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2011

아들과의 여행

지난 몇 년동안 아들이 바다에서 놀아보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여름휴가를 가지 못한탓이다. 바다 구경을 해본적은 있지만 철지난 바닷가에서 그저 바다만 바라보는게 전부였다.
그래서 올해는 아들을 바다에서 놀게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녀석과 단둘이 하루 이틀의 여행이 아닌, 몇 일간의 여행은 아직 경험이 없고 아이도 힘들고 나도 힘들지 않을까 망설이던차에 친구가 함께 휴가 가자는 제안을 했다. 마침 제주도에 친한 삼촌들도 모여있다는 소식에 바로 항공권을 예약하고 출발~
숙소를 정하고 잘 알려지지 않은 월정리 해변으로 나갔다. 아직은 해수욕을 할만한 포근한 날씨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한적하게 아이들만 놀수 있었다.
모래성도 쌓고 바다에 첨벙거리는 모습을 보니 흐믓할뿐이다. 파도에 떠밀려온 해초류를 들고는 기뻐하는 모습이나 갯바위에서 게와 보말, 거북손을 따는것도 신기해한다.
제주도에 왔으니 배를 타고 우도도 한번 들어가야겠기에 서빈백사 해수욕장으로 달려가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모래사장에서 썬텐을 한다. 썬텐이라고 하기에는 햇볕이 너무 강해서 지쳐 누워있었다고 해야하나..^^

휴가가 끝난 친구가 먼저 올라행가고 숙소를 옮겼다. 한곳에 3일 머물렀으니 다른곳에서 다른 경험을 하는것도 좋을듯해서다.
하지만 예쁜 곳, 신기한 곳을 구경만 하는것은 아들 입장에서 조금 지루할것 같아 큰맘먹고 물색이 좋기로 유명한 쇠소깍에서 누드카약을 타본다. 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카약을 타고 30분을 도는데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작은 카약에서 장난치는 녀석들 덕분에 등에 식은땀이 주루룩 흐른다.
하지만 아이들은 바닥에 붙거나 튀어오르는 물고기며 파란 물에 손을 담그며 재미있어 한다.

숙소 마당은 넓어서 좋았다. 마당에서 강아지들과 함께 뒹굴며 놀기도하고, 간이 수영장에서 시간가는줄 모르고 뛰노는 아이를 보니 역시 아이들은 자연속에서 에너지를 얻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마당 주위에는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한 유실수들이 많이 심어져 있어서 배, 무화과를 바로 따서 먹는것도 일품이였다. 겨울에 오면 귤을 마음껏 따 먹어도 좋다는 사장님 마음씨도 곱다.

매일저녁 바베큐와 회를 푸짐하게 먹고 5박6일간의 늦은 여름휴가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들이 한마디 한다.
"아빠. 다음주에 또 가자. 내 통장에 돈있으니까 다음주에 또 가자!"
그래 아들. 다음주는 아니더라도 다음번에 또 함께 가도록 하자.

아직 어리게만 보였던 아들이 이제는 별부담없이 함께 배낭하나 메고 떠날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는게 고마울뿐이다. 고마워 아들~ 그리고 함께 놀아준 친구, 삼촌, 형아 누나들 고마워~

제주 맛집 3

마지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한달만에 다시 찾은 제주에서 맛있는 집을 찾아본다. 이번에는 아들과 함께한 여행길이라서 이동은 가능한 적게했다.

해녀촌(구좌읍 동복리)
회국수와 성게국수가 유명한 집이다. 성게국수는 성게특유의 바닷내음이 물씬 풍기고 성게알도 듬뿍 들었지만 입맛 까다로운 사람에게는 안맞을수도 있겠다. 하지만 회국수는 굵은 면발에 매콤한 양념을 넣어 회와 함께 비벼먹는다. 계절에 따라 회의 종류는 달라진다. 양이 적다면 사리를 추가해도 되지만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먹는것도 일품. 회국수 7천, 성게국수 7천.
너무 배가고파서 허겁지겁 먹기에 바빠서 지나쳤는데 소라, 문어가 1만.

