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2010

눈썰매장

여름에는 더워서 밖에 잘 안돌아다녔다.
날씨가 좀 선선해 지면 많이 다녀야지 했던것이
조금 추워지니까 감기 걸리면 안된다는 핑계로 또 방콕했다.
눈 내리면 스키장은 아직 무리니까 눈썰매장이나 많이 다녀야지 했던것이
너무 많이 내리고 너무 많이 추워서 이럴때 가면 고생이야.. 라는 생각으로 잘 가지 않았다.
그렇게 겨울이 끝나가고 있다.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눈에서 굴러도 괜찮을 두꺼운 오리털 파커를 입히고 눈썰매장에 왔다.
몇번 타고 내려오는데
역시나 기다리는 시간에 비해 타는 시간은 찰라다.
썰매 들고 올라가는것도 힘들고 배는 고프고 해서
요즘 가장 좋아하는 햄버거로 점심을 먹기로 하고 식당에 들어왔다.

피자, 햄버거, 탄산음료는 잘 사주지 않지만
그래도 가끔 한번씩은 세상에 이런 먹거리도 있다는걸 알려줘야 할 것 같아서 같이 먹는다.
먹기 좋게 포장을 뜯어서 손에 쥐어주고
나는 빅 사이즈 포장을 뜯고 있는데..

찬이가 나를 부른다.
"아...빠..."
"응 천천히 꼭꼭 씹어 먹어"
그런데 손에 들려 있던 햄버거가 실종되었다.
벌써 다 먹지는 않았을테고 포장지만 들고 있는게 아닌가..
작은 손에서 햄버거는 자유 낙하를 했던게다.
<-- 녀석의 표정

할수 없이 나와 같이 나눠 먹었다.
가져온 두유와 귤, 그리고 초코칩 몇개와 함께..

물론 다시 하나를 사다가 먹어야 하지만
녀석과 단둘이 있는데
주문하는곳은 반대편이고
기다리는데 10분이상 걸리는데
찬이를 혼자 두고 간다는건 말도 안되니..
그냥 있는걸 먹을 수 밖에..

그래도 맛있게 잘 먹어주는 녀석이 기특하다.
그러면서 하는 말은
"아빠께 더 맛있다."
자기껀 빵 귀퉁이 한입만 먹어놓구선..

<-- 증거사진 (햄버거를 보면 빵만 한입 물어뜯은 자국만 남아있다)

올 겨울도 다 지나갔다.
내년 이맘때면 혼자서도 눈썰매를 탈수 있을게다.
그럼 조금 덜 힘들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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