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9/2011

IT 강국

유독 우리나라의 인터넷은 제약이 많다.
인터넷 전자상거래는 MS 윈도에서만 가능하다. 아이폰이 널리 보급되고 있는 실정인데도 참 답답한 노릇이다.
인터넷 실명제를 통한 언론 자유를 무시하는 처사 역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무분별한 댓글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자는 것이지만 이는 분명한 언론 통제이고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격이다.
메이저 포털 사이트들도 한 몫을 한다. 자료 검색을 할 경우 우리나라 대형 포탈을 이용한다는건 참 어리석은 일이 되어 버렸다. 왜냐하면 자사 데이터를 우선시 하는 그들만의 불공정 검색 방식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면 자사 DB 정보위주로 검색이되기에 타 사이트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것들 이외에도 실제로 엄청나게 배타적인 우리나라의 인터넷 실정에 대한 예는 많다.
과연 이러하건데 허울좋은 이름뿐인 인터넷 강국, IT 강국이 자랑스러운가?

4/28/2011

[음악]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나에게 할머니에 대한 기억은 아주 작은 조각뿐이다. 물론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태어나기 전, 내 아버지가 돌이되기 전에 돌아가셨으니 당연히 기억이 있을 수 없다.
할머니에 대한 아주 작은 조각의 기억 역시 반쪽뿐이다. 친할머니 역시 돌아가셨는지 도망가셨는지 확실하지 않지만, 아버지를 키워주신 분은 어느 절의 보살님이셨다고 들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  그 분이 계신곳을 수소문해서 찾아갔지만 이미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슬퍼하셨던 아버지의 기억이 남아있을 뿐이다. 아버지는 이제 어느정도 먹고 살만큼 자리를 잡았고 아들 3명이나 있다는걸 보살님께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였을게다.
그래서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반쪽뿐이라는 것은 외할머니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아직 내 기억에 외할머니의 얼굴은 남아있고 어릴적 일년에 한두번 뵐때면 늘 내 엉덩이를 토닥거리시며 '에구. 내 새끼' 하시던 모습이다. 하지만 그 시절에는 그리 할머니에 대해 호의적이지 못했다.
아마도 사람은 자주봐야지만 좋아지고 정이 드는 이유가 아닐런지.. 아니면 지금처럼 내가 사람에 대한 정 붙임이 어려웠을수도..

가끔 Lucid Fall의 이 노래를 들을때면 나에게 다시 할머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아니 어쩌면 아버지가 아직 살아 계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잠들기전 이어폰을 통해 부드럽게 전해지는 따뜻함에 눈물이 흐른다.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동경, 수 많은 그리움들이 사무치는 하루다.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Lucid Fall>


초겨울 추위도 무시 못할만큼 매섭던 나의 어린 바닷가
여름엔 바지락 겨울엔 굴을 따다 채운 가난한 호주머니
시골의 장터 오늘은 일요일 해뜨기 한참도 전 대야를 이고 향하는
할머니의 꿈 우리 건강한 꿈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채 익지도 않은 300원짜리 수박에도 우린 기뻐했었지
몹시 아프던 날 나를 들쳐업고 달리던 땀에 젖은 등자락
이제 난 알지 돌아가셨어도 나에게 누나에게 살아있음을
어머니 아버지에게서 숨쉬는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시골의 장터 오늘은 일요일 해뜨기 한참도 전 대야를 이고 향하는
할머니의 꿈 우리 건강한 꿈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할머니의 꿈 우리 건강하도록 빌고 또 비는 할머니의 꿈
할머니의 마음은 바다처럼 넓어라


4/27/2011

기분이 좋아지는 알약

얼마전 찬이가 유치원에서 종이봉투 하나를 들고왔다. 크기나 모양은 약봉투라서 이게 뭘까 하고 들여다 봤더니 겉표지에 '기분이 좋아지는 알약'이라고 써있다.
일반 약처럼 개별포장이 되어있고 내용물은 초콜렛, 사탕, 캬라멜 등이 들어있다. 아이들 캔디류가 다 그렇듯 색이 빨강, 노랑 울긋불긋하여 그냥 보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게 생겼다.
분명 임상 테스트는 안한거겠지만 (아 이런 원칙주의자..ㅠ.ㅠ) '아빠 기분이 나쁠때 하나씩 먹어'하며 내 책상위에 두고 간다.
며칠 동안 한 봉지씩 복용(?)을 할 때마다 피식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잠시라도 웃게 만들었으니 플라세보 효과일지라도 어느정도 효능은 본 것 같다.