고수목馬(표선면사무소 옆)
말고기 전문점이다. 익숙하지 않아서 처음에는 거부반응이 있을수 있지만 잡냄새 하나없이 깔끔하게 나온다. 단품으로 시켜먹어도 괜찮지만 코스요리를 시키면 육회, 육사시미, 구이, 탕 모두를 맛볼수 있다. 코스요리 2만, 곰탕 5천, 생고기 1.5만

세화축산물판매장(구좌읍 세화리)
주변 마트와 돼지고기 가격을 비교했을때 목살 한근에 1.1만원 정도에 구입을 했으니 많이 저렴하고 고기질도 우수하다. 다만 제주 흑돼지는 판매를 안한다고 정직하게 말해주는 곳이다.

8/25/2011

한뻠 자라기

아들과 여행을 준비합니다.
하루 이틀의 여행은 경험이 많지만 긴 여행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잠자리가 편하지는 않더라도, 가는길이 곧고 평탄한길은 아니더라도 아들 손 꼭잡고 많은 경험과 추억을 얻어오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어리기는 하지만 이런 기회들을 통해 몸과 마음이 한뻠정도 더 자랄거라 저는 믿고있습니다.

이제 출발합니다~
잘다녀오겠습니다.

8/23/2011

[요리] 갈치조림


형님 친구분이 목포에 가셨다가 갈치를 택배로 보내주셨다. 이제 제철 갈치가 나오는 시기라서 싱싱하고 씨알이 좋다.
손질해서 몇조각 소금구이를 했는데 갈치 특유의 달달한 맛이 그만이다.
어차피 너무 많아서 다 먹지 못하고 냉동실로 들어가야 하니 저녁에 갈치조림을 해봤다. 약간 얼큰하게 하고 싶었지만 아들이 매워서 못먹을까봐 약간 덜 맵고 달달하게 만들었다. 묵은지가 있었으면 더 좋으련만 없으니 생략!
갈치는 특이한 살결이 있어서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항상 아들에게 생선을 발라줬는데 이번에는 발라먹는 방법을 알려줬더니 가운데 등뼈를 잡고 양쪽으로 살을 빼먹는다. 재미있었는지 2조각을 순식간에 뚝딱이다. 갈치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또 뭐가 있을까..

[재료]
갈치 한마리, 무, 감자, 양파, 대파, 고추, 멸치육수
양념장 : 고추장, 고추가루, 후추, 간장, 물엿, 설탕, 소주, 매실액, 다진마늘, 생강즙

[Tips]
1. 갈치는 생선중에서 유독 기생충이 많다. 하지만 익혀먹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손질하고 흐르는 물에 씻어 요리하면 문제없다.
2. 기본적으로 바닥에 무를 깐다. 조림무도 맛있지만 묵은김치와 감자를 넣으면 무와는 또 다른 맛있는 조림이 된다.
3. 간장은 진간장을 주로 하지만 색이 너무 진해지므로 진간장 반 + 국간장 반을 섞으면 좋다.
4. 생강즙과 청주는 생선 비릿내를 없애준다. 청주가 없다면 먹다 남은 소주를 넣어주어도 상관없다.
5. 조림요리는 약간 달달하게 해야 더 감칠맛이 난다. 물엿대신 꿀을 보통 사용하지만 설탕 한스픈 정도는 따로 넣어주어야 감칠맛이 더 난다는 사실.
6. 맹물로 해도 되지만 모든 요리는 육수가 들어가야 맛있다. 멸치와 다시마, 양파껍질, 대파, 무를 넣고 육수를 내면 색깔이 좋다. 삶아진 무를 바닥에 깔아서 사용하면 간이 더 잘들어 맛있음.
7. 양념장은 모든 재료를 세팅하고 반정도만 넣고 끓인다. 재료들이 다 익을때쯤 나머지 양념장을 넣어주면 조림 색깔이 좋다.

8/22/2011

반면교사 (反面敎師)


한전 소액주주들이 회사적자로 인한 투자 손실을 끼쳤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재밌는게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게 아니라 현 사장을 상대로 소송을 낸것이다.
작년 영업손실이 1조 7874억이지만 한전은 직원 1인 평균 196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물론 직원 평균이니 임원진은 더 많은 성과급은 자명하다.
한전의 현 사장은 김쌍수사장이다. 전 LG전자 CEO였다.

