳에 남아있는듯하다.
사진을 볼때 조금 특이한 나의 버릇이 있는데 그건 사진속에 있는 나를 보는것보다 사진을 찍어준 사람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본다는것이다.
가끔 지나가는 행인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나와 함께 그 공간에 머물렀던 그 누군가가 찍어줬던 그에 대한 기억들을 떠올린다. 사진속의 나는 앞에 있는 누군가를 보고 활짝 웃기도하고 찡그리기도했다. 누구였을까? 왜 그런 표정을 지었지? 어떤 기분이였을까?
정확한 기억을 끄집어내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리며 오래된 사진을 한장한장 넘기다보면 과거의 추억 언저리가 만져지는듯 하여 좋다.

그런 느낌도 좋지만 그보다 더 기쁜일이 한가지 있다.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고 숨기고 싶은, 버려야 하지만 차마 버릴수없는 사진들을 아주 우연찮게 만나게되는 일이다.
접착식 앨범이 아니라 포켓식 앨범이라면 더 가능성이 높다. 전면 사진에 가려져있는 숨겨진 사진을 발견할때 느끼는 황홀한 기분은 아마 느껴본 사람만이 알것이다.

오늘. 한장의 빛바랜 사진을 찾았다. 1990년대 프랑스 어디쯤에선가 활짝 웃으며 함께 찍었던 사진을..
하지만 그 기쁨도 잠시뿐. 내 머릿속에선,
'가만있자.. 찍어준 사람이 누구였더라...'

▶▶ 1992년 '인구'에서..

9/21/2011

동백 맛집. <한나 낙지마당>

용인 동백동 주민센터 1층에 위치한 한나 낙지마당.
무교동낙지나 실비집같은 기존의 낙지볶음과는 느낌이 다른, 맛이 다른 낙지볶음을 전문으로 한다. 가격은 8k/인
낙지찜과 낙지해물찜도 있는데 낙지뿐 아니라 소라, 미더덕, 새우, 조개와 같은 해산물도 적당히 들어있어 좋다. 양에 비해 가격은 저렴. 29k/39k(중/대)
국물요리를 원한다면 모시조개 육수로 우려낸 시원한 연포탕이나 전골도 좋다. 가격 15k/인

낙지를 가을보양식이라고 했던가! 축늘어진 소도 낙지한마리를 먹으면 벌떡일어난다는 말처럼. 이 가을 매콤한 낙지먹고 힘내보자. 아자!

▶▶ 한나 낙지마당 <낙지찜>

9/20/2011

장수풍뎅이

작년에 유치원에서 장수풍뎅이 유충을 가져왔다. 과학교재에 딸려온것이다보니 대부분의 유충이 변태를 하기도 전에 쓸쓸히 죽는다고 한다.
그런데 아들이 장수풍뎅이 성충을 꼭 봐야 한다고해서 집도 늘려주고 톱밥도 다시 깔아주고 적당한 물을 주면서 습도도 유지했다.
몇 주일이 지나고나자 하얗던 유충이 점점 갈색으로 변해가더니 어느날 번데기로 변했다. 번데기에서 성충이되려면 또 한참을 기다려야 하지만 하루 하루 지켜보는 녀석 덕분에 나도 함께 기다리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날.
번데기의 껍질이 갈라지면서 안에서 무언가 꾸물꾸물 기어 나오기 시작했다. 드디어 탈피를 한 장수풍뎅이 덕분에 며칠동안 즐거워했다.
여느날과 다름없던 어느 아침.
장수풍뎅이 집을 보니 텅비어있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다행히 베란다 화분에 녀석이 숨어있다. 잡아서 집에 다시 넣어주고 날아서 밖에 못나오게 뚜껑을 닫았다.
그렇게 과일이며 젤리를 먹고 잘 자라던 장수풍뎅이가 어느날 아침 또 안보였다. 베란다에 있겠지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구석구석 다 뒤지고 화분이며 창고며 다 찾았지만 없다.
며칠을 기다렸는데 나타나지 않아서 아들에게 풍뎅이가 숲에서 살고싶어서 날라갔다고, 친구들도 있고 더 넓은 곳에서 살고 싶어서 갔다고 말해주었다.

이해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잊혀진 장수풍뎅이였는데 엊그제 창고를 정리하다보니 무언가 검정색 커다란녀석이 툭 떨어진다.
들여다보니 먼지를 한가득 뒤집어쓴 채 작년에 사라졌던 장수풍뎅이가 거기 있는게 아닌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일년동안 아무 먹을것도 없이 살아있기를 바란 내가 잘못이지만 아주 잘 보존되어 있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아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숲에서 친구들과 잘 살고 있다고 믿고 있는 녀석에게 선뜻 보여줄 맘이 안생긴다. 그래서 사진 한장 남겼는데 아직 살아있는 느낌 그대로다.

사진을 찍다보니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잊혀져버린, 살아있는 박제가 되버린건 아닐까...

9/19/2011

절연(節煙)

20년간 장기복용하던 담배를 이제는 조금 멀리 보내려한다.
누군가 그러더군. 담배는 끊는게 아니라 참는거라고.. 그만큼 어려운일이라는 의미겠지.
그래 그럼 나도 금연(禁煙)이 아니라 절연(節煙)을 해보자.
금연한다고 해놓고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안되니말이다. 절연! 난 절연~ing이다.

팬티

건강을 위해서는 피부호흡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최근 집에 있는 시간동안에는 팬티를 벗어버리고 헐렁한 실내복을 입고 있다. 내가 속옷을 입었는지 벗었는지는 남들이 알수는 없겠지만 스스로 어딘가 행동거지가 불편하고 어색한건 사실이다.
그런데 하루 이틀, 일주일정도가 지나고나니 이 상태가 그렇게 편할수가 없다. 아직 외부에 나갈때면 팬티를 챙겨입지만, 벗어던진 습관이 며칠 안되었는데도 귀찮고 답답한 느낌이다.
이러다 어느날부터 외부에 나갈때도 팬티를 벗어두고 나가게 되는건 아닐런지 모르겠다.

세상도 이런게 아닐까 싶다. 조금만 바뀌어도 편해질텐데 의식하지 못한채 오래된 습관처럼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고정관념들. 왜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궁금하지도 않은채 그냥 그렇게 따르고 있는 모습들.
이제는 이렇게 쓸데없이 가식적인것들을 벗어던지고 더 나은것을 위해 살아보는건 어떨까? 지금 당장말이다.

