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2011

[시] 공존의 이유

어린 시절 읽고 또 읽었던 시다.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불현 듯 생각이 났다.

하지만 어느정도 나이가 들어서는 시인 조병화씨를 좋아하지 않게되었다.
친일이라는 것 이외에도 5공을 찬양하는 일을 앞장서서 했으니..
시절이 하수상하여 어쩔수 없는 일이였다고는 하지만 그건 그들의 몫일뿐이고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할 필요는 없다.
비슷한 연유로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많은 문인들을 버렸다.
김지하, 이문열씨 역시 마찬가지로..

하지만 사람은 버려도 글은 버리지 못했다.
그만큼 어린시절 감수성을 녹여버릴만한 강렬한 구절들이 남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 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눈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 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에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사랑합시다.


우리 앞에 서글픈 그 날이 오면
가벼운 눈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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