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2011

끝나지 않은 재앙

아직 진행중인 구제역이란것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봅니다.
옛날부터 있어왔던 병이였고 남도 지역에서는 그것을 '아구창'이라고 불렸으며 아구창이 걸린 동물이 있으면 바로 마을 잔치를 벌였습니다.
왜냐하면 아구창에 걸린 동물은 곧 죽을테니 그전에 잡아서 사람이라도 영양보충을 했다는 것이죠. 다시 말해 사람에게 전염이 안된다는건 옛 선조들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지금은 먹을게 풍족하므로 병든 가축을 잡아먹기 보다는 살처분 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살처분말고 다르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살처분만 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지역으로만 이야기 하자면 지금 경기북부 지역은 거의 모든 축산농가가 텅비었습니다.
연천, 양주는 95% 이상, 포천, 철원은 80% 이상이 살처분되었고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경기북부 지역을 총괄하고 있는 사료 대리점은 현재 공급중인 농장이 2~3곳 밖에 안남았고 그마저도 희망이 없다고 합니다.
출하 돼지 가격이 불과 한달반전에 20~30만원 초반을 이루던것이 지금은 70~80만원까지 올랐으니 무섭게 많이 올랐습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가 아닐까 합니다.
살처분으로 인한 축산 농가의 직접적인 피해뿐 아니라 그에 다른 간접적인 피해가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으니 말이죠.
주변을 살펴보면 지역 겨울축제가 거의 취소되었습니다. 겨울 한철 이외에는 특별히 관광객이 많은 지역들이 아니기에 한철을 바라보던 지역경제에 적잖은 타격이 있습니다.
또한 축산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몇 달간 소득이 없습니다. 겨울이라 막노동도 없습니다. 아마 이런건 실업률에 잡히지도 않을겁니다.
가까운 주변을 보면 고기집들이 대부분 텅비었습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 여기는 자영업자가 대부분인데 소득과 직결된 문제라서 이것도 심각합니다.
작년 가을 오시장의 무책임한 한마디에 낙지업종의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타격을 입었죠.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회복을 못한 상황인데 고기 식당들도 말은 못하지만 벙어리 냉가슴 앓고 있을거라 봅니다.

그런데 정작 눈앞에만 보이는 이런 피해도 크지만 그보다 지금은 잘 느껴지지 않는 2차, 3차 피해가 더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바로 환경문제 같은것 말입니다.
신문을 살펴보면 벌써부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살처분 지역 지하수에서 핏물이 섞여 나온다는겁니다. 지금은 땅이 얼어있는 상황인데 날이 풀리고 따뜻해 질때쯤이면 들녁 여기저기 묻혀버린 짐승들의 사체가 부패하면서 심한 악취나 해충들이 발생할겁니다.
또다른 방역을 하겠지만 그에 따른 각종 질병이나 수인성 전염병 같은게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또한 다시 축산업을 해야되지만 대부분의 종돈이 없어진 마당에 원래 비싼 종돈이 부르는게 값이 되므로 쉽게 이전 상황으로 돌아갈수는 없을듯 합니다. 쩐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할까요.

이처럼 우리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것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서 "나만 아니면 되~~"라는 생각이 많습니다.
지금 당장은 상관은 없겠지만 하지만 조금씩 영향이 있지 않을까요?
아마 그걸 느낄때쯤이면 많이 늦었겠지만요.

전 아직까지 간염주사 빼고는 예방주사라는건 맞아본적 없습니다만 올 여름에는 예방주사란 예방주사는 일단 모두 맞아야 될 것 같습니다.
뇌염이든 장티푸스와 이질, 콜레라와 호흡기 관련된 예방주사 모두 말입니다.

아무쪼록 모든 일들이 제자리로 돌아가 안정되는 풍경을 하루빨리 볼수 있기를 바랍니다.

댓글 3개:

  1. 우리의 감사하지 못하는 맘들이 하늘을 노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풍성함에 돈이 되지 않는다 이득이 없다하여 감사하지 못한일이 많았던거 같아요.
    우리의 가족이고 우리의 이웃의 일이고 그들이 아파하니 참 많이 미안할 따름입니다. 말씀처럼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나만 아니면 되는게 아니라... 결국은 내게 돌아오는 현실이니...많이 두렵습니다... 하루빨리 정상모드로 모든게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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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미처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생각해 볼 필요도 없던 일들 인데 말씀하신 대로 멀리 보니 (타국에 있을 지라도)나와 내 가족이 깊게 연관될 수 있는 일 이네요. 모두가 한 마음으로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철원에서 축산업을 하는 사촌동생연락처가 없어 확인할 방법이 없는데 혹 미국에서 처럼 이름으로 전화번호를 역으로 찾는 한국사이트는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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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제 마트에 가서 아들녀석이 좋아하는 삽겹살을 구입했습니다. 100g에 2,890원이더군요. 한근(600g) 조금 넘게 사니 2만원이 찍힙니다..수입 소고기와 값이 거의 비슷하더군요.
    도데체 이젠 뭘 먹어야 할지..ㅠ.ㅠ

    /oldman님
    한국에서는 그런 사이트가 없습니다. 개인의 편의성보다는 개인정보 유출이라는 제한이 더 강합니다. 혹시 농장이름이나 주소, 혹은 성함을 알려주실수 있다면 제가 아는 지인분들께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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