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2011

상영등급

오랫만에 시원한 극장에서 영화나 한편 볼까하고 가까운 극장에 갔다. 널찍한 홀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밝은 모습으로 팝콘이나 음료를 손에 들고 영화를 기다리고 있다. 연인끼리 혹은 가족끼리 앉아 기다리는데 몇몇 커플은 무릎에 앉아서 서로를 쓰다듬고(?) 있는 모습도 솔찬히 보인다.
이런 행동을 비난하는건 아니지만 주변에 아이들도 많은데 조금 자제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이런걸 뭐라 그러면 구세대라고 하겠지만 구세대,퇴물 취급을 받더라도 지적할 건 지적해야 옳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남을위한 최소한의 배려니까..
한쪽 구석에는 3D관련 체험 부스도 있었다. 스마트TV, 3DTV 마케팅에 열심인 기업에서 설치해두고 체험을 유도한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해도 3D display는 CES나 CeBIT, KES에서나 볼수 있었던 것들인데 이제는 가정에서도 볼수 있으니 기술 발전이 빠르기는 빠르다.
몇 번 3D영화를 봐서 그런지 별 거부감 없이 한참을 재밌게 들여다 보는 아들.

입구 전광판에는 'CGV는 영화 상영등급을 준수합니다' 라고 적혀있다.
갑자기 어릴적 동네 3류영화관의 동시상영이 떠올랐다. 500원이면 영화 2편을 볼 수 있었던 시절. 그때는 저런 상영등급이 따로 없었는데..^^

아이들 영화라서 그런지 가족동반이 많고 48개월 미만의 어린이는 좌석 배정없이 무료입장도 가능하다. 그런데 좌석에 앉아 기다리는데 런타임 1시간 30분 중 광고와 예고편을 20분간 틀어준다. 아들은 벌써 지겨워한다. '언제 시작해?'
내가 느끼기에도 너무 길다. 영화 상영전 광고 몇 편은 이해가 가지만 런타임1시간 30분중에 20분을 광고로 채우는건 너무 심하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경우가 생겼다.
분명 영화는 어린이도 볼수 있는 '전체관람가' 인데 광고나 예고편은 '청소년 관람불가' 혹은 '19금' 예고편도 다수 포함되어 있는 거다. 총쏘고 싸우는건 기본이고 up-skirt에 선정적인 장면들이 여과없이 보여진다.
이게 정상인가? 가능할까?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릿속이 복잡하다. 영화가 끝나고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찾아봤더니 문화체육관광부의 답변이 더 가관이다.

『영화예고편은「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제29조 제2항에 의거,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상영등급을 받아야 하며, 
현재 영등위는 영화예고편은 모두 전체관람가로 등급분류를 하고 있습니다.』

법적으로 아무 문제 없으나 문제점이 있다면 개선하겠다는 말뿐이다. 아무리 광고 수입료와 상영 예정작에 대한 홍보도 필요하지만 겉으로만 고상한척하고 뒤로 호박씨 까는짓은 안했으면 좋겠다.
돈도 중요하지만 그런 장면들을 당신의 어린 자식들도 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다들 조금만 '생각'하고 행동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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