한참전의 일인데 오늘 다시 그 '기분이 좋아지는 알약' 처방을 받고 싶다.

4/26/2011

어의상실 (語意喪失)

하나.
PF부실로 인해 저축은행들이 불안해지고 있다. 아니 일반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미 2008년 금융위기때 불거진 이야기인데 그때 메스를 대지않고 미봉책으로 대충 넘어가려했던게 오히려 더 악화되었을 뿐, 달라진건 없다.
그런데 더 어처구니없는 일은 영업정지 전날 VIP고객에게는 영업시간이 끝난 이후에도 예금 인출을 해주는 '배려'를 했다는 것이다.
대단한 배려고 moral hazard의 극단적 표현이다.
아~ 역시 서민은 '봉'이고 그들에게 morality를 기대하는게 사치였지..

둘.
농협 전산망 마비를 불러온 해킹이 북한의 소행으로 추정한다고 중앙일보가 자랑스럽게 보도한다.
아~ 선거철이지..

4/25/2011

벽지

몇 년전.
아이 방에 어울리는 벽지를 해주고 싶어서 지물포 몇 곳을 돌아다니며 파란 하늘 무늬의 벽지를 골라 사다가 도배를 했다. 친환경적으로 해준답시고 밀가루 풀도 쒀서 직접 해주었다.
혼자서 하다보니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걸렸고 허리도 땡겼다. 다해놓고 보니 군데 군데 약간 들뜨기는 했지만, 그래도 야광스티커까지 붙이고 나서 불을 끄고 보니 별도 있고 양도 있고.. 일단은 아이가 좋아해서 다행이고 또 내가 직접 해 주었다는 뿌듯함이 있었는데 얼마전부터 귀퉁이가 약간씩 들뜨기 시작했다.
보기에 별로 안좋았지만 '언제 시간나면 보수 해줘야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한쪽 벽면의 벽지가 쩍 벌어져 버렸다.
아뿔사.. 다시 도배를 하자니 침대며 옷장이며 다 들어내고 해야되는데 그러려면 일이 커질 것 같다. 그렇다고 그냥 두기에는 너무 흉물스러워 일단은 간단히 손을 보기로 했다.
풀을 쑤고 장갑을 끼고 가구들을 최대한 들어내지 않고 벽지를 바를 요량으로 시작했는데 벽지 하단까지 풀을 바를수가 없어서 중간부터 천장까지만 시도해 보았다.
일단 벽에 붙이는건 성공했지만 환경이 너무 열악(?)해서 잘 문질러 주지못했는지 반듯하게 붙지는 않았다.
새로 도배를 하면 깔끔하고 좋으련만 그건 다음에 이사를 하거나 만약 벽지가 다시 떨어지면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정도로 자기만족 ^^

불법 선거

이 정도라면 뉴스 1면 기사감일텐데 왜 조용한지 궁금하다.
강원도지사 엄기영 후보의 불법선거운동으로 2명 구속, 29명 불구속 입건, 1명 수배되었다. 상황이 이렇다면 떳떳하게 사과하고 후보 사퇴를 하고 차후에 다시 도전을 생각해 보는건 어떨까? 일단 당선만 되면 지난 과거는 다 잊혀지는 이 바닥 생리를 너무 빨리 배운걸까? 정치 입문 초기부터 기존의 선배 정치인들의 못된 짓을 먼저 배워버린 사람. 오늘따라 그가 너무 불쌍하다.

4/20/2011

[음악] 아 대한민국

정태춘씨의 노래는 70년대부터 아주 서정적이지만 깊이 있는 가사로 우리의 심금을 울리곤 했다.
시인의 마을 / 북한강에서 / 탁발승의 새벽노래 / 사망부가
이런 노래들이다.