이 사람에 대해 할말은 많지만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과거 LG전자에 있던 시절부터 김사장의 경영방식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과거 본인이 성장시킨 창원 가전사업부와 같이 전통 제조업 경영방식을 LG전자 CEO가 되고는 모든 분야에 적용시켰다. 이것이 문제였다.
당시 가장 큰 문제는 눈에 보이는 실적에 급급해서 미래에 대한 투자를 하지 않은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LG전자가 위기상황인것도 어찌보면 당시 선행기술에 대한 투자를 없애버린 영향이 크다고 본다. 전자기술원에서 진행하던 5~10년 선행기술에 대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는 사업부와 연관된 단기 프로젝트화 되었었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발전하는 IT분야에서 몇 년동안 선행기술, 미래기술 개발을 중지했다는건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아무튼 우리나라 대표 기업 두곳의 수장을 역임하면서 개인적 명성은 높였을지 모르지만 그 두기업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는건 부정하지 못할 듯 하다.
이런 경우를 반면교사로 삼아 오늘도 해야할 일을 조심스레 진행하도록!

급류타기

한낮의 햇살은 아직 여름을 붙들고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들녘은 아직 황금물결은 아니지만 벼이삭은 대부분 패여있고 포도가 알알이 영글고 있었다.
이렇게 또 한번의 여름이 가는게 아쉬워서 아들을 앞세워 주말농장으로 향했다.
농장 근처 가까운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기로 했으니 일단은 농장일을 마쳐야한다. 오늘의 목표는 김장용 배추 120포기 파종이다. 일손이 모자라 넓은 뒷밭에는 어른키만큼 자란 풀이 뒤덮고 있다. 먼저 낫으로 풀을 베고 땅을 일구고 돌을 고르고 살충제를 뿌리고 검은 비닐을 덮은 후 40cm 간격으로 배추 모종을 조심스레 심어본다. 배추 가격이 고공행진인데 잘 자라서 올겨울 김장걱정은 안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어느정도 작업을 끝내고 계곡으로 달려갔다. 최근에 비가 많이 내린것치고는 예상보다 계곡물이 많지 않았지만 깨끗하다. 출출하니 먼저 백숙 한마리를 주문하고는 바로 물에 들어가 시원한 물놀이를 한다. 아들과 함께 에어베드를 물에 띄워두고 물위에 누워 파란하늘을 함께 쳐다 보기도하고, 물살이 있는 곳에서는 래프팅도 해본다.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살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굽이치며 흘러가는게 살짝 무섭게 보였지만 아들은 신나서 '한번 더~'를 연신 외친다. (하류에서 물에 젖은 에어베드 다시 들고 올라오는 나는 헉헉..^^)
이렇게 우리의 여름은 재밌는 또 하나의 추억을 남기며 지나가고 있다.

8/19/2011

수지 생태공원

동네에 생태공원이 생겼는데 차를 가져가자니 주차장이 없고, 걸어가기에는 좀 애매한 위치라서 한번도 가보지를 않았다.
아니 정작 가보지않은 이유는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어 있는 인공적인 시설들이 보기 싫어서다.
개발이라고 다 싫은것은 아니지만 정작 자연 생태공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니 예전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 산책로만 조금 정비하고 수생식물과 과실수 몇 그루를 심어두기만해도 괜찮을텐데 막상 도착해서 한바퀴를 돌아보니 이건 정말 가관이다.
자연생태로라고 되어 있는 인공 산책로는 보통 목재를 이용하여 만드는줄 알았는데 살펴보니 나무가 아니였다. 목재 모양의 플라스틱 소재다.
그것뿐이 아니다. 산책로를 따라 흐르는 작은 시냇물이 있는데 그 위쪽 언덕을 다 뒤져도 발원지가 없다. 샘처럼 자연적으로 솓아올랐을까? 아니면 청계천과 같이 지하수를 펌프로 퍼올려서 흐르게 한건가?
과연 이렇게 해두고 자연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여둔 공무원 여러분. 대단하십니다!!

