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2011

곪았다 ①

무언가 많은 것들이 자꾸만 곪아가는거 같다. 이런일 저런일 화는 나지만 나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에 그냥 넘겨버리려고 하는데  머릿속에서, 마음속에서 자꾸 이건 아니라고 말한다.

상황1. 대학등록금
얼마전 시사프로그램에서 최근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를 다루었다. 인터뷰하는 대학생들은 하나같이 힘들다고 한다. 매년 오르기만 하는 등록금을 만들기위해 휴학을 밥먹듯이 하고 있다.
그래도 모자라는 등록금. 방법이 없다고 울부짓는다.
참고로 단과대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요즘 대학생들의 등록금은 연 800만원 정도라고 하니 비싸기는 많이 비싸다.
내가 학교를 다니던 때보다 3배이상 올랐다. 물가상승률을 적용해봐서 비교가 안될정도로 많이 올랐다.
그래서 각 학교마다 등록금투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아는 바로는 20년, 30년전부터 계속 이어지는 전통(?)이다. 사회적 이슈가 있다면 길바닥을 뛰어다녔지만 사회적 이슈가 없을때는 학내투쟁이 늘 있었다. 그중 단골메뉴는 등록금투쟁이였고..
어느 집단이던지 기득권을 위한 상반되는 이해 관계로 첨예하게 대립하는건 자연스런 일이다. 이건 문명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계속되었고 심지어 동물의 세계도 마찬가지인 것을 보면 말이다.
하지만 정작 지금 학생들이 투쟁하고 있는건 기득권 때문이 아닌 생존을 위한거라는게 문제다.
현재 학자금 대출로 인한 신용불량자는 2007년 3,785명에서 3년만에 6.75배 증가한 25,366명이다. 청춘의 시작을 빚쟁이로 시작하는거다.
인터뷰하는 한 학생이 '청춘이니까 아프면 안되잖아요. 푸른 봄이라는 의미의 청춘인데 아프면 안되잖아요. 그런데 너무 힘들어요'라며 울먹이는 모습이 아직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반값 등록금 공약을 철썩같이 믿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찍었던 손들은 잘못이 없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원했던 것 뿐이니까.
잘못이 있다면 모든 국민이 다 들었던 공약을 한적이 없다고 안색의 변화도 없이 발뺌하는 그들과 '너무 싸지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고 말하면서 '등록금이 오르면 장학금 받으면 되잖아'라고 말하는 MB와 함께 우린 침묵하고 있다.
아마 그 침묵속에 누런 고름이 가득차있지 않을까? 겉은 말짱해 보이지만 속은 곪아 있는 상태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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