하지만 80년대 말부터 그의 노래는 그 특유의 고향에 대한, 자연에 대한, 가족에 대한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을 대신해 갑옷을 두르고 차별과 독재에 맞서 싸우는 노래로 바뀌었다.
그런 그의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거부감이 나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었고 한동안 듣지 않게 되었다. 그러던 중 '송아지 송아지 누렁 송아지'를 통해 왜 그가 그의 정체성마저 바꾸었는지를 알게되었다.
세살 어린이도 알고 있는 '얼룩 송아지'라는 노래가 있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에서 '얼룩 송아지'를 불러야 할까? 우리 전통소는 분명 '누렁소'인데 말이다. (최근 들어서는 '얼룩소'가 우리 전통소인 '칡소'라고 우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기서는 그냥 넘어가면 좋겠다.)
'송아지 송아지 누렁송아지 엄마 소도 누렁소 엄마 닮았네' 참 자연스럽지 않은가?

아무튼 그의 노래는 예전과 비교해서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그의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가 부글거리며 스멀스멀 올라오고, 모든 부조리한 세상을 향해 일갈하는 나즉한 목소리에 한없이 숙연해지기까지 한다.
그러면서 살아 있는 것 자체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들어 준다.
'아~ 대한민국'이라는 노래가 나온지 20년이나 지나 빛이 바랠만도 한데 아직 가사 한마디 한마디에 녹아있는 의미는 생생한 사진들처럼 다가온다. 왜 그때와 지금이 이렇게 달라진게 없을까?
오늘따라 이 노래가 듣고 싶다. 맷값으로 천만원을 뿌려대는 재벌은 무사하고 몽둥이에 맞은 노동자는 기소당하는 대한민국에 살고 있기에, 우리 대한민국이 아니라 저들의 공화국에서 살고 있다는게 속상해서다.


<아 대한민국, 1990년 작>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사랑과 순결이 넘쳐흐르는 이 땅
새악시 하나 얻지 못해 농약을 마시는
참담한 농촌의 총각들은 말고
특급 호텔 로비에 득시글거리는
매춘 관광의 호사한 창녀들과 함께
우린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행복하게 살고 있지 않나
아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기름진 음식과 술이 넘치는 이 땅
최저임금도 받지 못해 싸우다가 쫓겨난
힘없는 공순이들은 말고
하룻밤 향략의 화대로 일천만원씩이나 뿌려대는
저 재벌의 아들과 함께
우린 모두 풍요롭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만족하게 살고 있지 않나
아 대한민국 아 우리의 공화국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저들의 염려와 살뜰한 보살핌 아래
벌건 대낮에도 강도들에게
잔인하게 유린 당하는 여자들은 말고
닭장차에 방패와 쇠몽둥이를 싣고 신출귀몰하는
우리의 백골단과 함께
우린 모두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평화롭게 살고 있지 않나
아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우린 여기 함께 살고있지 않나
양심과 정의가 넘쳐 흐르는 이 땅
식민 독재와 맞서 싸우다
감옥에 갔거나 어디론가 사라져간 사람들은 말고
하루 아침에 위대한 배신의 칼은 휘두르는
저 민주인사와 함께
우린 너무 착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바보같이 살고 있지 않나
아 대한민국 아 우리의 공화국

우린 여기 함께 살고 있지 않나
거짓 민주, 자유의 구호가 넘쳐흐르는 이 땅
고단한 민중의 역사
허리잘려 찢겨진 상처로 아직도 우는데
군림하는 자들의 배 부른 노래와 피의 채찍 아래
마른 무릎을 꺾고
우린 너무도 질기게 참고 살아왔지
우린 너무 오래 참고 살아왔어
아 대한민국 아 저들의 공화국
아 대한민국 아 대한민국


4/19/2011

Unpacking

월 초부터 떠나야지 떠나야지 하면서 조금씩 짐을 꾸렸다. 한달 정도의 약간 긴 시간을 생각하다보니 가방이 무거워졌다. 짐을 좀 줄이자는 생각에 책 10권중 4권을 빼고, 이것 저것 자리만 차지하는 것들을 꺼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겁다.