9/16/2011

배드민턴

헬스장 연간회원권을 끊고 다니다가 교통사고 덕분에 weight traning을 못하게 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운동에 대한 관심이 없어졌지만 운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꾸준히 나를 괴롭혀왔다.
그래서인지 가끔 무슨 강박관념처럼 '운동해야 되는데..' 혼자서 중얼거릴때도 있었다.
그러다 동네 뒷산에 한두시간씩 다니기도 했지만 그것도 시간 내기가 녹녹치 않아 자주 실천하지를 못했다.
그러면서도 무언가라도 해야될거 같아서 줄넘기 좋은걸로 하나 장만해서 해봤지만 마음만 청춘인지 채 100개를 넘지 못하고 자꾸 걸리니 이것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운동이란게 원래 자신과의 싸움이라지만 혼자서 운동을 하려하니 심심하기도하고 습관을 들이기 힘들다.
그러던 중 배드민턴을 하게되었다. 아직은 장난스럽게 치는거지만 그래도 상대방과 같이 호흡하면서 운동을 한다는게 좋다. 1시간정도 치고나면 온몸이 땀에 젖는걸보니 운동효과도 상당하다.
어차피 이래저래 핑계로 안하게되는 운동. 하지만 누구나 해야된다는 의무감으로하는 운동.
집앞에서도 간단하게 할수 있는 배드민턴을 치면서 건강을 챙겨보는건 어떨까?

[음악] 공주님

동요같은 서정적인 가사지만 듣다보면 은근히 중독되는 노래다.
누구나 마음속에 그려보던 공주를 기대하겠지만 현실을 돌아보면 '전사'와 같이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테고,
누군가에게는 다가갈수도 없을만큼 간절한 공주겠지만 현실에서는 '무수리'로 살아가는 사람도 있을게다.

자~ 오늘 하루. 스스로 사랑하며 '나는 공주다'라고, 혹은 '나는 왕자다'라는 마음으로 살아보는건 어떨까!

9/14/2011

[요리] 사천 짜장면

명절에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서 그런지 배가 더부룩하다. 아니 느낌만 그렇다.
왜냐하면 우리는 제사를 지내지 않아 기름진 음식을 많이 준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명절에는 배고플 여유없이 끊임없이 먹는다. 삼시세끼 식사는 물론이고 중간중간에 잡채, 전, 송편과 과일같은걸 먹는다. 그러다보니 늘상 배가 부른게 사실이다.
그래서 명절이 끝날즈음 깔끔하고 매콤한게 땡겼고, 생각나는게 사천짜장이였다.
짜장이라 기름 많고 느끼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집에서 기름을 최소화하여 만들기 때문에 뒷맛이 깔끔한게 괜찮았다.

[재료] 양파, 감자, 양배추, 마늘, 돼지고기, 고추기름, 올리브유, 고추가루, 춘장, 우동면

[Tips]
1. 돼지고기를 잘게썰어 바삭하게 튀겨주면 식감이 더 좋다.
2. 팬을 충분히 가열한 후 기름을 살짝 두르고 강한불에 재빨리 볶고 적당히 익었을때 적당히 물을 넣어 충분히 익힌다.
3. 춘장이 없을 경우에는 짜장스프를 이용해도 상관없다.

건망증

모기가 잘 무는 체질이라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어도 유독 나만 긁적거리기 일쑤인데 다행스럽게도 올 여름이 지나는동안 집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았다.
아들 녀석도 나와 같은 체질이라 모기가 잘 탄다. 물리고나면 간지러워서 긁기 마련인데 잘 참고 안 긁어 상처는 안나지만 약간의 알러지 반응이 있는지 많이 붇고 물집이 생긴다.
그래도 올 여름동안 많이 안물려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어제 저녁에 자다가 일어나서 징얼거린다. 살펴보니 발바닥을 3곳이나 물렸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져 물지 못한다고 하는데 백로마저 지나 아침저녁 찬바람이 부는 이때 모기에 물리다니.. 일단은 약을 발라주고 다시 재웠지만 생각만해도 아찔한 왱왱거리는 모기소리가 싫어 일어나 살펴보니 모기가 있다. 2마리 잡고는 이제 없겠거니하고 맘 놓고 누웠는데 왠걸 또 왱왱거린다.
여름내내 없던 모기 왜 지금? 어디 방충망이라도 열려있나싶어 앞뒤 베란다를 살펴보니 아뿔사!
앞베란다 방충망 하나가 활짝 열려있다.
어머니가 낮에 방충망 밖으로 토란대를 널고 문을 안 닫으신거다. 급하게 문을 닫았지만 그동안 들어온 모기 걱정에 일단은 모기향을 이곳저곳에 놓았다. 눈에 보이는 모기는 잡았고 매콤한 모기향 냄새 때문에 물리지는 않겠다 싶었지만 다시 잠을 청하기에는 늦었다.

한참을 뒤척이다가 책상에 와 앉아서 이것저것 꼼지락 거리는데 불현듯 얼마전에 일이 생각났다.
집에 있는 무선 전화기가 없어져서 집안 구석구석을 찾아봐도 없었는데 냉동실안에 들어있는 전화기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던 기억. 어머니께 말씀드리지는 않았다.
누군가 그런일이 있었다고 하길래 우스개 소리로만 여겼는데 내 어머님께 그런일이?
아직 정정하신데 혹시나 혼자 걱정하실까봐 말씀은 못드릴 것 같다.

나이에 상관없이 건망증은 누구에게나 조금씩 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망증이 더 심해지는건 당연하다.
이런 단기 건망증이라면(심하지 않을 경우) 별걱정하지 않겠지만 연세가 들어감에 따라 기억력이 낮아지는거라면 어찌해야 될까?

늦은 밤. 밝은 달을 보면서 혼자 중얼거려본다.
'아직은 아닙니다'라고..

9/11/2011

한가위

한가위 둥근 보름달은 보이지않지만,
고속도로 정체는 좀처럼 풀릴줄 모르지만,
모두가 활짝 웃을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니 오늘만이 아니라 내일도 모레도 내년에도 후년에도 쭉~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세요~

9/09/2011

만원버스 안

오랫만에 서울을 나갔다왔다.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를 보기위해서다.
이런얘기 저런얘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시간은 훌쩍지나갔고 아쉬운 만남을 뒤로한 채 돌아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막차 시간이 다 되었지만 여전히 버스는 만원이였고 10여명의 사람들은 1시간가량의 거리를 서서 가야하는 상황이였다. 고속도로를 타기 바로전 정거장에서 한 남자가 버스에 올랐는데 마침 내 옆에 앉은 사람이 내리려고 준비를 한다.
몇 정거장 전부터 타고온 사람들이 다들 서 가는것을 보고도 내리려고 준비하는 사람을 보자 그 앞으로 비집고 들어와 좁은자리를 떡하니 자리잡고 움직이지를 않는다.
내 옆자리 사람은 다음정거장에서 내렸고 먼저 서있던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일 없이 바로 자리에 앉는다.
속으로는 '이런 양심없는 사람 같으니..' 하고 눈을 흘겼지만 이 사람은 안하무인이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서는 전화기를 들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한다. 약간 꼬부라진 목소리를 들으니 좀 취해있었다. 시간은 11시를 조금 넘은 시간이였고 전화내용이 참 가관이였다.

