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9/2011

4주년 기념

벌써 Cocoon Asset 4주년.
아직 갈길이 멀지만 지금까지 걸어온것처럼 조심스럽게 가보자.
자축하는 하루!

11/28/2011

어린새

『둥지 밖은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
   두려움반 설레임반
   끝없이 펼쳐진 높은 하늘을 향한 강한 도약
   그리고 힘찬 날갯짓』

어린새는 본능에 따라 물을 마시고 먹이를 구하고 깃털을 고른다. 어미새는 지극정성으로 어린새가 둥지를 떠나는 날까지 쉴새없이 먹이를 잡아와 먹여주고 변은 치워준다. 이렇듯 어린새를 보면 여타 동물들처럼 태어나자 마자 스스로 자립하지 못하는게 사람과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갖게만든다.
그렇다고 인간이 어미새만큼 그렇게 자식을 잘 보살피고 있는것일까?

우린 스스로가 가장 우월한 영장류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린시절 본능적으로 해보고 싶은것들이 많더라도 그것을 해보고싶다는 생각조차 갖을틈 없이 어린이들은 무엇을 위해, 왜 해야되는지도 모르면서 그저 부모가 잡아끄는 손에 이끌리다보니 소중한 어린날의 기억을 송두리째 잃어버린다. 남보다 한발자욱이라도 더 앞서야 하는 경쟁사회에 일찌감치 내던져진 어린이들.
그런 그들을 볼때 조금은 늦더라도, 조금은 답답하더라도 그 나이에 걸맞은 선택을하고 스스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부모가 되기를 나는 꿈꾼다. 적어도 내 아이에게만은 그런 부모이고 싶다.

비단 이런것이 모든 부모 탓이라고 하고싶지는 않다. 지금 사회가 그렇게 돌아가니까. 하지만 사회란게 무엇인가. 같은 무리가 모여 이룬 집단이다. 이 집단이 바뀌기 위해선 개개인이 바뀌어야 한다. 바꿀 의지를 가진 개인이 하나둘 모이고 모일때 사회는 바뀌는게 아닌가!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안된다를 외치는 어리석음은 우리 세대로 끝낼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나에게 묻다

최근 산적한 일들이 많은데 뭐하나 차근차근 준비하지 못하고 허둥대는통에 신경이 곤두서서 밤에 잠을 잘수가 없다.
이불속에서 먼동이 트는 새벽까지 뒤척이는일도 힘들고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장되어가는 생각때문에도 힘들다. 그렇다고 일 하겠다고 PC앞에 앉는것만으로는 해결안되는 일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영화 한편을 보는일이다. 늦은 시간이라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게 볼수 있는 영화 말이다. 최근에 본 영화 두편이 있다.
'The strings attached'와 'Friends with benefits'이라는 로멘틱 코미디 장르의 영화가 그것이다.
우연인지 두 영화 주인공은 얼마전 깊은 여운을 남겼던 'Black swan'에 나온 인물들이다. 나탈리포트만과 밀라쿠니스.

청소년 관람불가라서 야한 장면이 많을거라 생각했는데 그저 정통 미국인들의 일과 사랑을 그리고 있다. 당연히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지만 어쩌면 그들의 방식이 합리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수 없다.
그들이 바라보는 섹스란 그저 즐기는 일이지 심각해 할 필요 없다는 서양인들의 생각을 전하지만 그 내면에는 인간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정신적인 사랑과 육체적인 사랑은 분리될수 없다는 진실한 사랑이란게 포함된다.
예전 오랜 친구가 한말이 생각난다. 20년 우정을 버릴 자신있으면 해보라고.. 그리고는 나에게 한마디 '내가 아는 넌 못해. 우정을 버릴 녀석이 아니니까'

사랑과 우정
Friend와 Partner
Just friend와 Boy/Girl friend
Eros vs. Platonic

이른 새벽 나에게 묻는다. 진정 네가 원하는게 무엇이냐고..