몇 일전 마지막으로 점검을 하고 backpack의 지퍼를 닫았다. 이젠 떠나기만 하면 된다.
막상 떠나려고 하려는데 일이 좀 생겼다. 내가 해야 할 일이기에 일정을 조금 미뤘다. 아쉽기는 하지만 조금 늦어지는 것일뿐 어차피 떠나는건 변함없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몇일 뒤 다시 출발하려는데 이번에도 그냥 두고 갈수 없는 신경쓰이는 일이 생겼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데 갑자기 안경 다리가 힘없이 부러졌다. 그동안 아무 이상없던 녀석인데 부러지니 좀 당황스러웠다. 미신을 믿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분이 찜찜해 다시 몇 일을 미뤘다.
그래 오늘은 떠날수 있겠지. 마음 비우고 출발하려는데 이번에도 불발이다. 내 일정에는 상관없이 또 다른 일이 나를 가로막는다. 할 수 없이 비행기표를 취소해 버렸다.
세번의 시도. 3주간의 delay. 다 지나간 4월.
마음이 너무 복잡하고 불안하고 안정되지 않은 상태라서 그냥 생각없이 시간 보낼 계획을 했던건데 이번에는 때가 아닌 듯 하다.

난 지금 unpacking 중이다. 휴~

4/18/2011

못난 KBS

'장기하와 얼굴들' 공연에 나오는 '미미 시스터즈'라는 두 여성이 있다. 이번에 이들이 단독 앨범을 냈다.
그런데 공영방송 KBS에서는 이들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 노랫말 중에 '꿀단지 손에 들고서 하루종일 동네 거닐다 당신을 만난 순간 꿀먹은 벙어리가 되었네'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서 '꿀먹은 벙어리'가 심의실에서 방송 불가라는 판정을 받았다.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는게 이유다. 어찌보면 참 구차한 변명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인데도 '벙어리'라는 단어 하나 때문에 방송 불가라니.. 그렇다면 '눈뜬 장님', '절름발이 범인'이라는 말도 방송 불가 아닐까?

오늘부터는 KBS 방송을 자주 좀 봐야겠다. 방송 중 잘못된 표현을 거르지 않고 방송을 하는지 안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점은 그런 말이 정말로 장애인 비하 발언이라면 타 방송사(MBC, SBS) 역시 방송 불가 판정을 해야할텐데 그렇게 하지 않겠단다.
어째 KBS는 점점 더 자신들의 무덤을 깊게 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꿍꿍이가 궁금하다. 이젠 좀 더 표현에 대한 자유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런지..

봄 봄 봄

봄이다. 밖으로 나가고만 싶어지는 날씨다. 나가야지 하는 생각은 가득 넘쳐 흐르지만 언제부턴가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여의치 않다. 상황이 어쩔수 없다고 자위해보지만 어쨌든 핑계일뿐..
아무튼 핑계를 핑계삼아 형님네 집들이 겸 얼마전 경기북부에 사둔 땅이나 보러 갔다. 계약을 내가 직접하지 않았으니 한번은 봐야할 것 같아 눈도장 한번 찍어 주고, 주변 광릉쪽 전원주택 단지 구경도 하고 고모리쪽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완연한 봄이 느껴진다.
느긋한 점심을 먹고는 주변 미술관 구경도 하고, 시냇가에 도룡뇽 알들이 부화하는 것도 구경했다. 개구리 알인줄 알았는데 도룡뇽 알이라고 옆에서 알려주신다. 아.. 그러고보니 도룡뇽알은 나도 처음이다.
아이 유치원에 관찰 학습용으로 보낼 생각으로 종이컵에 약간의 알들을 담았다. 아이들이 좋아할까?


