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2/2011

강정마을, 구럼비

끝내 구럼비가 깨졌다. 1.2km에 달하는 하나의 바위덩어리가 너덜너덜 조각이 되어버렸다.
제주에서는 제를 올리거나 기원을 할때 바닷가 바위 제단을 사용한다. 그중 가장 신성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이 바로 구럼비 바위다. 하지만 이 구럼비가 한낱 인간의 탐욕에의해 파괴되었다.
구럼비 파괴를 그렇게 막으려고 했던 수많은 사람들은 공권력앞에 폭력당하고 구속당했다. 평화의 축제를 하겠다는 동네에 서울/경기 기동대을 포함한 전투경찰 1000여명이 봉쇄해버렸고 그것도 모자라 살수차까지 옆에 동원해 둔 공권력이었다.
유네스코 보전지역이라서 개발을 해서는 안된다는건 아니다. 멸종위기종인 붉은발 말똥게가 서식하는 곳이라서 개발하면 안된다는게 아니다. 선사 유물이 발굴되어 역사적 가치가 있어서 개발을 중지하라는게 아니다.
다만 어떤 지역을 개발하려면 다각도에 걸친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환경에 대한것은 물론이거니와 개발이익, 편의성, 형평성 등을 고려하여 개발과 보존사이에 더 유리한것을 선택해야한다. 지역주민의 의견수렴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무시한채 그냥 힘으로 밀어붙인다.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라던 초기 계획은 없어지고 높다란 담장을 둘러싸고 안에서는 해군이 지키고 밖에서는 경찰병력이 지킨다. 자기들의 왕국을 건설하려는듯이 말이다.
최종 목표는 이지스함급 구축함 15대를 동시에 정박할수 있는 규모의 해군기지 건설을 한다고하는데 그렇다면 이건 우리나라 해군기지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현재 우리나라의 이지스함은 3척뿐이니까.

동네주민들은 찬반으로 나뉘어 서로를 증오한다. 올레 7코스인 마을은 경찰병력이 이중삼중으로 막고있어 올레꾼들이 지나가기에도 뻘쭘하다.
경찰과의 사소한 말다툼 욕지거리는 흔한일이 되어버렸다. 공사방해라는 이유로 벌금을 내거나 경찰에 무참히 연행되어 가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얼마전에는 칠순의 신부님도 덤프트럭을 3분 막았다고 닭장차에 실려 연행되었다.
종교인이자 환경운동가 한분은 SSU 대원들에게 물속에서 폭행을 당하고 생명을 위협받는 일까지 벌어졌다.(강정마을 SSU, 민간인 폭행)
왜 이렇게까지 되어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뿐이다.

온나라에 강행되고 있는 무분별한 개발.
대화와 소통이 사라진 시대.
반대가 있다면 무조건적인 공권력 투입과 진압.
나는 지금 우리나라가, 대한민국이 도륙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아프고 신음하는 땅, 그런 대한민국에 살고있다.

▶▶알파뉴베리4세 구럼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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