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2011

봄 여행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아이와의 여행을 준비한다. 가정의 달 5월이라서가 아니라 그동안 너무 자연속에서 키우지 못했던 반성으로 연속 2번을 계획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한번만 다녀오게 되었지만, 이제 '많이 자랐구나'라고 느낄 수 있었기에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아이와 함께 떠나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행장소는 개인적으로 사람 많은 곳을 꺼려하는 편이라서 같이 가는 일행이 북적임을 좋아한다면 달갑지 않을수 있겠지만 나름 운치있고 조용한 풍경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곳들을 다녀왔다.
첫날은 안흥에 있는 갈음이 해수욕장이다. 자그마한 해변에 고운 모래들이 깔려있는 아담한 곳이다. 양쪽 해변끝은 갯바위로 막혀있어 딱 그만큼의 해변만을 제공하는 곳이다. 다소 작다고 느낄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늑함을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물때가 맞으면 맛조개를 꽤나 잡을수 있었는데 도착한 시간이 들물이라 잡을 수 없는게 아쉬웠다.

여행의 묘미는 뭐니 뭐니해도 저녁 바베큐 시간이 아닐까 싶다. 도시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색다른 시간이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다.
준비물은 목살, 대하, 조개, 꽃게, 굴, 고구마와 바닷가에 왔으니 자연산 회 한접시다.
밤이 무르익어 가면서 잘 구워진 고기 한쌈과 회 한점, 그리고 해물꽃게탕에 소주한잔.(매일 이렇게 살았으면..^^)
해가 지고나니 일교차가 심해 바깥에 오래있지 못했고, 같이간 일행의 저질 체력으로 밤 늦도록 담소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어차피 다음번에도 기회는 많으니 일찍 자고 다음날을 기대하는게 좋을듯 했다.

일찍 잠든 덕분에 다소 느긋한 아침을 보낼수 있었다. 펜션 마당에서 아이들과 공놀이를 잠시 하고 주변 산책을 다녀왔다. 둘째날 목적지는 예전에 자주 다니던 원북에 위치한 학암포다. 도착해서는 아직 그곳에서 슈퍼를 하고 계시는 대성상회 아주머니께 따뜻한 커피 한잔 얻어먹고 바닷가에서 조개잡이를 시작했다.
그런데 요즘 날씨가 추워서인지 아직 조개가 많이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한두시간 모래사장을 뒤졌지만 성과물은 얼마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자연을 보여주고 싶은 목적이 더 컸으니 종류별로 잡은 대합, 골뱅이, 맛조개, 바지락, 소라게, 불가사리로 만족하기로 한다.
잠시 아이들을 놀게하고는 갯바위에서 낚시대를 드리워봤지만 수온이 아직은 낮아서 입질이 없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원투로 먼바다를 공략하고 싶었지만 아이들을 두고 오랜시간 따로 놀기 미안하니 잠깐의 여유로움으로 만족하고 채비를 거두었다.

한낮에는 반팔을 입어도 더울 정도였는데 갑자기 해풍이 불기라도 하면 진한 해무가 밀려와 금새 기온은 떨어지는 전형적인 봄바다 날씨였지만 오랫만에 자연을 벗삼을 수 있는 여유를 갖을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스런 여정이었다.
쉽게 지키기 어려운 일임을 알기에, 함부로 다짐을 하기가 어렵지만, 아이에게 더 자주 많이 세상을 보여주기로 약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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