11/25/2011

낙동강 상주보

불과 일주일전 보 개방행사를 성대하게 마친 낙동강 상주보가 부실공사로 인해 물이 새고있다.
보를 사이에 두고 상류 수심은 현재 10m이고 하류 수심은 2.5m인데, 하단에서 8m 높이까지 누수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본적인 안전진단도 없이 새는 물만 가리면 되는양 발포우레탄을 갈라진 틈사이에 덕지덕지 바르고 있다. 이런걸 눈가리고 아웅이라고 하던가.
하지만 이보다 더 심각하게 보이는 문제는 고정보 뿐만이 아니라 콘크리트로 쌓아놓은 제방쪽도 누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물이 옹달샘처럼 계속 흘러나오지만 보수공사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토목공학 전문가들은 '누수현상은 내구성을 저하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붕괴의 우려가 있다. 어떤 방식으로든 누수현상을 100% 다 잡을 수 없다. 홍수 때 더 큰 수압을 견디기 위해서는 상류의 물을 차단하고 긴급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공사 관계자의 대답이 참 가관이다. '콘크리트를 나눠 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 이음부에 누수현상이 일어난 것이고 안전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조금만 틈이 생겨도 엄청난 수압으로 인해 물이 새어나온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른 보도 다 셀 것이다'
건설업에 종사하는 관계자의 대답이 이렇다는게 놀라울 따름이다.
거대한 댐에 조그만 구멍이 하나 생겼다고해서 무너지지는 않는다! 라는 소리로 들릴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옛날 동화하나가 생각난다.
네덜란드를 구한 소년의 이야기..
누군가는 막아야한다. 더 큰 비극이 일어나기 전에 말이다.

▶▶ 고정보 누수(위)/제방쪽 누수 상태(아래)

11/22/2011

긴 여행

나에게 여행이란?

그리움.
자유.
새로움에 대한 도전.
혼자만의 상념.
미치도록 외로움.
재충전.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을 마주할때 다시 나를 다독거리기 위한 방법.


대부분이 나를 찾아가는 길이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조금씩 그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나를 찾는 여행에서 조금씩 내가 가진것을 버리는 여행으로..

그래. 산다는것도 마찬가지다.
잊혀진 자신을 수없이 찾아 헤매는 일이면서 너무 많이 가진것을 한순간 내려놓을 수도 있는 길고 긴 여행이였지.

[영화] The Beaver

『상자가 된 자신이 보이고
   우린 그 안에 갇혀있고
   그 상자를 제대로 빠져나올 방법은
   그걸 한꺼번에 없애버리는 길 뿐이다
   하지만 그건 애초에 자신이 만든 상자다

   새출발을 하는건 미친게 아니다
   행복한척 하는게 미친 것이다
   다 잘되고 있는척 하는건 평생을 그런척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
   바로 그것이 삶의 모든 열정을 빨아먹어 버린다』

오랫만에 본 영화에서 생각의 동질감을 느껴본다.