'여보세~요. 어 내가.. 술을 좀 마셨는데.. 30분뒤에.. 잠들지도 모르니까.. 30분뒤에..'
전화기 저편에서는 어느 여성의 목소리가 쟁쟁쟁 울린다.
'아니 자기야! 쳐먹다니.. 술을 드셨다고 하지 못할망정.. 먹은거지 쳐먹은게 뭐야..'
전화기를 통해 울리는 목소리는 여전히 왱왱왱.
한참을 가만히 듣고 있던 남자가 갑자기 전화기를 귀에서 떼고 입 앞으로 천천히 가져가더니 짧고 굵게 한마디 한다.
'야! 이런 무식한 x아..' 하고는 황급히 종료버튼을 누르고 바로 잠들어버린다.

만원 버스에서 크게 웃을수 없었지만 너무 재밌는 상황이라 입을 막고 킥킥거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추석이라 가족들을 위해 선물상자 하나를 들고 가는 남자.
날마다 북적거리는 만원버스 속의 늦은 퇴근길의 남자.
원하든 원하지 않던 참석해야 하는 잦은 술자리.
잠들면 내릴곳을 지나칠것 같아서 아내에게 부탁을해보지만 돌아오는건 날카로운 비수섞인 잔소리.
어쩌면 그 모습이 전 시대를 살아왔던 우리들의 아버지, 아니 이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보는것 같아 자조섞인 씁쓸한 웃음이였는지도 모른다.

9/08/2011

쫓기는 꿈

무언가에 쫓기는 꿈을 꾸었다.
어릴적 치기장난을 할때면 술래에게 항상 쫓겨야했다. 오른쪽, 왼쪽으로 도망치다가 다시 방향을 급변경하기도 하면서 안 잡히려고 몸부림쳤던 기억.
이렇듯 실존하는 어떤것에 쫓기는건(그것이 놀이라 할지라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회사에서 일을 할때도 마찬가지다. 보고서 제출 시간이 다가오거나 PT준비가 채 되지도 않았는데 시간은 야속하게만 흘러가던 기억.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지만 정해진 틀안에서 심리적으로 쫓기는건 마찬가지였다.

이렇듯 눈에 보이는 것이건, 보이지 않는 것이건 쫓긴다는건 정말 싫은일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꿈속에서 무언가에 쫓겼다. 계속 달아났지만 불안했고 뒤따라오는 무언가에 계속해서 감시당하고 철저하게 농락당하는 느낌이였다.
무엇이었을까? 나를 쫓아오던, 아니 내가 죽도록 달아나게 만든건 무엇이었을까?

쇠소깍

시간이 흐를수록 모든것들은 변하기 마련이다. 개발이라는 명목하에 사물은 변한다하더라도 본인이 가지고 있던 생각조차 변해가는것을 보면 안타깝기만 하다. 더 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라면 좋으련만 언제나 그럴수는 없는 법.
지금의 쇠소깍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지만 10여년전만해도 관광지도에 표시조차 되어있지 않던 곳이다. 지금의 물색만으로도 탄성을 자아낼 정도로 좋지만 그때 처음 만났던 쇠소깍의 모습은 내 마음속에만 남아있었다.
그러던 중 오래된 사진을 정리하다가 마주친 2000년 초반의 쇠소깍.
이처럼 과거의 모습을 오랜동안 그대로 간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물도 사람도 말이다.

9/06/2011

제주 방언

제주 방언은 언제나 신선하다. 솔직히 너무 신선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나 할망들과 이야기를 할 경우가 생기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이 반이상이니 그냥 땀만 삐질삐질 흘리면서 '네..네..'만 연발하는 경우도 생긴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면..
느영 나영 : 너하고 나하고
왐수꽈~ 감수꽈 : 오십니까~ 가십니까
혼저 옵서 : 빨리오세요
겡이 : 게
요망지다 : 똑똑하다

이렇게 육지말과는 사뭇다르다. 섬의 특성상 오랜시간 외부와 단절된 탓에 언어의 변질이 생긴거라지만 달라도 많이 다른게 사실이다.
그리고 제주는 촌수를 엄청 따진다. 처음보는 사람들도 성이 같으면 몇 대손인지를 묻고는 서로의 촌수를 따지는것도 다반사다. 그래서인지 마트나 식당에서 쓰는 말도 '삼촌'이다.
도시에서는 보통 '이모님~'이나 '사장님~'이라고 부르지만 제주만큼은 남자건 여자건 상관없이 '삼촌'으로 통한다.
제주에 가면 식당에서 한번 외쳐보자.
'삼촌~ 여기 촐래 좀 더 주세요'

9/05/2011

제주, 사소한 정보 1


항공은 저가항공인 티웨이항공이나 이스타항공이 가장 저렴하다. 하지만 성수기나 주말은 요금할인이 거의 안된다. 이럴때는 진에어의 기업우대 할인을 받아보자. 성수기나 주말에도 10%~20% 할인
배를 타고 들어가고 싶다면 장흥항에지서 오렌지호가 운행중이다. 2시간정도 소요된다. 오렌지호 예약을 하면 광주에서 장흥까지 무료 셔틀이 운행
제주에서 말타기 체험은 10~20분 정도에 5천~1만원정도다. 시간이 된다면 제주시 경마장을 이용하자. 주말 무료 승마 체험
성산항에서 우도를 들어가는 배는 두종류가 있다. 큰배는 서빈백사 바로 옆의 하우목동항으로 입항하고 작은배는 우도항으로 입항하므로 확인하고 탑승
렌트카 회사가 난립하고 있지만 이중 스타렌트카가 가장 저렴
제주에는 24시 편의점은 훼미리마트뿐이다. SK텔레콤 멤버쉽 카드를 준비하자. 12% 할인이 어딘가?

9/01/2011

[음악] 나는 나비

날고싶다는 생각.
어둡고 거친 껍질을 벗어나 날고싶다는 생각.
젖었던 날개가 다 마르는 그날이 오면 날개를 활짝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고싶다는 생각.
Cocoon to Butterfly..

8/31/2011

아들과의 여행

지난 몇 년동안 아들이 바다에서 놀아보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탓이다. 바다 구경을 해본적은 있지만 철지난 바닷가에서 그저 바다만 바라보는게 전부였다.
그래서 올해는 아들을 바다에서 놀게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녀석과 단둘이 하루 이틀의 여행이 아닌, 몇 일간의 여행은 아직 경험이 없고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들지 않을까 망설이던차에 친구가 함께 휴가 가자는 제안을 했다. 마침 제주도에 친한 삼촌들도 모여있다는 소식에 바로 항공권을 예약하고 출발~
숙소를 정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월정리 해변으로 나갔다. 아직은 해수욕을 할만한 포근한 날씨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한적하게 아이들만 놀수 있었다.
모래성도 쌓고 바다에 첨벙거리는 모습을 보니 흐믓할뿐이다. 파도에 떠밀려온 해초류를 들고는 기뻐하는 모습이나 갯바위에서 게와 보말, 거북손을 따는것도 신기해한다.
제주도에 왔으니 배를 타고 우도도 한번 들어가야겠기에 서빈백사 해수욕장으로 달려가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모래사장에서 썬텐을 한다. 썬텐이라고 하기에는 햇볕이 너무 강해서 지쳐 누워있었다고 해야하나..^^

휴가가 끝난 친구가 먼저 올라행가고 숙소를 옮겼다. 한곳에 3일 머물렀으니 다른곳에서 다른 경험을 하는것도 좋을듯해서다.
하지만 예쁜 곳, 신기한 곳을 구경만 하는것은 아들 입장에서 조금 지루할것 같아 큰맘먹고 물색이 좋기로 유명한 쇠소깍에서 누드카약을 타본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카약을 타고 30분을 도는데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작은 카약에서 장난치는 녀석들 덕분에 등에 식은땀이 주루룩 흐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바닥에 붙거나 튀어오르는 물고기며 파란 물에 손을 담그며 재미있어 한다.

