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2/2011

곪았다 ③

상황3. 전세값, 집값
작년말부터 집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전세대란이라는 말이 따라오고 있고 하우스푸어(house poor)라는 신조어가 유행한지도 꽤 되었다.
하지만 실상 우리나라는 2002년에 이미 주택보급률 100%를 넘었고, 2009년 주택보급률은 111%를 넘었다.(국토해양부 통계자료) 산술적으로 111%라는 의미는 1가구 1.11주택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내 집을 가지고 있다'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가구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 집마련을하고 적게는 월 4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을 대출이자로 지불하고 있다. 순수 이자만 말이다.
이런 경우 '내 집이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찌보면 집주인은 금융권이고 본인은 200만원짜리 월세를 살고 있는건 아닐까? 그래 진정한 하우스 푸어다.
그렇다면 그 많은 집은 누가 다 가지고 있는 걸까?

자기 소유의 집은 둘째치고 전세 상황을 보면 더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말부터 올초까지 내가 보고 들은것만 나열하자면 강남 모 아파트 전세는 2년전 3억에서 올해 4억5천으로 올랐다. 서울 주변 아파트들을 보면 분당은 2.1억에서 3.0~3.2억으로, 수지는 1.2억에서 1.9~2.0억까지 올랐다. 2년만에 50% 이상 상승했다. (30평 전후의 주택)
특별한 이유로 현금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전세를 사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보면 2년만에 1억 이상을 마련해야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연장할 수 있는데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렇다고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9%에 육박하니 그냥 집을 사버려? DTI 40% 적용하면 2년마다 전세 연장하거나 이사하는 수고로움없이 집을 장만해 버려? 이 또한 새로운 하우스푸어의 탄생을 의미한다.
그렇다고 전세금 대출을 받아도 마찬가지다. 뾰족한 방법이 안보인다.
정말 그 많은 집은 누가 다 가지고 있는 걸까?

출산률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자랑한다. 인구는 줄어드는 상황이고 주택 보급률은 높아가는데 가계대출은 800조원을 넘어 버렸다.
부자감세를 통해 이미 1조2천억의 세수가 줄었고, 기업 법인세 인하로 대기업의 배만 가득 채워주면서, 중소기업(허울 좋은 표현으로 협력업체, 실제로는 하청업체)은 IMF 상황보다 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물가상승도 통제해야 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4.2%, 2011년)하고 있지만 금리인상을 과감히 단행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직 강.부.자, 고.소.영에게 혜택을 다 주지 못한건가?
한때 가계대출 한도를 늘려주면서, 돈 빌려줄테니 집 사라고 부추기던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PF대출 상환이 안되서 부실의 늪에 빠져있는 금융권, 약자에게 강한 금융권에게 가장 만만한게 서민 주택담보 대출이었으니까.
어찌되었건 부실 저축은행 몇 곳은 이미 문을 닫았다. 그 여파로 아직 피눈물 흘리는 서민들이 있고( ▶몰랐던 일들 ) 상위 금융권까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곪은것은 과감히 도려내야 새 살이 돋는다.
어차피 모든게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간다. 한쪽만 더 거대한 톱니바퀴로 만들려 한다면 다른쪽은 점점 작아지다 끝내는 전체적인 메커니즘이 깨어져 버린다는걸 알기바란다.
새 살이 돋아 날때까지는 오랜기간 아프겠지만 도려내지 않았을 경우에는 더 큰 댓가를 치뤄야 한다. 하루라도 빨리 과감한 결단으로 메스를 들기를 바라며..

얼마전 늦은 저녁 택시기사님의 말이 떠오른다. '집값만 안정되고, 살집만 있다면 먹고사는거야 걱정없잖아. 그러면 지출도 늘테고 경제도 좋아질텐데.. 참 그걸 못한단말야'
그래. 모든 사람이 알고있는 평범한 사실이지만 왜 한쪽으로만 치우쳐 돌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게 자본주의의 진정한 본질일까?

댓글 2개:

  1. 그곳에서나 이곳에서나 긴 한숨이 그치지 않는 건 마찬가지군요. 그래도 회복된다는 희망을 가지고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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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야지요. 회복되야죠. 아니 다시 회복시키도록 노력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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