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3/2011

저금통

마루바닥에 저금통이 뒹굴고 있다. 밑뚜껑이 따져있고 구겨진 만원, 천원, 동전들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도둑은 아닌거 같고 아들이 또 저금통에 손을댄 것 같다.
지난번에도 친구가 놀러왔다고 저금통에서 만원을 꺼내들고 300m 떨어진 문방구에 가서 자기가 좋아하는 카드를 친구에게 사준적이 있었다. 친구에게 선물하는 마음 씀씀이는 예쁘다고 했지만 큰길을 건너야하는 상황과 아무리 자기꺼라해도 저금통을 함부로 열고 마음대로 돈을 쓴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설명해줬더니 다음부터는 안한다고 했었는데 또 그런것같다.
이런 경우는 어찌해야 할까?
따끔하게 야단을 쳐서 다시는 그런일이 없도록 해야하는지 아니면 부드럽게 설명을 해주고 스스로 하지않도록 유도해야 하는게 맞는것인지 고민스럽다.

아무튼 어지럽혀진 바닥을 치우고 저금통에 다시 지폐와 동전을 넣다보니 한쪽에 가지런하게 놓여있는 오천원, 천원권이 있다. 다른 지폐는 저금통 입구가 작아 넣을때 구겨졌는데 이것들은 구겨지지 않았다.
무슨 돈일까? 지폐사이를 보니 영수증 한장이 있다. 더위사냥 600원!!
영수증을 보니 상황이 대충 그려졌다.
친구가 놀러왔고 아이스크림 먹자는 말에 냉장고를 봤는데 아이스크림이 없으니 '내가 사줄께'라고 호탕하게 말하고는 저금통에서 만원짜리 한장 꺼내 길건너 마트에 가서 더위사냥 하나를 사고 둘이 나눠먹은거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 더위사냥이다. 이건 둘로 쪼개지는데 친한사람한테만 반을 나눠주는 특별한 것.
기특하기는 하지만 아빠와의 약속을 안지킨것은 살짝 야단맞아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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