11/18/2011

귀신 << 2부

설악산에 가면 늘 하룻밤 묵는 곳이 있는데 바로 양폭산장이다. 천장이 낮아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야 하는 불편한 돌집인데 그 곳에 가면 늘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나쁜 사람이 없다는 말처럼..
눈이 많이 내린 겨울날, 거의 해가 질무렵 도착한 산장에서 난 서둘러 저녁 준비를 해야했지만 그곳에 계신분들이 이미 차려놓은 식사를 같이 나누자고 하셨다. 산에서는 이런 초대가 비일비제 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모여앉아 식사를 함께 했다. 소주 한잔도 자연스럽게 돌려 마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어느새 9시가 지나고 있었다.
다음날의 일정들이 있기에 산에서의 술자리는 일찍 끝난다. 모두들 잠자리로 돌아가는 사이 난 산장 옆으로 나와 담배 한개피에 불을 붙였다.
차가운 겨울 공기속에서 뜨거운 연기 한모금을 토해내며 아주 밝고 하얀달이 하얀 눈으로 덮인 사방을 아름답게 비춰주는 장관을 둘러보는데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가려린 피리소리였다.
깊은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소리려니 생각했는데 아주 또렷한, 귀에 익은 소리다. 자연스럽게 산장 건너편 만경대를 바라보게 되었고 잊고 있었던 그 연두색 존재가 만경대 꼭대기에 걸터 앉아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너무 반가워 그것이 귀신일지라도 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잊고 있던 존재였기에 더 더욱 반가웠다.
아주 잠깐동안이였지만 오랫동안 보아온 친구처럼 난 그 존재를 바라보며 그 피리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그 소리가 뚝 끊기고 그 연두색 존재는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나도 손을 뻗으면 만져질만큼 가까이 느껴졌는데 그 손이 나를 들어가라고 손짓했다.
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저 고개를 끄덕였고 그 존재는 이미 사라졌다. 눈을 크게 뜨고 아무리 만경대 꼭대기를 올려다 보고 주위를 둘러보아도 없었다. 그렇게 또 가버렸다.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몸이 너무 추웠다. 들어가야한다는 생각이 가득해서 저절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내 손에는 아까 한모금 빨아들이고만 담배가 그대로다. 시계를 보니 11시가 다 되었다. 휴~~
산장에 들어오니 다들 깊은 잠에 취해있었고 난 차가워진 몸을 침낭에 눕히자마자 바로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이른 시간부터 산장은 시끌벅적했다. 무슨일인지 밖에 나가보았을때 난 뜻밖의 사건을 보았다. 산장 옆으로 눈사태가 나서 올라가는 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산장지기의 말로는 어제밤에 눈사태가 났다고 했다. 다들 일찍 잠들지 않았으면 큰일날뻔 했다고..
그런데, 그런데 눈사태로 모두 덮여버린 그곳이 내가 어젯밤 서있던 바로 그곳이였다!

세월이 한참 지났고 두번 다시 그 연두색 존재를 본적은 없다. 하지만 그날 그 장소에서 나에게 손짓해 준 그 존재는 무엇이였을까 생각해본다.
혹시 나를 수호하는 정령? 아니면 우연과도 같이 잠시 스쳐지나간 귀신? 나만의 착시?
그 존재가 무엇인지 알수는 없지만 난 이렇게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자신을 보호해주는 존재가 분명 있다고..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있다면 언제 어느곳에서든 자신을 보살펴주는 존재는 반드시 있다고. 그것이 나에게만 보이는 존재일수도 있고 아니면 내 주변에 매일같이 마주하는 사람일수도 있다.
아무튼 내가 만났더 그 존재를 다시 만날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언제가되든 꼭 한번 보고싶다.

귀신이란 단지 연약한 자기 자신과의 대면이라 생각한다. 혼란속 내 젊은날의 경험처럼...

▶▶ 1991년 양폭산장. 오른쪽에서 쓸려내려온 눈들이 계곡을 덮었다

11/16/2011

귀신 << 1부

누구나 한번쯤은 귀신을 본 적이 있을것이다. 어쩌면 자신이 본 것이 귀신이였는지조차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2번 귀신을 만났다. 귀신이라하면 의례 미신이거나 아니면 나쁜 혼령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왜냐하면 내가 보았던 귀신은 내가 아직 숨쉬고 있도록 만들어준 존재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그 존재를 만난건 월악산 영봉에 올랐다 내려오는 길에서이다. 눈이 많이 내려서인지 등산객이라곤 볼수 없었던 겨울산은 일찍 해가 져버리니 서둘러 하산하는 길이였다. 빽빽한 소나무숲 사이를 지나는길에 잠시 눈위에 앉아 따뜻한 커피한잔을 하려고 할때였는데 앞쪽 나무 사이에서 무언가 삐쭉 고개를 내미는게 있었다.
분명 사람의 형상이였는데 그날 산행에서 올라가는 길이나 내려오는 길에 사람을 보지 못했으니 그곳에 사람이 있을리는 만무했다. 자세히 보니 그 모습은 분명 사람의 형상이지만 빛이 나고 있었다. 무슨 빛이라고 딱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옅은 연두색 빛이였다. 그런데 더욱 이상한것은 그것이 전혀 두렵거나 무서워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변에 사람 그림자도 안보이는 산속에서 나 혼자인데도 말이다.
잠깐동안 그 존재는 나무 사이를 오가며 내주위를 맴돌았다. 마치 나와 장난을 치려는 듯이 말이다. 너무 부드러운 움직임이였고 그 존재는 나를 보고 미소지으며 그렇게 함께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갑자기 그 빛은 사라졌다. 주위를 둘러보니 난 나무에 그대로 기대 앉아있었고 사방은 어둑어둑해지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대략 1시간정도 지나있었지만 더욱 놀랐던건 내가 들고 있던 컵에는 여전히 커피가 따뜻했다는 것이다. 한시간이나 지났는데 말이다.