숙소 마당은 넓어서 좋았다. 마당에서 강아지들과 함께 뒹굴며 놀기도하고, 간이 수영장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뛰노는 아이를 보니 역시 아이들은 자연속에서 에너지를 얻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마당 주위에는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한 유실수들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배, 무화과를 바로 따서 먹는것도 일품이였다. 겨울에 오면 귤을 마음껏 따 먹어도 좋다는 사장님 마음씨도 곱다.

매일저녁 바베큐와 회를 푸짐하게 먹고 5박6일간의 늦은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들이 한마디 한다.
"아빠. 다음주에 또 가자. 내 통장에 돈있으니까 다음주에 또 가자!"
그래 아들. 다음주는 아니더라도 다음번에 또 함께 가도록 하자.

아직 어리게만 보였던 아들이 이제는 별부담없이 함께 배낭하나 메고 떠날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는게 고마울뿐이다. 고마워 아들~ 그리고 함께 놀아준 친구, 삼촌, 형아 누나들 고마워~

제주 맛집 3

마지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달만에 다시 찾은 제주에서 맛있는 집을 찾아본다.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한 여행길이라서 이동은 가능한 적게했다.

해녀촌(구좌읍 동복리)
회국수와 성게국수가 유명한 집이다. 성게국수는 성게특유의 바닷내음이 물씬 풍기고 성게알도 듬뿍 들었지만 입맛 까다로운 사람에게는 안맞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회국수는 굵은 면발에 매콤한 양념을 넣어 회와 함께 비벼먹는다. 계절에 따라 회의 종류는 달라진다. 양이 적다면 사리를 추가해도 되지만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먹는것도 일품. 회국수 7천, 성게국수 7천.
너무 배가고파서 허겁지겁 먹기에 바빠서 지나쳤는데 소라, 문어가 1만.

고수목馬(표선면사무소 옆)
말고기 전문점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거부반응이 있을수 있지만 잡냄새 하나없이 깔끔하게 나온다. 단품으로 시켜먹어도 괜찮지만 코스요리를 시키면 육회, 육사시미, 구이, 탕 모두를 맛볼수 있다. 코스요리 2만, 곰탕 5천, 생고기 1.5만

세화축산물판매장(구좌읍 세화리)
주변 마트와 돼지고기 가격을 비교했을때 목살 한근에 1.1만원 정도에 구입을 했으니 많이 저렴하고 고기질도 우수하다. 다만 제주 흑돼지는 판매를 안한다고 정직하게 말해주는 곳이다.

8/25/2011

한뻠 자라기

아들과 여행을 준비합니다.
하루 이틀의 여행은 경험이 많지만 긴 여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잠자리가 편하지는 않더라도, 가는길이 곧고 평탄한길은 아니더라도 아들 손 꼭잡고 많은 경험과 추억을 얻어오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이런 기회들을 통해 몸과 마음이 한뻠정도 더 자랄거라 저는 믿고있습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잘다녀오겠습니다.

8/23/2011

[요리] 갈치조림


형님 친구분이 목포에 가셨다가 갈치를 택배로 보내주셨다. 이제 제철 갈치가 나오는 시기라서 싱싱하고 씨알이 좋다.
손질해서 몇조각 소금구이를 했는데 갈치 특유의 달달한 맛이 그만이다.
어차피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냉동실로 들어가야 하니 저녁에 갈치조림을 해봤다. 약간 얼큰하게 하고 싶었지만 아들이 매워서 못먹을까봐 약간 덜 맵고 달달하게 만들었다. 묵은지가 있었으면 더 좋으련만 없으니 생략!
갈치는 특이한 살결이 있어서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항상 아들에게 생선을 발라줬는데 이번에는 발라먹는 방법을 알려줬더니 가운데 등뼈를 잡고 양쪽으로 살을 빼먹는다. 재미있었는지 2조각을 순식간에 뚝딱이다. 갈치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또 뭐가 있을까..

[재료]
갈치 한마리, 무, 감자, 양파, 대파, 고추, 멸치육수
양념장 : 고추장, 고추가루, 후추, 간장, 물엿, 설탕, 소주, 매실액, 다진마늘, 생강즙

[Tips]
1. 갈치는 생선중에서 유독 기생충이 많다. 하지만 익혀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손질하고 흐르는 물에 씻어 요리하면 문제없다.
2. 기본적으로 바닥에 무를 깐다. 조림무도 맛있지만 묵은김치와 감자를 넣으면 무와는 또 다른 맛있는 조림이 된다.
3. 간장은 진간장을 주로 하지만 색이 너무 진해지므로 진간장 반 + 국간장 반을 섞으면 좋다.
4. 생강즙과 청주는 생선 비릿내를 없애준다. 청주가 없다면 먹다 남은 소주를 넣어주어도 상관없다.
5. 조림요리는 약간 달달하게 해야 더 감칠맛이 난다. 물엿대신 꿀을 보통 사용하지만 설탕 한스픈 정도는 따로 넣어주어야 감칠맛이 더 난다는 사실.
6. 맹물로 해도 되지만 모든 요리는 육수가 들어가야 맛있다. 멸치와 다시마, 양파껍질, 대파, 무를 넣고 육수를 내면 색깔이 좋다. 삶아진 무를 바닥에 깔아서 사용하면 간이 더 잘들어 맛있음.
7. 양념장은 모든 재료를 세팅하고 반정도만 넣고 끓인다. 재료들이 다 익을때쯤 나머지 양념장을 넣어주면 조림 색깔이 좋다.

8/22/2011

반면교사 (反面敎師)


한전 소액주주들이 회사적자로 인한 투자 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재밌는게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게 아니라 현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것이다.
작년 영업손실이 1조 7874억이지만 한전은 직원 1인 평균 196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물론 직원 평균이니 임원진은 더 많은 성과급은 자명하다.
한전의 현 사장은 김쌍수사장이다. 전 LG전자 CEO였다.

