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2011

평창 동계 올림픽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정계나 재계에서는 개최지 선정에 혈안이 되어 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사뭇 궁금하다.
올림픽을 개최하면 그만큼의 경제효과나 한반도 평화(MB의 주장)효과가 있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떠벌린다. 과연 그런가?
2002년 월드컵 기간에 발생한 서해교전으로 해군 장병들이 순직한 일이 있다. 한낱 스포츠 행사를 세계 평화에 기여한다고 개거품무는꼴이 우스울뿐이다.

경제효과라는건 더 말이 안된다.
1976년 몬트리올은 올림픽 이후 파산직전까지 갔고 회복하는데 30년이 걸렸고, 1998년 일본 나가노는 폐막이후 악화된 '올림픽 불경기'에서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도 마찬가지다. 올림픽이후 경제성장율을 보면 하향세다. 2004년 4.7%의 GDP성장률은 2005년 3.7%로 크게 낮아졌고 소비 증가율도 4.2%에서 3%로 둔화됐다.
수출증가율 역시 11.57%에서 3.2%로 뚝 떨어졌고 투자도 2003년 10.7%, 2004년 5.7%에서 2005년 1.5%로 급락하고 급기야 지금의 상태(국가 모라토리엄)까지 이르게 되었다. 물론 100% 올림픽때문에 발생한것은 아니겠지만 상당부분 영향을 받은것은 사실이다.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보면 겉으로는 화려한 '빛나는'잔치였지만 실상은 '빚나는'잔치였을뿐이다. 현재까지 올림픽을 위해 막대한 재정지출을 한 벤쿠버와 브리티시 컬럼비아는 재정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교육', '보건/의료' 등의 예산삭감을 했고 IOC로부터 긴급자금까지 구걸한 실정이다.
또한 민자투자를 받았지만 시행사인 밀레니엄 수 개발사 부도로 여지껏 소송중이라고 한다. 캐나다 정부 공식발표로는 1.2천억원의 적자가 났다고 발표했다.
먼데까지 가지말고 가까이에서 볼수 있는 사례도 충분하다. 2002년 월드컵을 보면된다. 월드컵 이후 서울 상암경기장을 제외한 9개 경기장 모두 매년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다.
K리그가 거의 매일같이 경기를 하는데도 말이다. 그렇다면 강원도 평창이란 지역에 동계 올림픽 스타디움을 지어놓고 대회한번 하고는 무슨 용도로 사용하게 될지 궁금하다.

언제부터 우리가 동계올림픽에 관심이 그렇게 많았던가?
동계올림픽 종목이 무엇 무엇이 있으며 룰이 어떻게 되는지 관심이나 있을나?
김연아 때문에 동계올림픽, 아니 피겨스케이팅에 관심이 있었던것은 아닐까?
영화 국가대표 때문에 스키점프에 관심이 있었던것은 아닐까?
경기장 관람객은 어떻게 할까? 서울에서 평창을 가는데도 고속도로로 달려 1시간30분이 걸린다. 물론 traffic jam이 없다는 가정이다.
인기종목 몇개는 관람석이 가득차겠지만 나머지 종목들은 어떻게 될까? 아마도 88 올림픽때도 그랬던 것처럼 학생들이 강제동원이 될것이다. 나역시 그랬으니까. 고등학교 정규 수업을 빼고 강제로 펜싱 경기를 3번이나 갔으니.. 룰도 모르는 경기장 관람석에 우두커니 말이다.
건설비는 수천억대에 이를것이고 이를 유지관리 하는건 또 어떨까? 스케이트타러 평창으로 가는 사람은 없을테고 그렇다고 현지인들이 많이 이용하는것도 문제고, 나머지 시설들은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는 것들이라 일회용일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우려되는 적설량은 또 어떻게 할것인가? 스키 슬로프에 인공눈을 뿌리듯 노르딕이나 크로스 컨트리 같은 시합을 위해서 12km에 달하는 길이에 인공눈을 뿌릴것인가?
과연 누구를 위한 잔치인가? 누구의 배를 채워줄 잔치인가? 그것들을 상품으로 포장해 막대한 이윤을 창출하고자 하는자는 누구일까?
알려진대로 현재 평창 주변의 토지는 90%이상이 외지인 소유가 되어있고 그중 대부분이 투기업자들이다. 언론은 한술 더 뜬다. 국민 90% 이상이 동계올림픽을 지지한다고 한다. 내 주변에는 그런사람 없는데 말이다.

각종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국위선양을 하고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것은 좋다. 하지만 국제대회가 막대한 예산투입에 비해 잠깐의 화려한 불꽃놀이 효과뿐이라면 지금은 아니다. 안그래도 지금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예산이 없어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을 대부분 무기한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실정이니 말이다.
내 바램은 단순하다.
지금도 강원도는 충분히 아름답다.
그냥 현재의 강원도, 한폭의 산수화 같은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기를 간절히 바랄뿐이다.
4대강이 어떻게 생겼었는지 모를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때 그 아이들과 함께 아빠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자연, 그 모습 하나정도는 남겨두고 같이 공감할 수 있는것도 좋지 않을까.
그것이 바로 '강원도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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