그 경험에 대해 더이상 어떻게 설명할 방법이 없는 이상한 경험이였지만 그 부드러운 미소와 내가 보았던 그 빛은 한동안 내 머릿속 남아있었다. 그리곤 시간이 지나면서 난 그 존재에 대해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 빛나는 존재를 다시 만난건 몇 년이 흐르고 한겨울 설악산에서다. 난 다시 그 연두빛 존재를 만나게 되었다.... <1부 끝>

11/15/2011

설악산

1980년대 말. 겨울산에 한참 미쳐있을때였다.
특별한 겨울용 장비도 없지만 그저 눈이 한바탕 내리는 날이면 새벽에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고속버스를 타러 갔던 오래전 기억들.
지금이야 히말라야도 다녀올수 있을만큼의 좋은 장비들도 손쉽게 구할수 있지만 당시만 해도 그런 장비들은 너무 고가였고 내게 있는 산행장비라고는 보온을 위한 백양 3중 보온메리와 오리털 파카 그리고 겨울산의 필수품인 아이젠뿐이였다. 그것도 고작 4발짜리.
버너도 당시는 가스버너는 거의 없었고 기름버너(알콜로 예열하는)뿐이라 무거웠다. 음식물도 지금처럼 간편한 레토르트 식품이 없어 감자, 양파, 쌀과 같은 부식을 한가득 짊어지고 가야만 몇일간의 산행이 가능했다. 그러기에 배낭의 무게는 늘 가녀린 내 어깨를 짓눌렀다.

설악산에 가면 내가 좋아하는 코스가 있다.
천불동 계곡을 타고 오르다 죽음의 계곡 코스로 대청봉까지 가는 코스와 일행을 만나는 경우는 공룡능선을 타는 코스다. 두 곳 모두 말로 표현할수 없는 설악산의 대표적인 코스다.
당시에 만났던 동국대 산악부 다람쥐형, 명일여고 수학샘, 이태원 뉴욕피자 지배인님, 방배중학교 마유미누님, 그리고 정체를 알수 없었던 산적형님들이 기억난다. 잊고 있던 그때의 기억들이 하나둘 떠오르는걸 보니 후후.. 나도 이제 나이를 먹어가고 있구나!


▶▶ 1988년. 대청봉을 내품에(위), 마유미누님과 대포항에서(아래)

11/14/2011

막걸리

운동을 하고 들어오는 길에 막걸리 생각이 나서 2통을 샀다.
여느때 처럼 냉장고 뒷편에 있는 것으로 골라 계산을 하고 집에 와서는 시원하게 한잔 마셨다. 그런데 막걸리 맛이 좀 이상하다. '내 입맛이 좀 이상한가?' 한잔 더 따라서 맛을 봤는데도 이상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날짜를 확인해보니 '제조일 10월 30일' 유통기간이 지났다.
근처 마트인데 다시 나가는게 귀찮기만하다. 어찌할까 한참 고민하다가 내린 결론은 바꾸러 가자!
천원짜리 막걸리 때문에 옷을 갈아입고 나서는게 번거러운 일이지만 이런 작더라도 잘못된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과, 귀찮으니 그냥 넘어가자~라고 생각이들만큼 사소한 일일지라도 그것은 정당한 내 권리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곳에 있는 막걸리들 중 분명 유통기간이 지난것들이 또 있을테니 나 이외의 다른 사람들이 피해를 볼까 걱정되는 마음도 있었다.