시간도 남고 해서 주변에 있는 고모리 저수지에서 차 한잔을 했다. 7-8년전 가끔 빙어 낚시를 했던 곳인데 그때와는 다르게 인공적인 선착장이며 호숫가 산책로가 들어서 있다. 덕분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 되었지만 예전 고즈넉한 산속 호수의 분위기는 사라지고 없었다.
선착장에는 오리배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랫만에 나온 아들이 오리배를 타자고 한다. 호수 한바퀴 돌고 나와 주차장에서 신나게 뜀박질도 하고나니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래도 아직 지치지 않는 아들..^^
미안한 마음에 다시 한번 생각을 가다듬어 본다. 앞으로는 다시 자주 밖으로 나와 따뜻한 햇살과 살랑이는 바람을 온몸으로 흠뻑 느껴보자고.. 꼭~


◀ 큰형님과 오리배 승선 기념

4/15/2011

과연 안전한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유럽의 대응은 정부가 나서서 출하 예정이던 채소류와 유제품을 전량 폐기했다. 막대한 손실이였지만 국민들의 안전이 우선인 그들에게는 당연한 조치였다.
우리는 어떤가? 안전하다고 말한다. 극소량이라고 말한다. 직접적인 피해는 절대 없을거라 자신있게 말한다. 방사성 비를 걱정해 휴교령을 내린 교육감에게 '불안을 조성하는 불순세력'이라고 거리낌없이 말한다. 그들은 그렇게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채소류 40건을 수거해 검사를 해보니 미량의 세슘과 요오드가 나왔다. 연근해 어류 8종에서도 세슘이 검출되었다. 제주 빗물에서도 요오드와 세슘이 검출되었다.
이쯤되면 어떠한 조치나 대응이라도 할만 한데 그런데도 안전 하다고만 한다. 감추려 한다.
시금치 50g을 60년간 먹어도 안전하다고 하고. 빗물 2l를 2년간 먹어도 안전하다고 구체적인 설명까지 해준다. 친절한 금자씨가 따로없다.

그런데 우리는 특정 음식 한두가지만 먹고 사는게 아니다. 매일 마주하는 밥상에 오르는 반찬의 가짓수가 얼마나 될까? 기본적으로 양념이 많은 밥상이니 어림잡아 20여가지 이상의 재료들이 한끼 식단을 이루고 있을게다.
숨은 매일 쉴테고 물도 자주 마실테고 일년에 최소 한번은 X-ray 찍어주고.. 이 모든것을 다 합산한다면... 과연 안전한건가?

좀 솔직해 졌으면 좋겠다. 무모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국민의 건강을 담보로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국민의 생명보다 원전의 미래를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정확한 조사로 정확한 정보를 알려주면 좋겠다. 한번만이라도, 단 한번만이라도 우리가 신뢰할 수 있는 짓을 해주길 바랄뿐이다.

마흔의 의미

나이를 먹는다는게 무엇일까?

스무살이 될 무렵은 내심 기뻤던 것 같다. 제도권 사회내의 성인이라는 하나의 존재로 각인되고 미성년자라는 어설픈 타이틀을 떨칠 수 있으니 마냥 좋았던 것 같다. 또 있다면 과거를 돌아볼 필요없이 미래에 대한 생각만으로 족했으니까.
하지만 진작 알았더라면 이 사회의 일원이 된다는게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닌데 말이다. 하나의 인격체로 낙인 찍힌다는게, 구성원이 된다는게 맨입으로 되는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책임과 의무를 가져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알게 모르게 사회의 짐을 어깨에 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무살에서 서른이 될 시점에는 많이 섭섭했던 것 같다. 나이를 먹어간다는게 나도 서른이 된다는게 마음속에 앙금처럼 무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 당시에는 김광석의 '서른즈음에'를 거의 매일 들었던 것 같다. 노래만큼 어깨는 무겁게 느껴지고 희망찬 미래만 생각할 수 있는게 아니라 불확실한 미래도 대면해야 했고, 또 과거의 아쉽고 후회스러웠던 일들과 무모하다 하더라도 시도조차 못해본 수많은 계획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맴돌았다. 많이 혼란스러웠다.

이제 서른에서 마흔으로 갓 넘어왔다. 아직은 익숙치 않아서 인지 어떤 자리에서는 아직 만으로 서른아홉임을 주장하지만 씁쓸한 입맛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스무살 무렵이었는지 서른살 무렵인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순간부터 난 마흔을 동경했다. 빨리는 아니지만 마흔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 왜 그랬을까?
불혹(不惑), 말 그대로 사는일에 정신을 집중하기에 흔들림없이 살고 싶었기 때문이다. 즉, 내 말에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부분 그렇게 살았다고 생각했다. 아직까지는 한번 내밷은 말은 책임 지려했다. 그래서 함부로 약속하고 함부로 행동하지 못했다.