이 사람에 대해 할말은 많지만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과거 LG전자에 있던 시절부터 김사장의 경영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 본인이 성장시킨 창원 가전사업부와 같이 전통 제조업 경영방식을 LG전자 CEO가 되고는 모든 분야에 적용시켰다. 이것이 문제였다.
당시 가장 큰 문제는 눈에 보이는 실적에 급급해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은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LG전자가 위기상황인것도 어찌보면 당시 선행기술에 대한 투자를 없애버린 영향이 크다고 본다. 전자기술원에서 진행하던 5~10년 선행기술에 대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사업부와 연관된 단기 프로젝트화 되었었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IT분야에서 몇 년동안 선행기술, 미래기술 개발을 중지했다는건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우리나라 대표 기업 두곳의 수장을 역임하면서 개인적 명성은 높였을지 모르지만 그 두기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는건 부정하지 못할 듯 하다.
이런 경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오늘도 해야할 일을 조심스레 진행하도록!

급류타기

한낮의 햇살은 아직 여름을 붙들고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들녘은 아직 황금물결은 아니지만 벼이삭은 대부분 패여있고 포도가 알알이 영글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번의 여름이 가는게 아쉬워서 아들을 앞세워 주말농장으로 향했다.
농장 근처 가까운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했으니 일단은 농장일을 마쳐야한다. 오늘의 목표는 김장용 배추 120포기 파종이다. 일손이 모자라 넓은 뒷밭에는 어른키만큼 자란 풀이 뒤덮고 있다. 먼저 낫으로 풀을 베고 땅을 일구고 돌을 고르고 살충제를 뿌리고 검은 비닐을 덮은 후 40cm 간격으로 배추 모종을 조심스레 심어본다. 배추 가격이 고공행진인데 잘 자라서 올겨울 김장걱정은 안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느정도 작업을 끝내고 계곡으로 달려갔다. 최근에 비가 많이 내린것치고는 예상보다 계곡물이 많지 않았지만 깨끗하다. 출출하니 먼저 백숙 한마리를 주문하고는 바로 물에 들어가 시원한 물놀이를 한다. 아들과 함께 에어베드를 물에 띄워두고 물위에 누워 파란하늘을 함께 쳐다 보기도하고, 물살이 있는 곳에서는 래프팅도 해본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살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굽이치며 흘러가는게 살짝 무섭게 보였지만 아들은 신나서 '한번 더~'를 연신 외친다. (하류에서 물에 젖은 에어베드 다시 들고 올라오는 나는 헉헉..^^)
이렇게 우리의 여름은 재밌는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기며 지나가고 있다.

8/19/2011

수지 생태공원

동네에 생태공원이 생겼는데 차를 가져가자니 주차장이 없고, 걸어가기에는 좀 애매한 위치라서 한번도 가보지를 않았다.
아니 정작 가보지않은 이유는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어 있는 인공적인 시설들이 보기 싫어서다.
개발이라고 다 싫은것은 아니지만 정작 자연 생태공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예전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 산책로만 조금 정비하고 수생식물과 과실수 몇 그루를 심어두기만해도 괜찮을텐데 막상 도착해서 한바퀴를 돌아보니 이건 정말 가관이다.
자연생태로라고 되어 있는 인공 산책로는 보통 목재를 이용하여 만드는줄 알았는데 살펴보니 나무가 아니였다. 목재 모양의 플라스틱 소재다.
그것뿐이 아니다. 산책로를 따라 흐르는 작은 시냇물이 있는데 그 위쪽 언덕을 다 뒤져도 발원지가 없다. 샘처럼 자연적으로 솓아올랐을까? 아니면 청계천과 같이 지하수를 펌프로 퍼올려서 흐르게 한건가?
과연 이렇게 해두고 자연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여둔 공무원 여러분. 대단하십니다!!

[음악] 쥬브수영

나의 아침을 깨워주는 알람이다.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쥬브를 타고 물속에서 발을 파닥거리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병우의 연주곡.

8/18/2011

[음악] 혼자 갖는 차시간을 위하여

어떤날의 멤버였던 이병우.
일렉트릭 기타를 사랑했던 그는 어느날 갑자기 오스트리아 빈국립음악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와서 앨범을 몇 장 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에서 기타 독주곡 앨범은 무모한 도전이였지만 그는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 위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수 많은 명곡들 중 요즘 나의 밤을 채워주는 연주곡 하나. 단점이라면 잠이 들려하다가도 차한잔이 생각나게 만드는 곡이라는 것.

8/17/2011

돌덩이


유치원을 끝내고 찬이 친구들이 놀러왔다. 텔레비젼을 보며 놀다가 한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찬아. 넌 엄마가 하늘나라 갈때 울었어?'
옆에 있는 나는 잠깐 움찔하면서 아이의 눈치를 살폈다.
찬이는 단번에 대답한다.
'아니. 안울었어!'
그러다 아주 잠시 말이 없다가 '울었어' 이런다.

그 잠시동안, 그 말이 없던 잠시동안의 찬이 생각은 어땠을까.
내 마음속 돌덩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순간.
미안하다. 아들..

8/16/2011

댐 저수량

올 여름은 비가 많이 왔다. 장마가 끝났는데도 지역별 집중호우 소식은 끊임없이 들린다. 비가 많이 오면 제일 걱정되는게 4대강 소식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열대성 스콜이라고 불리는 단발성 집중호우가 올해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쭉~ 계속될 듯 한데 그렇게 될 경우 삽질하고 있는 4대강은 어찌 변할지 심히 걱정인데 지금도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현장을 보면 무섭기만하다.

이런 답답함속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4대강 상류에는 많은 댐들이 있고 이 댐들이 현재 만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 실시간 저수량 상황을 보면 심각하다. 특히 사력댐인 안동댐의 경우 저수량이 80%를 육박했고 댐의 붕괴까지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지금 댐들은 만수위인데, 집중호우는 내리는데 댐 방류를 거의 안하고 있다. 이유는 댐 하류쪽은 4대강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만수위에 가까운 댐을 방류하지 않았지만 이미 하류 제방들은 불어난 물살에 수차례 쓸려내려갔다.
만약에 비가 조금 더 내려 댐의 안전성을 문제로 본격적인 방류를 한다면 하류의 공사지역은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간과되고 있는게 있다.
현재 안동댐 상류 20km 지역내의 밭들이 불어난 물에 죄다 잠겼다는 것이다. 안동댐의 예년 평균 저수량이 35%내외인데 현재 80%를 육박하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가뜩이나 생활물가가 올라서 장바구니를 죄어오는 상황에 몇만 몇십만평의 밭작물이 또다시 잠겼으니 그냥 한숨만 나온다.
있어서는 안될 댐 붕괴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는 없어야겠지만 그로 인한 2차, 3차 피해는 어디서 보상을 받을것인가. 누구를 위한 4대강 공사인가?

[요리] 비빔국수

한두해전에 국수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하기에 라면보다는 좋고, 육수를 내거나 비빔소스를 만드는게 그리 어렵지 않으니 소자본 창업으로 괜찮다고는 생각했지만 너무 순식간에 국수집들이 난립을하니 조만간 상호 경쟁을 통해 정리가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맞았는지 지금은 전보다 국수집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가게는 아직 사람들이 많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자본'일수도 있을테고 '맛'일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가 따질일이 아니니 그냥 맛 좋은집이 남았구나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국수는 그냥 시골에서 멸치를 우려 육수로 사용하는 잔치국수가 최고다.