영수증을 버린 상태라 좀 찜찜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일단은 마트로 가서 상황 설명을 하니 당연히 교환해준다고 한다.
막걸리 코너로 가서 하나씩 날짜를 봤더니 역시 유통기한 지난게 몇개 더 있다.
별 큰일을 한것도 아니지만 왠지 기분좋은 마음에 바꿔온 막걸리 한잔 쭈~~~욱!!


▶▶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막걸리.. 그립다!!

주류(主流)

얼마전 선배와의 이야기에서 나온말이다.
'주류(主流)가 되자'

사전적 의미로는 다음과 같다.
1. 강물 따위의 원줄기가 되는 큰 흐름.
2. 사상이나 학술 따위의 주된 경향이나 갈래
3. 조직이나 단체 따위의 내부에서 다수파를 이르는 말

맞는 말이기는 하다. 무얼 하던간에 대세를 따라간다면 중간은 할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정작 그 주류라는게 무얼까?
자신의 주장이나 신념도 없이 그저 다수가 가는 방향이라서, 그들과 발맞춰 가야할 것 같아서 그렇게 따르는게 과연 주류일까? 옳은 일일까?
통계학적으로 따진다면 그렇게 가는게 맞을지도 모른다. 이론적으로는 최소한의 오류일테니.. 하지만 세상 모든일이 그렇게 이론적으로 정상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는게 문제다.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사회에서 인정받으려면..
개인적으로 부자가 되려면.. 주류가 되자? 과연 그저 다수를 따른다고 주류가 될수 있을까?
이론이 통하고 상식이 통하는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가능한일 일 듯하다. 하지만 내가 보는 지금 우리 사회는 정상적이지 않다. 너무 많이 왜곡되어 있다.

11/10/2011

수학능력시험

수능일이다. 예전 내가 학력고사를 볼때는 12월이고, 시험 당일은 늘 추워서 '입시한파'라는 말까지 있었는데 다행스러운건지 요즘은 수능이 11월에 치뤄지니 크게 춥지 않다.
이제 시험은 끝났고 결과만을 기다리는 수많은 수험생들에게,
현실은 본인이 노력한만큼 기대한만큼 이루어지는게 많지는 않겠지만, 오늘만은 일년을 아니 지난 12년동안 이 시험을 준비한 모든이들과 그 주변사람들이 마음 편하게 보낼수 있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결과에 승복하고 자신이 가진 달란트 만큼에 만족하기를.. 건투를 빈다.

[음악] 인생은 금물

모든 사물의 '이름'이 그렇겠지만 특히나 음악을 하는 그룹들은 그들의 음색을 그룹 이름에 함축하고자 한다. 가끔 자우림(紫雨林)의 노래속에는 그들의 이름에서 느껴지는 몽환적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처럼..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밴드가 있다. '언니네 이발관'
무슨 느낌일까? 솔직히 감 잡기조차 어렵다. 하지만 문득 '지독한 현실성'이라는 단어를 붙이고 싶다. 내가 느끼기에 그들의 음악속에 녹아있는, 혹은 그들이 녹이고 싶었던 지독하게 현실적인 우리들의 모습들, 특히 사람과 사랑에 관해서는 말이다.

언젠가 우리 별이되어 사라지겠죠
   모두의 맘이 아파올걸 나는 알아요
   하지만 어쩔수 없죠 그렇게 정해져 있는걸
   세상을 만든이에겐 아무일도 아닐테니까...