[음악] 쥬브수영

나의 아침을 깨워주는 알람이다.
수영을 못하는 나로서는 쥬브를 타고 물속에서 발을 파닥거리고 있는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병우의 연주곡.

8/18/2011

[음악] 혼자 갖는 차시간을 위하여

어떤날의 멤버였던 이병우.
일렉트릭 기타를 사랑했던 그는 어느날 갑자기 오스트리아 빈국립음악대학으로 유학을 다녀와서 앨범을 몇 장 냈다.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에서 기타 독주곡 앨범은 무모한 도전이였지만 그는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 위치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수 많은 명곡들 중 요즘 나의 밤을 채워주는 연주곡 하나. 단점이라면 잠이 들려하다가도 차한잔이 생각나게 만드는 곡이라는 것.

8/17/2011

돌덩이


유치원을 끝내고 찬이 친구들이 놀러왔다. 텔레비젼을 보며 놀다가 한 친구가 이렇게 물었다.
'찬아. 넌 엄마가 하늘나라 갈때 울었어?'
옆에 있는 나는 잠깐 움찔하면서 아이의 눈치를 살폈다.
찬이는 단번에 대답한다.
'아니. 안울었어!'
그러다 아주 잠시 말이 없다가 '울었어' 이런다.

그 잠시동안, 그 말이 없던 잠시동안의 찬이 생각은 어땠을까.
내 마음속 돌덩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는 순간.
미안하다. 아들..

8/16/2011

댐 저수량

올 여름은 비가 많이 왔다. 장마가 끝났는데도 지역별 집중호우 소식은 끊임없이 들린다. 비가 많이 오면 제일 걱정되는게 4대강 소식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열대성 스콜이라고 불리는 단발성 집중호우가 올해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쭉~ 계속될 듯 한데 그렇게 될 경우 삽질하고 있는 4대강은 어찌 변할지 심히 걱정인데 지금도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현장을 보면 무섭기만하다.

이런 답답함속에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4대강 상류에는 많은 댐들이 있고 이 댐들이 현재 만수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수자원공사 실시간 저수량 상황을 보면 심각하다. 특히 사력댐인 안동댐의 경우 저수량이 80%를 육박했고 댐의 붕괴까지 걱정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렇게 지금 댐들은 만수위인데, 집중호우는 내리는데 댐 방류를 거의 안하고 있다. 이유는 댐 하류쪽은 4대강 공사가 한창이기 때문이다. 만수위에 가까운 댐을 방류하지 않았지만 이미 하류 제방들은 불어난 물살에 수차례 쓸려내려갔다.
만약에 비가 조금 더 내려 댐의 안전성을 문제로 본격적인 방류를 한다면 하류의 공사지역은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간과되고 있는게 있다.
현재 안동댐 상류 20km 지역내의 밭들이 불어난 물에 죄다 잠겼다는 것이다. 안동댐의 예년 평균 저수량이 35%내외인데 현재 80%를 육박하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가뜩이나 생활물가가 올라서 장바구니를 죄어오는 상황에 몇만 몇십만평의 밭작물이 또다시 잠겼으니 그냥 한숨만 나온다.
있어서는 안될 댐 붕괴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까지는 없어야겠지만 그로 인한 2차, 3차 피해는 어디서 보상을 받을것인가. 누구를 위한 4대강 공사인가?

[요리] 비빔국수

한두해전에 국수집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간단하게 한끼를 해결하기에 라면보다는 좋고, 육수를 내거나 비빔소스를 만드는게 그리 어렵지 않으니 소자본 창업으로 괜찮다고는 생각했지만 너무 순식간에 국수집들이 난립을하니 조만간 상호 경쟁을 통해 정리가 되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맞았는지 지금은 전보다 국수집이 많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가게는 아직 사람들이 많다.
그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유가 '자본'일수도 있을테고 '맛'일수도 있겠지만 그건 내가 따질일이 아니니 그냥 맛 좋은집이 남았구나 생각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국수는 그냥 시골에서 멸치를 우려 육수로 사용하는 잔치국수가 최고다.

