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7/2011

북촌마을

어느 나라든지 아픔의 역사가 있다. 체코의 프라하를 가면 중앙광장에 아직도 '프라하의 봄'을 기억하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체 게바라'로 알려진 쿠바혁명도 있다.
물론 다른 어느나라보다도 우리에겐 수많은 아픈 역사가 있다. 그것도 외세에 대한 저항보다는 내부적인 탄압과 억압에 의한 일들로 말이다.
5.18 민주화운동, 4.19 항쟁, 부마항쟁, 4.3 항쟁 등 열거할 수 없을만큼 많은 일들이 있다.
하지만 어느 하나 정확히 알고 있는건 없다. 내가 태어나기 이전 시대에 일어났던 일이거나 아니면 철저한 언론통제와 왜곡에 의해 감춰져있던일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제주 4.3 항쟁도 그런것 중 하나가 아닐까?
4.3 항쟁에 대해서는 현기영 작가가 쓴 '순이삼촌'이라는 책이 있다. 중학교 시절 읽었던 책이라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4.3 항쟁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되어있던 기억이 난다.

조천읍 북촌리에 가면 '너븐숭이 4.3 기념관'이 있다. 북촌은 당시 마을주민 700여명중 443명이 희생되었고 단 하루에 남녀노소 할것없이 300여명이 학살당한 지역이다.
단 하루동안 300명이 넘는 주민이 집단학살당한 이 너븐숭이에는 당시 영문도 모른채 죽은 2~3살 애기무덤들이 아직 남아있고, 그 아픔을 위로하기위한 비석들이 앞에 줄지어 서있다.

아픈 역사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 자유를 위해 죽어야 했던 사람들.
하지만 그런 아픈 역사앞에 잔인한 만행을 저지르고도 부끄럼없이 호의호식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라. 그런 그들과 함께 아직도 부디끼며 살아야 한다는게 부끄럽다.
언제쯤 이런 잘못된 일들이 바로잡힐 수 있을까? 그런 날이, 그런 세상이 올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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