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2014

제주 이주 준비 - 나를 허락한 제주

제주에 게스트하우스는 300개가 넘는다. 현지인이 운영하는 게하보다 육지 사람들이 내려가 만든 게하가 더 많다. 불과 3~4년만에 이렇게 늘어났다. 그만큼 제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사람들이 현실을 외면하도록 이 사회가 그렇게 만들고 있는 프레임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잠시지만 여러번, 제주에 머물며 육지에서 내려온 사람을 여럿 만났다. 가족과 모두 함께 내려와서 천천히 사는 분들도 있었고, 가족은 육지에 있지만 홀로 내려와 지내는 분도 있었다. 혹은 아직 젊은 친구들은 그곳을 자신의 땅으로 가꾸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보았다. 나 역시 그곳에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은 차고 넘치지만, 생각만큼 쉽게 움직여지지 않아 늘 힘들었다. 어쩌면 그 긴 시간동안 제주가 나를 허락하지 않은 건지도 모를 일이다. 

아이가 조금이라도 더 어릴 때 흙을 밟으며 자라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차일피일 지내다보니 정작 아이가 놀 수 있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었고,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도 고민 내일도 고민뿐이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 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내가 머물곳을 구한 지금, 이런 걱정은 없다. 다만 이제 그곳, 제주에서 어떤 살이를 해볼까하는 새로운 고민만 있다. 그저 행복한 고민일지는 스스로 자문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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