올여름은 기후변화 때문인지 열대우기와 같이 우중충한 날들이 계속되기에 지루하다. 입맛도 별로 없다. 그래서 입맛을 돋우는 비빔국수를 한번 만들어보기로 했다.
원래 음식 만드는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남들이 안쓰는 특별한 재료를 이용하는 센스는 부족하기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본다.
들어가는 재료는 간단하다. 집에 있는 양념들을 이용하면 되니까.

[재료] 고추장, 고춧가루, 참깨, 참기름, 꿀, 설탕, 식초, 매실액, 간장, 마늘, 파, 사과, 양파
들어가는 양은 정식코스로 요리를 배운게 아니라 어깨넘어 배운것이기에 정량화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대략 시골 할머니들이 하시는 말씀처럼 '적당~히' 넣으면 된다.
그리고는 한 3일정도 숙성을 시켜두면 더 진하고 깊은맛이 난다. 그리고 식초의 맛은 3일정도 지나면 사라지니 비빔국수를 먹을때 조금 더 넣고 비비는게 새콤하다.

[Tips] 면을 삶을때는 소금을 넣어 면에 간이 좀 들게하면 좋다. 
          끓어오를때 중간중간에 찬물을 한번씩(총 3번) 넣어주면 면이 더 쫄깃하다.
          면은 3분이내 삶아 찬물에 잘 헹구어주면 된다.(얼음물이면 더 좋다)
          면을 삶을때 식용유를 한방울 넣어주는 면이 금방 퍼지는걸 막을뿐 아니라 면발에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8/12/2011

속마음


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는 말을 실감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말 겉모습만보고 상대를 판단한다는게 참 어리석은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보아왔고 그 다양성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정도로 비참한 기분이들 정도로 잘못 판단한적이 없었는데..
다중인격과 사이코패스가 어느정도의 심각성을 가지고 있는지 직접 경험한 순간.
사람이 무섭다.

8/11/2011

강남에 산다는 것

나 자신을 돌아본다. 참 개인적이었다. 좋은말로하면 ego가 강한것이고 나쁜말로하면 selfish다.
몇 일전 20년지기 친구와의 밤늦은 대화속에서 '넌 참 개인주의였어'라는 말을 들었다. 조금 충격이였지만 한편으로는 상당히 정확히 봤다. 그렇게 직접적으로 지적하는게 쉽지는 않았을텐데 바르게 말해주니 고마웠다. 누구나 스스로는 어떤지 잘 모르지 않는가?
하지만 내 개인주의도 그렇게 많이 심하지는 않았구나 위로한다. 아직 친구인걸보면 말이다.

'개인주의'라는게 타고난 심성도 있겠지만 주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지는 영향도 크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지난달이였던가 모대학 교수로 있는 친한 형과 한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강남'이라는 동네와 사람에 대한 토론을 한적이 있다.
대부분의 드라마를 보면 강남에서 배우고 자란 사람은 사회에서 최소 '실장', '본부장' 같은 위치에서 어마어마한 저택에서 살지만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로 자주 묘사된다.
어릴적부터 유명 학원이며 개인과외를 받으며 부모가 만들어 놓은 길만 따라가다 보니 명문대에 진학하고 좋은 회사에 들어가고 그러다 부모님 재산을 물려받거나 사업체를 물려받아 잘 살지만 세상물정은 잘 모르는 철부지 캐릭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실제 우리주위를 돌아보니 이런 그들이 자라면서 보고 듣고 배운것이 인간미는 별로 없지만 최소한의 교양과 지극히 편향적이지만 나름대로의 사회의식을 가지고 있어 강남에서 자란 사람은 대부분 모든면에서 '적당히 괜찮다'라고 인정받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주위를 돌아보니 그리 틀린말은 아니다. 연락되는 초중고 친구들이 몇명 남아 있지는 않지만 건너건너 소식을 들어보면 부지기수로 유학은 다녀온 박사고, 의사나 판검사고, 아버지 사업체 물려받아 사장인 녀석들도 많다.
이렇게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자리잡고 성공한 축에 든 녀석들을 보니 '강남예찬'이 완전히 틀린말은 아닌듯하다.
하지만 그럴수도 있겠다라는 무언의 동의는 하지만 직접 강남에 살아본 나로서는 좀처럼 수긍하기 어려운면도 있는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초등학교 6학년부터 쭉~ 강남에서 자랐던 나는 왜 아직도 강남이란곳에 거부감이 있을까? 내 성격이 모나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태어날때 은스픈을 물고 태어나지 못했다는 프롤레타리아적인 생각이 더 강하다.
열심히 일하신 부모님 덕분에 강남에서 살게되고 겉치장은 했지만 정작 그 강남이라는 사회속에 흡수될 수 없었다.
내가 느끼는 강남은, 부와 권력이 지배하는 철저한 계급사회였기 때문이다. 만약 나도 강남의 주류였다면 나 역시 생각이 달라질수도 있었을것이다. 하지만 나는 강남의 비주류였다.
자기방어적인 생각일수도 있겠지만 그런 문화속에서 오랜동안 머물다보니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개인주의가 되어버리지 않았을까 위로해 본다. (지독한 자기 핑계일수 있다)