올여름은 기후변화 때문인지 열대우기와 같이 우중충한 날들이 계속되기에 지루하다. 입맛도 별로 없다. 그래서 입맛을 돋우는 비빔국수를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원래 음식 만드는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남들이 안쓰는 특별한 재료를 이용하는 센스는 부족하기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본다.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다. 집에 있는 양념들을 이용하면 되니까.

[재료] 고추장, 고춧가루, 참깨, 참기름, 꿀, 설탕, 식초, 매실액, 간장, 마늘, 파, 사과, 양파
들어가는 양은 정식코스로 요리를 배운게 아니라 어깨넘어 배운것이기에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략 시골 할머니들이 하시는 말씀처럼 '적당~히' 넣으면 된다.
그리고는 한 3일정도 숙성을 시켜두면 더 진하고 깊은맛이 난다. 그리고 식초의 맛은 3일정도 지나면 사라지니 비빔국수를 먹을때 조금 더 넣고 비비는게 새콤하다.

[Tips] 면을 삶을때는 소금을 넣어 면에 간이 좀 들게하면 좋다. 
          끓어오를때 중간중간에 찬물을 한번씩(총 3번) 넣어주면 면이 더 쫄깃하다.
          면은 3분이내 삶아 찬물에 잘 헹구어주면 된다.(얼음물이면 더 좋다)
          면을 삶을때 식용유를 한방울 넣어주는 면이 금방 퍼지는걸 막을뿐 아니라 면발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8/12/2011

속마음


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을 실감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말 겉모습만보고 상대를 판단한다는게 참 어리석은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고 그 다양성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로 비참한 기분이들 정도로 잘못 판단한적이 없었는데..
다중인격과 사이코패스가 어느정도의 심각성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경험한 순간.
사람이 무섭다.

8/11/2011

강남에 산다는 것

나 자신을 돌아본다. 참 개인적이었다. 좋은말로하면 ego가 강한것이고 나쁜말로하면 selfish다.
몇 일전 20년지기 친구와의 밤늦은 대화속에서 '넌 참 개인주의였어'라는 말을 들었다. 조금 충격이였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히 정확히 봤다. 그렇게 직접적으로 지적하는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바르게 말해주니 고마웠다. 누구나 스스로는 어떤지 잘 모르지 않는가?
하지만 내 개인주의도 그렇게 많이 심하지는 않았구나 위로한다. 아직 친구인걸보면 말이다.

'개인주의'라는게 타고난 심성도 있겠지만 주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영향도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이였던가 모대학 교수로 있는 친한 형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강남'이라는 동네와 사람에 대한 토론을 한적이 있다.
대부분의 드라마를 보면 강남에서 배우고 자란 사람은 사회에서 최소 '실장', '본부장' 같은 위치에서 어마어마한 저택에서 살지만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자주 묘사된다.
어릴적부터 유명 학원이며 개인과외를 받으며 부모가 만들어 놓은 길만 따라가다 보니 명문대에 진학하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그러다 부모님 재산을 물려받거나 사업체를 물려받아 잘 살지만 세상물정은 잘 모르는 철부지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주위를 돌아보니 이런 그들이 자라면서 보고 듣고 배운것이 인간미는 별로 없지만 최소한의 교양과 지극히 편향적이지만 나름대로의 사회의식을 가지고 있어 강남에서 자란 사람은 대부분 모든면에서 '적당히 괜찮다'라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주위를 돌아보니 그리 틀린말은 아니다. 연락되는 초중고 친구들이 몇명 남아 있지는 않지만 건너건너 소식을 들어보면 부지기수로 유학은 다녀온 박사고, 의사나 판검사고, 아버지 사업체 물려받아 사장인 녀석들도 많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자리잡고 성공한 축에 든 녀석들을 보니 '강남예찬'이 완전히 틀린말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무언의 동의는 하지만 직접 강남에 살아본 나로서는 좀처럼 수긍하기 어려운면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6학년부터 쭉~ 강남에서 자랐던 나는 왜 아직도 강남이란곳에 거부감이 있을까? 내 성격이 모나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태어날때 은스픈을 물고 태어나지 못했다는 프롤레타리아적인 생각이 더 강하다.
열심히 일하신 부모님 덕분에 강남에서 살게되고 겉치장은 했지만 정작 그 강남이라는 사회속에 흡수될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강남은, 부와 권력이 지배하는 철저한 계급사회였기 때문이다. 만약 나도 강남의 주류였다면 나 역시 생각이 달라질수도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강남의 비주류였다.
자기방어적인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문화속에서 오랜동안 머물다보니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주의가 되어버리지 않았을까 위로해 본다. (지독한 자기 핑계일수 있다)

강남에서 산다는 것.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려운 일이고 옳고 그름을 따질수는 없는 일이지만,
대다수가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고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는 곳이라면,
나 역시 그곳에 살면서 보고 배운게 이런것뿐이라면,
나는 '강남'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주류이건 비주류이건을 떠나서 말이다.

8/09/2011

드라마 <계백>


텔레비젼을 잘 안봤는데 요즘은 시청시간이 많아졌다. 밤에 멍하니 있기보다는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라도 들리는게 편해서다.
그러다보니 우연찮게 '계백'이라는 대하드라마를 보게되었다.
황후인 사택비(오연수)와 왕의 호위무사인 무진(차인표)이 처음 만난날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뭉클한 대사를 만났다.

무진을 연모하는 사택비가 무왕과 정략적으로 혼인을 해야되는 상황에서..
사택비는 무진에게 품에 안기어 고백을 한다.
"전 황후가 아니라 당신의 아내로 살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왕의 호위무사인 무진은 사택비를 자기 품에서 밀어낸다.
사택비가 "제가 싫습니까?" 라고 묻자,
무진은 "당신은 제가 감당하기에 그릇이 너무 큰 분입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말에 사택비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리 여기셨다면 그 그릇을 깨버리겠습니다. 이제 됐습니까?"라고 말하지만
무진은 "당신은 폐하가 선택하신 분입니다. 가십시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나버리며 그들의 사랑은 끝나버린다.

참 멋있는 장면이고 뭉클한 대사였지만 차인표의 어색한 연기가 좀 아쉽기만 하다.
어느 시대나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은 존재했고, 시대를 초월하더라도 그런 가슴아픈 사랑은 애틋함을 남기는건 왜일까.

8/08/2011

[음악] 술이야

술을 마시는 이유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마다의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행복해서, 누군가는 슬퍼서, 누군가는 이 사회가 나에게 술을 권해서 라고 한다.
내가 마시는 술은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잊기위해서'라고 하면 답이 될수 있을까?

바이브의 '술이야' 뮤직비디오..

Black Friday

방송에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빌미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위기를 들먹이며 위기감을 조성한다. 과연 진짜일까? 그들이 떠드는걸 그대로 믿지말고 직접 확인해 보자.