하지만 난 내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아직 내 진심이 전해지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면 그동안 나 혼자만 그렇게 믿고 스스로 만족한 것 뿐, 단지 나를 믿어달라고 그럴듯하게 포장하기에 급급한건 아니였을까라는 자괴감마저 든다. 아직은 내 말에 책임을 지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부끄럽다. 부끄럽지만 이제라도 마흔이 다 지나가기 전까지 그 누구에게도 '내 말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보고 싶다. 다시 나를 가다듬는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말이다.

4/08/2011

방사능

전국이 난리다. 아니 전세계가 난리다.
방사능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해롭다는 것은 안다. 그것이 극소량일지라도 해로운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정부의 발표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믿어야 하는가?
정부 산하 기관에서 측정하는 방사능 수치와 민간단체가 직접 측정하는 방사능 수치의 차이는 무려 6배다. 휴교를 한 학교가 120여개가 넘는다. 심지어는 프로야구까지 취소 되었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에서는 인체에 무해한 수준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제주 빗물을 2l씩 2년간 마셔도 x선 촬영 1.4회 정도의 양뿐이라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왜 정수장 덮개를 설치하라는 지시가 내려지냐는 말이다. 왜? 어차피 물은 그들도 먹어야 하는 일이니까? 에비앙으로 밥까지 해먹기에는 좀 헤비하니까?

좀 더 솔직해 지면 좋겠다. 어쩔수 없는 일은 사실대로 말하고 개인적으로 조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게 정상아닐까? 정부차원에서 해줄수 있는건 없으니 말이다. 예전 광우병처럼 바로 증상이 안나타난다고 쉬쉬하고 숨기려하지 말자. 광우병도 잠복기가 10년 이상이고 방사능은 잠복기가 20년 이상이니 지금만 넘어가면 된다? 제발 그러지 말자.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같이 살자. 아프지 않게 같이 말이다.. 젠장..

[영화] Life as you know it

가벼운 코미디 영화를 보고 싶었다.
마음이 무거워서 정말 가볍게 보려고 했는데 실상 바랬던 가벼움보다는 내재하고 있는 본질적인 부분이 묵직하게 다가온다. 결코 우리나라 실정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고 문화가 다른 그들 나라에서만 가능한 일이라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우리의 adoption에 대한 인식이 점차 달라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우리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 생각한다.
이미 아이를 키워본 사람들은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일테지만 아직 아이가 없고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적절한 간접 경험은 충분하리라 본다.

부모가 된다는 것과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전혀 다른일이다. 아이는 정성스런 보살핌과 사랑으로 자란다. 아이는 행복하겠지만 아이의 행복이 전부는 아니다. 모두가 함께 행복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행복은 순서가 중요하지 않다. 단지 매순간 그리움으로 가득차 있다면 그게 행복인 것이다. 그 그리움이란 것을 영화속에서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리고 내가 떨어져 있을때, 난 단지 아이나 당신을 그리워 했던게 아니고 '우리'가 그리웠다. 가족이란게.."
그래. 사랑하니까 그리운게 아니라, 그리우니까 사랑하는거다.

앞으로는 아이들 생일잔치에 케잌을 2개 준비하려 한다. 하나는 그 아이를 축하해주기 위해, 또 하나는 그만큼의 노력을 한 우리를 위해..

영화를 보는 내내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이 "Are you just pretending to be parent?"라는 말이다. 모두가 행복하기를 바라며...