강남에서 산다는 것.
한마디로 정의 내리기는 어려운 일이고 옳고 그름을 따질수는 없는 일이지만,
대다수가 자기 감정에만 충실하고 타인을 생각하지 않는 이기적인 사고방식이 바뀌지 않는 곳이라면,
나 역시 그곳에 살면서 보고 배운게 이런것뿐이라면,
나는 '강남'에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주류이건 비주류이건을 떠나서 말이다.

8/09/2011

드라마 <계백>


텔레비젼을 잘 안봤는데 요즘은 시청시간이 많아졌다. 밤에 멍하니 있기보다는 무언가 시끄러운 소리라도 들리는게 편해서다.
그러다보니 우연찮게 '계백'이라는 대하드라마를 보게되었다.
황후인 사택비(오연수)와 왕의 호위무사인 무진(차인표)이 처음 만난날을 회상하는 장면에서 뭉클한 대사를 만났다.

무진을 연모하는 사택비가 무왕과 정략적으로 혼인을 해야되는 상황에서..
사택비는 무진에게 품에 안기어 고백을 한다.
"전 황후가 아니라 당신의 아내로 살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는데 왕의 호위무사인 무진은 사택비를 자기 품에서 밀어낸다.
사택비가 "제가 싫습니까?" 라고 묻자,
무진은 "당신은 제가 감당하기에 그릇이 너무 큰 분입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말에 사택비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그리 여기셨다면 그 그릇을 깨버리겠습니다. 이제 됐습니까?"라고 말하지만
무진은 "당신은 폐하가 선택하신 분입니다. 가십시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떠나버리며 그들의 사랑은 끝나버린다.

참 멋있는 장면이고 뭉클한 대사였지만 차인표의 어색한 연기가 좀 아쉽기만 하다.
어느 시대나 이루어 질수 없는 사랑은 존재했고, 시대를 초월하더라도 그런 가슴아픈 사랑은 애틋함을 남기는건 왜일까.

8/08/2011

[음악] 술이야

술을 마시는 이유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마다의 사연이 있기 마련이다. 누군가는 행복해서, 누군가는 슬퍼서, 누군가는 이 사회가 나에게 술을 권해서 라고 한다.
내가 마시는 술은 무슨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까?
'잊기위해서'라고 하면 답이 될수 있을까?

바이브의 '술이야' 뮤직비디오..

Black Friday

방송에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빌미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융위기를 들먹이며 위기감을 조성한다. 과연 진짜일까? 그들이 떠드는걸 그대로 믿지말고 직접 확인해 보자.

원유가격을 보면 2008년 14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2011년 오늘 86달러인 상황이다. 많이 떨어졌다.(WTI 기준) 하지만 우리나라 휘발류 가격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높다.
다른 광물자원을 보면 니켈, 아연, 납, 알루미늄, 천연가스는 떨어졌고 구리, 주석은 조금 올랐을 뿐이고, 곡물자원을 본다면 옥수수는 비슷한 수준이고 대두는 떨어져있다.
그렇다면 도데체 어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금 공포감을 조성하는 걸까?
물론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과 EU의 재정위기 상황이 시장에 우호적인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한순간 튀어나온 악재는 아니다. 미국의 디폴트 가능성이 대두될 당시부터 당연한 수순이였다.
시장은 불확실한 악재, 즉 잠재된 악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악재가 반영이 되면 안정을 찾는법이다.
제발 호들갑은 그만두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호들갑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8/05/2011

제주 맛집 2

아직 가보지 못한 많은 맛집들이 있겠지만 소문만으로 모두 맛있는 집일수는 없는법이다. 일단 먹어보고 개인적인 평을 해본다. 지극히 주관적이라고해도 말이다.


