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8/2011

어머니

친구가 facebook에 올린 글을 옮겨본다.
다행스럽게도 작은 수술로 회복하신 어머니께 먼저 감사하고, 덕분에 다시 한번 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준 녀석에 감사한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거겠지. 내가 관심있어하는 대상들 위주로 돌아간다는 것. 그것이 자식이든 사회든 종교든 일이든 심지어 음악까지, 그 무엇이든 간에 다 좋다.
다만 본질적인 것, 인간으로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놓치지 말자는 것이다. 그건 단지 내가 관심있어 하는 것에 쏟아붓는 에너지의 1%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테니 말이다.

내가 믿는 신이 본훼퍼가 말하는 deux de machina라도 좋다.
누군가 자기를 한정없이 기다려 줄 사람이 없다는 걸 알게되는 순간 인간은 외로워진다. 사랑했던 사람이 사랑은 여전히 하지만 한정없는 기다림이라면 나가 떨어질 것을 알게될때 불타는 사랑은 조금씩 열기를 발산하며 식어가게 된다.
그래서 인간은 절대 자기를 버리지 않고 끝까지 한정없이 기다려 줄 존재를 갈망한다. 그걸 신이라고 불러도 좋다.
신은 그 한정없는 기다림이 실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어머니를 우리 곁에 두셨다.
어디서 무슨 개망나니가 되든, 엄마는 항상 기다려준다. 그래서 엄마가 있는 것이 중요하겠지. 그 사랑을 아는 것이 또 인간의 인생을 얼마나 풍요롭게 하는지.


지난 주말 자식에게 걱정 끼칠까 담도에 1.2cm짜리 돌이 박힌지도 모르고 소화재와 밥 반 공기로 보름을 버티던 어머니를 발견하고 병원에 모시고 갔다. 내시경으로 하는 10분 짜리 수술이어서 모든 것은 잘 끝났다. 
얼마나 못난 자식인가. 병원비 걱정에 전전긍긍하며 소화제로 하루를 버티는 어머니를 알아채지 못하는.
얼마나 못난 엄마인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도 못하는.


그래도 항상 거기서 기다려줄 사람은 엄마 밖에 없는데. 
엄마, 사랑해요- Written by 김성회

갑자기 이 노래가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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