4/07/2011

[공지] 투자자문 중단

Cocoon Asset 운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능력도 없으면서 조그만 재주만 믿고 너무 거만하게 행동했던 것 같습니다.
더이상 안되는 일을 된다고 우길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제가 운영했던 지난 5년동안 단 한번도 서면 계약은 물론이고 구두 계약조차 어긴적이 없었기에 사기꾼은 아니였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만기 이전이라도 필요하신 분들은 해약 조치를 해드리고, 약정 이윤을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운용 중단이 개인적인 일이라 일일이 설명 드릴수는 없어 죄송합니다.
훗날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때쯤이면 속 시원하게 말씀 드릴수 있기를 바랄뿐입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다시 돌아올 수 있다면, 그럴수 있다면, 지금보다는 더 편안한 투자활동이 될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의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4/05/2011

욕심 비우기

이제는 설정한 목표가 사라졌기에 의지도 의욕도 희미해졌다.
아무런 목표없이 그냥 무거운 짐만 들쳐업고 살아보자 생각하니 너무 버겁다.
그렇다고 옆으로 털썩 내려놓을 수도 없는 현실이라 생각할수록 갑갑하지만 어찌되었건 짊어지고 가야 할 현실이기에 나 몰라라 외면할수는 없는 노릇이고 보듬어 안고 내 몸의 일부인양 가져가자니 솔직히 자신이 없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지만 나름 오랫동안 바래왔던 일이기에 더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
이대로 주저 앉고 싶지만 어쨌든 살아야 하기에 일단은 내 마음부터 다 털어내고 비워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 단지 감춰두기만 한다면 언젠가는 다시 그 욕심이 나를 더 힘들게 할 것만 같기에 마음속 움크리고 있던 이룰수 없는 욕심을 훌훌 털어버리는게 먼저 일 것 같다.
그래야 조금은 가볍게 살수 있지 않을까?
내 마음에 더 이상 허황된 욕심을 채우지 않고 말이다.

미안합니다. 너무 간절했기에 미안합니다...

[음악] 새

FB에 친구가 오래된 노래 하나를 올렸다.
보편적인 노래가 아니라서 특이한 성향(?)을 가진 특정 사람들만이 좋아하긴 하지만.. 난 좋아한다.
그래서 오래된 앨범을 뒤적거려 찾아내서는 몇 시간째 듣고 있다.

" ... 난 단지 약했을뿐 널 멀리하려했던게 아니였는데..
  ... 난 아무래도 좋아 하지만 너무 멀리 가진마 어쩔수 없다해도... "

그래 어쩔수 없다해도 너무 멀리 가지 말도록 하자. 어쩔수 없다해도 말야.

Lucid Fall

4/01/2011

어릴적 기억으로 돌아가자면 우리집은 조그만 마당이 있었고 화단이 있는 양옥집이었다. 화단에는 장미나무가 있었고 철마다 꽃들이 형형색색 피어있었고, 한켠으로는 고추나 상추, 딸기 같은 작물이 늘 자라고 있었다. 옥상은 나의 놀이터였고 생애 처음으로 형들과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재료(나무, 슬래브, 장판 등)를 가지고 세명이 들어가 앉을수 있을 정도의 작은 움막을 지어놓고는 우리의 비밀 아지트로 이용했다. 옆집 기와지붕은 훌륭한 피난처였고(어머니께 야단맞을 사고를 쳤으면 지붕을 타고 넘어가 반대편 경사면에 숨고는 했으니..) 기왓장을 들추면 생기는 약간의 공간은 내 모든 장난감의 집이였다. 지금 생각으로는 기와지붕을 타고 다닌다는게 얼마나 위험한 일이지 알지만 그 나이 남자아이들의 호기심은 위험을 무시해 버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단지 위험하다는것은 어른의 시각일뿐였다.

새로운 책이 출간되었다. 날마다 비슷한 책들이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세상이지만 어떤책을 선택하느냐는 순전히 자신의 몫이다. 간혹 쓰레기 같은 책을 접하면 단돈 몇천원이 그렇게 아깝기도 하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책에 지불하는 돈은 그리 아깝지않다. (단 소설책은 좀..^^)

그러던 중 <두 남자의 집 짓기>라는 책이 눈에 띄었다. <땅부터 인테리어까지 3억으로..>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책인데 어릴적 기억과 마당있는 전원주택을 꿈꿔오던 나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에 하루만에 읽었다. 어려운 책이 아니기에 아주 쉽게 읽을수 있다.
책은 그동안 막연히 동경만 하던 것을 어느정도 구체화 시킬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시골생활, 전원주택만 생각하던 나에게 약간의 신선한 '도시형 단독주택'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심어주었다.
살면서 꼭 한번 도전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