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2/2010

주도유단 (酒道有段)

사자성어가 별거던가.
말 그대로 한자 네자리로 만들어져 거기에 의미만 부여하면 되는 것 아닌가.

주도유단. 조금 어설픈 듯 하지만 한자 네자리의 의미있는 말이니 어엿한 사자성어이고,
1956년 3월 시인 조지훈이 발표한 시의 제목이기도 하다.

주도유단(酒道有段)

부주, 외주, 민주, 은주는 술의 진경과 진미를 모르는 사람
상주, 색주, 수주, 반주는 목적을 위해 마시는 술이니 술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
애주, 기주, 탐주, 폭주는 술의 진미와 진경을 깨달은 사람
장주, 석주, 낙주, 관주는 술의 진미를 체득하고 그것을 넘어서 임운목적(任運目的)하는 사람
폐주는 명인이다.

9급 부주(不酒): 술을 아주 못 먹진 않으나 안 먹는 사람
8급 외주(畏酒): 술을 마시긴 마시나 술을 겁내는 사람
7급 민주(憫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으나 취하는 것을 민망하게 여기는 사람
6급 은주(隱酒): 마실 줄도 알고 겁내지도 않고 취할 줄도 알지만 돈이 아쉬워서 혼자 숨어 마시는 사람
5급 상주(商酒): 마실 줄도 알고 좋아하기도 하면서 무슨 이익이 있을 때만 술을 내는 사람
4급 색주(色酒): 성 생활을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3급 수주(睡酒): 잠이 안 와서 술을 마시는 사람
2급 반주(飯酒): 밥 맛을 돕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

초급 학주(學酒): 술의 진경을 배우는 사람
초단 애주(愛酒): 술의 취미를 맛보는 사람
2단 기주(嗜酒):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
3단 탐주(眈酒): 술의 진경을 체득한 사람
4단 폭주(暴酒): 주도를 수련하는 사람
5단 장주(長酒): 주도삼미(酒道三味)에 든 사람
6단 석주(惜酒): 술과 인정을 아끼는 사람
7단 낙주(樂酒): 마셔도 그만 안마셔도 그만,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
8단 관주(觀酒): 술을 보고 즐거워하되 이미 마실 수 없는 사람
9단 폐주(廢酒): 술로 말미암아 다른 술 세상으로 떠나게 된 사람

일찍 술을 접하고 이제는 즐기는 나로서는 가슴에 와 닿는 구절들이다..^^
개인적인 판단을 하자면, 장주~낙주 정도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아니 어쩌면 그 단계를 가장 이상적인 단계로 보기에 그런걸까?

아무튼 본인들의 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술, 진로입니다.
         3년정도 저온숙성하면 걸쭉해 집니다.
        그때가 최고입니다.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