원유가격을 보면 2008년 14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2011년 오늘 86달러인 상황이다. 많이 떨어졌다.(WTI 기준) 하지만 우리나라 휘발류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높다.
다른 광물자원을 보면 니켈, 아연, 납, 알루미늄, 천연가스는 떨어졌고 구리, 주석은 조금 올랐을 뿐이고, 곡물자원을 본다면 옥수수는 비슷한 수준이고 대두는 떨어져있다.
그렇다면 도데체 어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금 공포감을 조성하는 걸까?
물론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EU의 재정위기 상황이 시장에 우호적인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순간 튀어나온 악재는 아니다.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대두될 당시부터 당연한 수순이였다.
시장은 불확실한 악재, 즉 잠재된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악재가 반영이 되면 안정을 찾는법이다.
제발 호들갑은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호들갑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8/05/2011

제주 맛집 2

아직 가보지 못한 많은 맛집들이 있겠지만 소문만으로 모두 맛있는 집일수는 없는법이다. 일단 먹어보고 개인적인 평을 해본다. 지극히 주관적이라고해도 말이다.


태광식당 한치주물럭 (제주시 용담1동)
오래된 식당이다. 공항근처에서 비행기를 타기전 식사를 하고자 할때 갈만하다. 공기밥 별도 천원인데 볶음밥도 천원. 한치주물럭 1.2만원

광명식당 진한 순대국 (제주 동문시장)
진한 순대국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곳으로.. 순대국밥 4천원
순대국만 먹으러 오는게 뭐 하다면 시장내 초콜렛 파는 가게에서 감귤/백년초 초콜렛을 사는것도 좋다. 공항내에서 1만원에 파는 초콜렛을 여기서 1만원이면 4상자를 살수 있다.

감초식당 순한 순대국 (제주 보성시장)
동문의 광명식당과 대적할만 하다. 동문시장 순대국이 진한 국물맛이라면 여기는 순한 국물맛(?)이다. 순한 순대국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곳으로.. 순대국밥 5천원
허영만의 '식객'에도 소개된 집으로 제주 전통순대집이다. 모둠세트를 시킨다면 꼭 유산균이 들어있는 '제주 막걸리'와 함께해야 맛있다.

용이식당 두루치기 (서귀포 천지동)
적당한 양과 맛을 보장한다. 고기는 제주산이지만 전지나 후지를 사용한다. 수입산보다야 훨씬 마음 편하지만 가격을 약간 올리더라도 삼겹을 사용하길 바라는 집. 볶음밥은 무한리필이니 참조. 1인분에 6천원
서귀포 시외버스 터미널 바로 뒷편이니 찾는것은 어렵지 않다.

어머니 닭집 (성산읍 고성리)
여지껏 먹어본 통닭 중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기름기 쫙 빠지고 카레맛이 약간 나는 기본 양념 아주 고소하다.
배달이 안되고 주문과 동시에 생닭을 튀기기에 기다려야 하지만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 맛집이 아니라 요리하는 시간동안 기다리는것이니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다. 후라이드 1.2만원
기회가 된다면 비법을 전수받고 싶을 정도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동네 치킨집 20여곳을 올킬(all kill) 할수 있지 않을까 ^^

산방식당 밀면& 수육 (대정읍)
음식이 아무리 맛있다고 소문이 났어도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 것은 질색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기다렸다가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밀면은 그저 그렇지만 수육은 연하고 부드러워 좋다. 밀면 5/6천원, 수육 8천원

어진이네 물회&구이 (서귀포 보목동)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을수 있는 야외 자리가 있지만 한낮의 더위는 피할 수 없다. 물회양은 푸짐하지만 불친절은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식용이라고해도 빙초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건 보기에 좋지 않았다. 자리물회가 유명하지만 차라리 자리구이가 더 먹을만하다. 자리물회 8천원/자리구이 1.5만원

8/03/2011

100

1, 2, 3, 4, 5, ...., 10, 11, ...., 50, 51, 52, ...., 98, 99, 100, ..., 499, 500, 501, ..., 999, 1000, ...
모든 숫자는 고유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살면서 특정 숫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첫사랑... 1
행운의 수... 7
서양에서 불길하게 생각하는 수... 13
백번째 친구등록... 100
천일동안... 1,000

이처럼 우리는 특정한 수에 아주 특별한 의미를 인위적으로 부여하고 있지만 정작 돌아보면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글이 2011년 100번째 글이다.
많다면 많은것이고 적다면 적겠지만 나로서는 나름 시간을 많이 투자한건 사실이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파워 블로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읽기좋고 감동적인 글을 솜씨있게 쓰는것도 아니다. 단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내 개인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 뿐이다.
아무튼 벌써 100번째 글이기에 조용히 나 자신에게 한마디 하고싶다.
수고했다고..

8/02/2011

DOism

'~ism(이즘)'이란 말이 있다. 명사로서는 '주의(主義)'를 말하고 접미사로 쓰일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1. <‘…의 행동/결과’를 나타냄>
2. <‘…의 상태/속성’을 나타냄>
3. <‘…의 가르침', ‘…체제/운동'을 나타냄>

한때 나도 이런 '이즘'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적이 있다. 그러다가 외부로부터의 '이즘'보다는 내가 만든 '이즘'으로 들어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단체나 종교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나를 돌아보면서 나만의 생존 방향을 정하자는 의도였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DOism'이라는 것이었다.
'DO'라는 말은 단어의미 그대로다. 무엇이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정한것이다. 해보지 않고 후회하느니, 후회하더라도 해보자는 의지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DOism'이란 스스로의 좌우명(?)이 생겨났고 나는 'DOist'가 되었다.

아직 그 마음이 변하거나 달라진건 없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마음은 가는데 몸이 안따라주는 경우가 생기다보니 약간은 망설이는 'DOist'가 되어가고 있다.
남에게 피해안주고 그렇다고 나도 피해안받고 싶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현실에 안주하면서.. 하지만 다시 20대의 생각으로 돌려보고싶다. 아직 할일이 많기에 일단은 해보기로, 일단은 부딪혀보고싶다. 깨지고 터지더라도 해보기로..
하지만 이건 모순이란걸 안다. 나 스스로 인정한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삐긋하기라도 한다면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을수 있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 어쩌면 디오게네스처럼 소소한 행복만으로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내게 있어 한줄기 햇빛을 가리지 말아달라고..
지금 내가 버려야 할게 더 무엇이 있을까? 다시, 다시 한번 고민속으로 출발~

자동차보험

일년에 한번씩 자동차보험 연장을 하게되는데 이보험사 저보험사 비교 견적을 내는것도 귀찮고 담보내용도 이것저것 따지는게 귀찮아 대부분 작년과 동일한 조건으로 가입을 하게된다.
그런데 주저리 주저리 대본을 읽어주는 상담사의 말을 들으면 반은 알아듣겠고 반은 모르겠다. 뭔가 좀 찜찜하긴하지만 가입사항에 대해 확인절차라고하니 건성으로 듣고 'yes~ yes'만 연발한다. 뭐 녹취되고 있고 작년과 동일 조건이니 별일 없겠지.. 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운전한지가 꽤 오래되었고 아직 무사고라서 나 역시 대충 가입하고 말았는데 이번에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았다.