태광식당 한치주물럭 (제주시 용담1동)
오래된 식당이다. 공항근처에서 비행기를 타기전 식사를 하고자 할때 갈만하다. 공기밥 별도 천원인데 볶음밥도 천원. 한치주물럭 1.2만원

광명식당 진한 순대국 (제주 동문시장)
진한 순대국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곳으로.. 순대국밥 4천원
순대국만 먹으러 오는게 뭐 하다면 시장내 초콜렛 파는 가게에서 감귤/백년초 초콜렛을 사는것도 좋다. 공항내에서 1만원에 파는 초콜렛을 여기서 1만원이면 4상자를 살수 있다.

감초식당 순한 순대국 (제주 보성시장)
동문의 광명식당과 대적할만 하다. 동문시장 순대국이 진한 국물맛이라면 여기는 순한 국물맛(?)이다. 순한 순대국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곳으로.. 순대국밥 5천원
허영만의 '식객'에도 소개된 집으로 제주 전통순대집이다. 모둠세트를 시킨다면 꼭 유산균이 들어있는 '제주 막걸리'와 함께해야 맛있다.

용이식당 두루치기 (서귀포 천지동)
적당한 양과 맛을 보장한다. 고기는 제주산이지만 전지나 후지를 사용한다. 수입산보다야 훨씬 마음 편하지만 가격을 약간 올리더라도 삼겹을 사용하길 바라는 집. 볶음밥은 무한리필이니 참조. 1인분에 6천원
서귀포 시외버스 터미널 바로 뒷편이니 찾는것은 어렵지 않다.

어머니 닭집 (성산읍 고성리)
여지껏 먹어본 통닭 중 감히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기름기 쫙 빠지고 카레맛이 약간 나는 기본 양념 아주 고소하다.
배달이 안되고 주문과 동시에 생닭을 튀기기에 기다려야 하지만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 맛집이 아니라 요리하는 시간동안 기다리는것이니 충분히 기다릴 가치가 있다. 후라이드 1.2만원
기회가 된다면 비법을 전수받고 싶을 정도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동네 치킨집 20여곳을 올킬(all kill) 할수 있지 않을까 ^^

산방식당 밀면& 수육 (대정읍)
음식이 아무리 맛있다고 소문이 났어도 사람이 많아 기다리는 것은 질색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기다렸다가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밀면은 그저 그렇지만 수육은 연하고 부드러워 좋다. 밀면 5/6천원, 수육 8천원

어진이네 물회&구이 (서귀포 보목동)
바닷바람을 맞으며 먹을수 있는 야외 자리가 있지만 한낮의 더위는 피할 수 없다. 물회양은 푸짐하지만 불친절은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식용이라고해도 빙초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건 보기에 좋지 않았다. 자리물회가 유명하지만 차라리 자리구이가 더 먹을만하다. 자리물회 8천원/자리구이 1.5만원

8/03/2011

100

1, 2, 3, 4, 5, ...., 10, 11, ...., 50, 51, 52, ...., 98, 99, 100, ..., 499, 500, 501, ..., 999, 1000, ...
모든 숫자는 고유의 존재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살면서 특정 숫자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첫사랑... 1
행운의 수... 7
서양에서 불길하게 생각하는 수... 13
백번째 친구등록... 100
천일동안... 1,000

이처럼 우리는 특정한 수에 아주 특별한 의미를 인위적으로 부여하고 있지만 정작 돌아보면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 글이 2011년 100번째 글이다.
많다면 많은것이고 적다면 적겠지만 나로서는 나름 시간을 많이 투자한건 사실이다. 전문 작가도 아니고 파워 블로거도 아니고 그렇다고 읽기좋고 감동적인 글을 솜씨있게 쓰는것도 아니다. 단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내 개인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것 뿐이다.
아무튼 벌써 100번째 글이기에 조용히 나 자신에게 한마디 하고싶다.
수고했다고..

