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8/2011

기자

M모 방송국 현O준이란 기자가 있다.(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회사명과 실명은 거론 안함)
학교 후배이자 L사 인화원 동기다. 이 친구는 그 당시 카드사로 입사를 했고 나는 전자로 입사를 했지만 전사교육이라 함께 교육을 받았고 룸메이트였다.
성격이 아주 좋은 친구라서 덕분에 너무 재밌는 2주 합숙교육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계열사로 흩어진 후 만날 기회가 없었다. 서로가 바쁘다보니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잘 살겠지..라고 늘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텔레비젼에서 이 친구와 비슷한 사람이 자주 보인다. 자막으로 나오는 이름을 보니 이름도 비슷하다.
언제 기자가 되었을까?? 어떻게 기자가 되었지?? 정말 어떻게??

솔직히 이 친구는 내가 알고 있는 괴짜 중 하나였다. 그 당시는 IMF를 막 지나는 단계라서 취직이 좀 까다로웠고, 다행히 1차 서류가 통과하더라도 면접 질문이 상당히 날카로울때였다.
카드사는 당연히 금융권이니 현재의 경제상황과 전공에 대한 질문, 그리고 시시각각 빠르게 변하는 시사적인 문제들을 날카롭게 질문했을텐데 이 친구에게 돌아온 질문은 대략 이런것이였다.
'리스(Lease)에 대해 설명해 보시오'
내 전공이 경제가 아니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면접관의 의도는 금융리스(Finance or Capital Lease)와 운용리스(Operating Lease)와 같은 것을 요구했으리라.
하지만 이 괴짜친구는 전공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기에 이렇게 설명을 했다.
'리스의 종류는 많이 있습니다.
첫째. 홈리스(Homeless) : 특정한 거처가 없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둘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 in wonderland) : 어릴적부터 익히 알고있는 동화책 주인공을 말합니다.
셋째. ... 넷째. ...'

참 대단한 배짱(?)을 가진 대답이였지만 어찌되었건 입사를 했다는 것이다. 그 이후 L카드는 다른 카드사에 M&A를 당했다. 혹시 이런 친구들 덕분에 L카드가 사라진게 아닐까? ^^
아닐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랬기를 바란다. 방만한 경영과 무리한 확장으로 국민의 세금만 축낸 기업이었으니 사라져야 했다.
좀 더 나아가 지금 이 친구는 '소셜테이너 출연금지'와 같은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M방송국(K본부가 더 문제지만)에 근무하고 있다. 미안한 말이지만 이번에도 이런 친구들이 앞장서 문닫고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다.

세상에는 더 많은 괴짜친구들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틀에 박혀있는 단단한 고정관념들을 깨버리고, 세상을 좀 더 여유롭게 함께 숨쉴 수 있게 만들수 있을테니 말이다.
보고싶다. 현O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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