보험 청약사항 세부항목을 보면 사망/부상/후유장애에 대한 보상한도가 정해져 있는 '자기신체사고'라는 항목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보험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이걸로 계약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 항목은 분명한 선택사항이다. 즉, 보험사 기본으로 되어 있는 '자기신체사고'와 '자동차상해' 담보 둘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두가지 항목의 보험료 차이는 얼마 나지 않지만 보상 기준은 아주 많은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자기신체사고'일 경우 선택한 가입금액한도 내의 부상급수에 따라 정액 지급식임에 반해 '자동차상해'의 경우는 치료비는 물론이고 휴업급여, 부상 위자료, 향후 치료비까지 보상받게 된다.
어차피 보험사도 비지니스니 자신들에게 유리한걸로 유도 하는것이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알 권리를 설명 받지도 못한채 수동적으로 따라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자신의 권리조차도 스스로 알아보고 일일이 챙겨야 하는 현실말이다.

7/28/2011

[음악] A Shoulder to cry on

88년 올림픽이 열리던 고등학교 시절.
중학교 절친이였던 규태라는 친구가 있었다.(지금은 개명했으니 개인정보 공개 아님)
이 친구가 LP 한장을 선물로 주었다. 당시 팝송이라고는 죽도록 싫어했던 나로서는 'Tommy page'라는 곱상하게 생긴 가수가 올빽머리에 눈을 치켜뜨고 쳐다보는게 기분나빠서 턴테이블에 잘 안올리던 노래였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고나니 친구 생각도 나고 노래도 듣고 싶어진다.
두개의 노래가 있는데, 하나는 'Minetta Lane'이란 노래와 바로 이 노래..

7/26/2011

당신에게

나의 하늘을 모두 점령해버린 당신에게..
당신만 잘 견디고 행복할 수 있다면 당신의 미래에 내가 들어있지 않더라도 난 괜찮다.
  - 언젠가는 하고싶었던 말 中

7/25/2011

제주 낚시

낚시를 좋아하지만 몇 년전부터 연근해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씨알 좋은 녀석을 만나기가 힘들어졌다. 낚시 인구가 많아져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보다 무분별한 어획으로 인해 개체수가 줄었다는 말이 신빙성 있어보인다.
하지만 제주 낚시는 어떨까?
사방이 바다로 둘러쌓여 대를 들고 바닷가로 나가면 어디든 낚시가 가능하다. 또한 접근성이 그리 편하지 않은 지역, 즉 미개척지역은 부지기수로 널려 있으니 아직까지는 낚시의 천국이라 할만하다. 조과는 물때와 기상에 따라 차이가 나겠지만 그래도 대부분 마릿수 보장은 되니 매니아들이 한번쯤은 대를 드리우고 대어를 꿈꾸는 곳이 아닐까?

우리나라 대부분의 연안에서는 조수간만차이, 즉 물때에 따라 조황 차이가 확연히 난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지만 한가지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 물때나 기상에 상관없이 꾸준하게 나오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곳은 다름아닌 양식장 배수구 근처다. 제주 해안가를 다니다 보면 양식장이 많다. 이곳에서 하루에 3번 바다를 향해 물을 방류하는데 이때가 피크타임이다.
올레길을 걷거나 해안도로를 산책하다 보면 갯바위에 한두사람 있는것은 심심찮게 볼수 있지만 대여섯명 심지어는 10여명의 사람들이 한곳에 몰려 있는걸 볼수 있다. 그것도 특정 시간에만..
낚시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 같아 보이지는 않고 주변에 세워둔 차를 봐도 트럭이나 승합차다. 번호판도 '허'를 달고 있지 않으니 분명 현지인이다. 이 현지인들이 낚시를 하는 시간은 저녁 1~2시간뿐이다. 이 시간만으로도 충분한 손맛과 입맛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제주로 여행을 가서 낚시를 해보고픈 사람은 현지 낚시가게나 슈퍼에서 대여를 하는것도 나쁘지 않지만 왠만하면 손에 익은 낚시대 한두개 챙겨가서 짜릿한 손맛 한번 보는건 어떨까?

7/24/2011

슬럿워크 (slut walk)

캐나다에서 시작된 반폭력 시위다. 미국, 영국, 호주, 인도 등에서 비슷한 시위가 열렸고 우리나라에서도 얼마전 있었다. 이런 시위를 하게된 의도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표출하는 방법이 의도했던 목적과는 다른 방향으로 가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먼저 구호를 보면 너무 자극적이다.
'꼴리는건 본능 때문이나, 덮치는건 권력 때문이다'
'옷은 양념이 아니다. 그녀는 먹을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잡년이다. 그래도 내 몸에 손대지마'
또한 복장 역시 파격적이다.
비키니나 시루스룩은 기본이고, 찢어진 스타킹에 치마밑으로는 가터벨트가 보인다.
야한옷을 입기에 성폭력을 당한다? 라는 말에 대한 정면 대응 수준의 구호라지만 스스로를 '잡년'이라는 원색적인 표현까지 쓰며 지독하게 낮춘다고 과연 더 많은 지지와 호응이 있을까? 또한 '꼴린다'라는 비속어까지 섞어 쓰면서 정작 얻으려 하는게 무엇일까?
호기심만 유발할 뿐 행사의 목적이 하나의 야한 gossip거리로 묻혀버리는게 아닐까 걱정된다.

개인적으로, 남자의 입장에서 원색적인 옷이나 속옷이 보일정도의 야한옷을 입고 가는 여인을 보면 눈길이 한번 더 가는건 사실이다. 나만 그럴까? 천만의 말씀. 남자라는 동물은 누구나 그렇다. 심지어는 자기옆에 애인이나 와이프가 있더라도 말이다.
다시말해 자연적인 것이다. 그런 시각적인 자극이 모두 성범죄와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어떤것도 정당성을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쳐다보는 남성의 시각이 잘못된걸까? 아니면 보여주기 위해 입고 나온 여성의 몸짓이 잘못된 걸까?
잘못된건 없다. 표현의 자유처럼 복장의 자유가 있다. 하지만 가끔 노출증 환자(?)처럼 입고 다니는 사람이 있는것과 같이 그런것을 성적 소비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환자도 있기 마련이다.
잘한 사람도 잘못한 사람도 없다. 자신이 절재해야만 한다.

이번 행사를 통해 우려되는 점은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모든 여성을 피해자로 양분해버리는 지독한 편향적 시각이 아니였음 좋겠다. 물론 slut walk의 의도가 모든 남성을 상대로 하는건 아닐거라고 생각하고 아니기를 바란다.
나 역시 어린이 성범죄자나 성도착증, 상습 성범죄자, 싸이코패스의 처벌을 찬성한다. 전자발찌 같은 형식적인 처벌보다 거세나 심지어는 사형까지도 지지한다. 하나의 집단 이기주의로 모든 남성을 똑같은 취급은 말아줬으면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