8/02/2011

DOism

'~ism(이즘)'이란 말이 있다. 명사로서는 '주의(主義)'를 말하고 접미사로 쓰일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뜻이 있다.
1. <‘…의 행동/결과’를 나타냄>
2. <‘…의 상태/속성’을 나타냄>
3. <‘…의 가르침', ‘…체제/운동'을 나타냄>

한때 나도 이런 '이즘'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한적이 있다. 그러다가 외부로부터의 '이즘'보다는 내가 만든 '이즘'으로 들어가자는 생각이 들었다.
무슨 단체나 종교를 만들겠다는 의도가 아니라 순수하게 나를 돌아보면서 나만의 생존 방향을 정하자는 의도였다. 그래서 생각해낸게 'DOism'이라는 것이었다.
'DO'라는 말은 단어의미 그대로다. 무엇이든 해보자는 마음으로 정한것이다. 해보지 않고 후회하느니, 후회하더라도 해보자는 의지였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DOism'이란 스스로의 좌우명(?)이 생겨났고 나는 'DOist'가 되었다.

아직 그 마음이 변하거나 달라진건 없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마음은 가는데 몸이 안따라주는 경우가 생기다보니 약간은 망설이는 'DOist'가 되어가고 있다.
남에게 피해안주고 그렇다고 나도 피해안받고 싶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현실에 안주하면서.. 하지만 다시 20대의 생각으로 돌려보고싶다. 아직 할일이 많기에 일단은 해보기로, 일단은 부딪혀보고싶다. 깨지고 터지더라도 해보기로..
하지만 이건 모순이란걸 안다. 나 스스로 인정한다. 적지 않은 나이에 다시 삐긋하기라도 한다면 다시 일어설 기회가 없을수 있다는걸 알기 때문이다.

그래. 어쩌면 디오게네스처럼 소소한 행복만으로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건지 모르겠다. 내게 있어 한줄기 햇빛을 가리지 말아달라고..
지금 내가 버려야 할게 더 무엇이 있을까? 다시, 다시 한번 고민속으로 출발~

자동차보험

일년에 한번씩 자동차보험 연장을 하게되는데 이보험사 저보험사 비교 견적을 내는것도 귀찮고 담보내용도 이것저것 따지는게 귀찮아 대부분 작년과 동일한 조건으로 가입을 하게된다.
그런데 주저리 주저리 대본을 읽어주는 상담사의 말을 들으면 반은 알아듣겠고 반은 모르겠다. 뭔가 좀 찜찜하긴하지만 가입사항에 대해 확인절차라고하니 건성으로 듣고 'yes~ yes'만 연발한다. 뭐 녹취되고 있고 작년과 동일 조건이니 별일 없겠지.. 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운전한지가 꽤 오래되었고 아직 무사고라서 나 역시 대충 가입하고 말았는데 이번에 중요한 사실 하나를 알았다.

보험 청약사항 세부항목을 보면 사망/부상/후유장애에 대한 보상한도가 정해져 있는 '자기신체사고'라는 항목이 있다. 대부분의 경우 보험사에서는 기본적으로 이걸로 계약을 유도(?)한다. 하지만 이 항목은 분명한 선택사항이다. 즉, 보험사 기본으로 되어 있는 '자기신체사고'와 '자동차상해' 담보 둘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두가지 항목의 보험료 차이는 얼마 나지 않지만 보상 기준은 아주 많은 차이가 있다.
기본적으로 '자기신체사고'일 경우 선택한 가입금액한도 내의 부상급수에 따라 정액 지급식임에 반해 '자동차상해'의 경우는 치료비는 물론이고 휴업급여, 부상 위자료, 향후 치료비까지 보상받게 된다.
어차피 보험사도 비지니스니 자신들에게 유리한걸로 유도 하는것이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알 권리를 설명 받지도 못한채 수동적으로 따라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자신의 권리조차도 스스로 알아보고 일일이 챙겨야 하는 현실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