   사랑도 금물 함부로 빠져들지는마 
   먼저해본 사람의 말이
   자유없는 재미없는 생을 살거나 
   죽을만큼 괴로울지도 몰라


11/08/2011

어머니

친구가 facebook에 올린 글을 옮겨본다.
다행스럽게도 작은 수술로 회복하신 어머니께 먼저 감사하고, 덕분에 다시 한번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준 녀석에 감사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거겠지. 내가 관심있어하는 대상들 위주로 돌아간다는 것. 그것이 자식이든 사회든 종교든 일이든 심지어 음악까지, 그 무엇이든 간에 다 좋다.
다만 본질적인 것, 인간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그건 단지 내가 관심있어 하는 것에 쏟아붓는 에너지의 1%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테니 말이다.

내가 믿는 신이 본훼퍼가 말하는 deux de machina라도 좋다.
누군가 자기를 한정없이 기다려 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되는 순간 인간은 외로워진다. 사랑했던 사람이 사랑은 여전히 하지만 한정없는 기다림이라면 나가 떨어질 것을 알게될때 불타는 사랑은 조금씩 열기를 발산하며 식어가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자기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한정없이 기다려 줄 존재를 갈망한다. 그걸 신이라고 불러도 좋다.
신은 그 한정없는 기다림이 실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어머니를 우리 곁에 두셨다.
어디서 무슨 개망나니가 되든, 엄마는 항상 기다려준다. 그래서 엄마가 있는 것이 중요하겠지. 그 사랑을 아는 것이 또 인간의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지난 주말 자식에게 걱정 끼칠까 담도에 1.2cm짜리 돌이 박힌지도 모르고 소화재와 밥 반 공기로 보름을 버티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병원에 모시고 갔다. 내시경으로 하는 10분 짜리 수술이어서 모든 것은 잘 끝났다. 
얼마나 못난 자식인가. 병원비 걱정에 전전긍긍하며 소화제로 하루를 버티는 어머니를 알아채지 못하는.
얼마나 못난 엄마인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도 못하는.


그래도 항상 거기서 기다려줄 사람은 엄마 밖에 없는데. 
엄마, 사랑해요- Written by 김성회

갑자기 이 노래가 듣고싶다.

11/07/2011

[음악] 100년 동안의 진심

기타 선율이 차분하면서도 가슴 속 깊은 슬픔을 밀어올린다. 제목처럼 100년 동안의 진심을 표현하려는 듯..
오랫만에 듣는 '언니네 이발관'

오월의 향기인 줄만 알았는데
   넌 시월에 그리움이였어
   슬픈 이야기로 남아
   돌아갈 수 없게 되었네

황남시장 앞, 황남시장 건너편

예전만큼 버스를 타는일이 많지는 않지만 가끔 헷갈리는 일이 있다. 바로 정류장 이름이다.
정류장 명칭은 대부분 주변의 대표적인 건물이나 장소의 이름을 사용하지만 막상 초행길인 지역에서 버스를 타려면 버스번호는 알고 있더라도 이쪽에서 타야 하는지 저쪽에서 타야 하는지 헷갈릴때가 생긴다.
이렇게 헷갈리기에 한번 더 물어봐야 하는데 이미 오래전부터 습관적으로 사용하던 것이라 무심코 지나치는 경우가 있지만 언제나 찜찜했다. 그런데 이런 불만이 한순간에 해소되는 일이 생겼다.
경주시내에 가면 황남시장이 있다. 시장 바로 앞 정류장 이름은 '황남시장 앞'이다. 그리고 길을 건너 반대편은 '황남시장 건너편'으로 되어 있다!!
타야할 버스는 500번 이라는것은 알지만 어느쪽에서 타야하는지를 한번 더 주변 사람들에게 묻던가 아니면 기사님께 물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친절하게도 정류장 이름이 다르게 되어 있는것이다.

이렇듯 살다보면 불합리하지만 기존의 오랜 관습으로 그냥 익숙한듯 사용하는 사소한 많은 것들을 이제는 좀 더 실생활에 맞고 편리하게 바꾼다면 우리가 사는일이 조금은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물론 4거리 정류장이나 중앙 버스전용차로인 경우는 조금 더 헷갈리겠지만 그런 경우는 이렇게 바꾸는게 가능할 듯 하다.
강남역(S), 강남역(N), 강남역(E), 강남역(W) 이런 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